주파수값 결국 3조1700억원…이통3사 "아쉽지만 받아들인다"

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이동통신 3사가 '5G에 투자한 만큼 3G·LTE 주파수 가격을 깎아주겠다'는 정부 제안을 결국 수용했다. 주파수 대가와 연동되는 '5G 무선국' 투자옵션이 최대 15만개에서 12만개 규모로 축소 조정되면서다.

3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 같은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이동통신주파수 재할당 세부 정책방안'을 최종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최소 3조1700억원으로 산정하는 대신, 5G 무선국 구축 목표 수량을 3만개 더 줄여 통신사 부담을 덜어주는 방안이다.

이에 더해 이통3사가 농어촌 등 교외지역에 공동 구축하는 로밍 방식의 기지국도 사후 정산 때 계산에 포함해주기로 했다. 3사가 5G 기지국을 타사 가입자에게 개방하는 만큼, 이를 3사 무선국 개수에 모두 넣어주겠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이통 3사가 1만개 씩 로밍 방식 무선국을 구축하면 3만개씩 구축한 것으로 계산된다.

다만 로밍 국수를 모두 합친다 해도 5G 무선국 12만개 구축은 도전적인 과제라는 의견도 나왔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정부와 통신3사가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해 5G 망을 나눠 구축하고 로밍으로 공동 이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며 내년 초부터 본격 구축될 것 같다"면서 "2022년까지 1만개 후반에서 2만개 정도 될 것 같다. 불확실성이 하도 많아서 (12만국 구축)은 여전히 꽤나 도전적인 과제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통 3사는 다소 아쉬움을 내비쳤지만 정부안을 받아들였다. 향후 주파수 재할당 최소 가격을 맞추기 위해 5G 투자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아쉬움은 있지만 정부 정책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이어 "과기정통부가 사업자의 현실 등 제반사항을 두루 감안해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재할당을 통해 기존 3G·LTE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하는 한편, 5G 투자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KT 역시 "정부의 이번 재할당 정책 방안은 합리적으로 마련됐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정부 정책에 적극 부응해 5G 품질 조기확보 및 시장활성화를 통해 국민들에게 최고의 통신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 측은 "투자옵션 등 전반적인 조건이 도전적이지만, 정부와 통신업계의 지속적인 대화의 결과로 도출된 산정방식인 만큼 주파수 자원의 효율적인 이용이라는 정책 목표에 부합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