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원도 자리 확인도 막힌 '썰렁한 소집일'…"마스크 열공, 만감교차"

(서울=뉴스1) 서혜림 기자,원태성 기자,김유승 기자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예비소집일인 2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선린인터넷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장 위치를 확인하고 있다. 2020.12.2/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서혜림 기자,원태성 기자,김유승 기자 = "코로나19로 학원도 못 가서 중간에 좌절할 뻔했죠."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400~500명대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하루 앞둔 2일 예비소집일을 맞은 수험생들은 지친듯하면서도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


2일 오전 수능 예비소집일을 맞아 수험생들은 시험을 치를 학교를 찾아가 수험표를 수령했다.

이날은 예년의 예비소집일과는 달라도 너무 달랐다. 우선 수험생들은 시험장인 각자의 교실에 들어가 자신의 자리를 확인할 수 없었다. 대신 교무실에서 담임선생님을 만나 수험표를 교부받았다. 수능전날 곳곳에서 응원을 하던 후배들의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이날 오전 9시쯤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 교문 중앙에는 '외부인 출입통제'라는 갑판이 설치돼 있다. 정문에서는 학생부 선생님이 체온기로 수험생들의 손목에서 열을 재고 있었다.


"어깨 펴고, 어렵게 생각할 것 없어."

학생부 선생님은 잔뜩 움츠러든 학생들을 다독여주며 시험일을 앞둔 제자들을 응원했다. 제자들이 혹여나 주눅이 들까봐 선생님들은 더 큰 목소리로 격려했다.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예비소집일인 2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선린인터넷고등학교에서 수험표를 받은 수험생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0.12.2/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코로나 확산세를 의식하고 있는 고3 수험생들 대부분은 일단 현재의 상황을 받아들이되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수험표를 받아가던 재수생들과 재학생들은 교문을 나서며 서로의 고사장 확인하며 농담을 나누기도 했다.

재수생 김모씨는 "코로나 때문에 학원도 못 가고 공부할 장소도 없어서 집중이 안됐던 것은 사실"이라며 "중간에 좌절할 뻔한 적이 3번이나 있었지만 일단 최대한 멘탈(정신)을 가다듬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고3 학생 이모군은 "마스크를 쓰고 공부하고 시험 보는 게 가장 힘들었다"며 "어제 오전까지도 수능이 연기된다는 말이 돌아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군은 "선생님이 고생한 만큼 잘 보고 오라고 했다"며 결의를 다졌다.

교실 안에서 코로나19에 대비하기 위한 준비도 동시에 이뤄지고 있었다. 한 선생님은 "고사실 안에 24명씩 들어가며 책상마다 칸막이도 설치했다. 책상도 거리간격을 충분히 벌려 설치해놨다"고 말했다. 이상 징후가 있는 학생들을 위해 특별실을 설치해놓기도 했다. 그곳에 들어가는 선생님은 전신방호복을 입는다.

오전 10시쯤 서울 종로구 동성고등학교 앞에서도 수험생 수백명이 드나들고 있었다. 코로나19 방역 문제로 자리를 확인할 수 없는 수험생 대부분은 아쉬워했다.

고3 권영서군은 "평소에 마스크를 계속 착용해서 코로나19에 걸릴 확률은 적을 것 같아서 걱정은 안되지만 다른 학생들이 아픈 사실을 숨기고 시험을 보러 올까봐 그게 좀 걱정된다"고 말했다.

3일은 전국 86개 시험지구에서 총 49만3433명의 수험생이 2021학년도 수능시험을 치르게 된다. 교육부는 수능 응시자를 일반, 격리, 확진으로 분리해 각각 별도 시험장으로 안내하며 코로나19 방역 대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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