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냉장고에 아기 시신이…그 집에서는 쓰레기 5톤 쏟아졌다

머니투데이

오진영 기자

/사진 = 여수시 제공

전라남도 여수시의 한 가정집에서 생후 2개월 된 영아 시신이 발견돼 경찰이 아동학대 혐의로 수사에 나선 가운데, 이 집의 내부가 쓰레기로 가득 찬 사진이 공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2일 여수시청이 제공한 사진에 따르면 아동학대 혐의로 구속된 어머니 A씨(43·여)의 집 내부에는 현관 입구에서부터 거실까지 제대로 걸어다니기도 힘들 정도로 쌓인 쓰레기가 가득 차 있었으며, 악취가 진동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여수시청 여성가족과 장병연 과장은 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입구부터 생활 쓰레기가 쌓여 있어 집 안에 제대로 들어갈 수 없을 정도"라며 "과자봉지나 빈 음료수병이 쌓여 있어 먹고 자는 (기본적인) 생활 공간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당초 방치·사체유기 정황을 처음 파악하게 된 것도 아동학대 신고가 아닌 '악취가 심하다'는 내용의 신고가 접수되면서다. 장 과장은 "인근 주민이 '집 안에 쓰레기가 있고, 자기 집으로 (아이가) 밥을 먹으러 온다'고 신고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6일 이 아파트 단지의 한 이웃 주민은 어머니 A씨(43·여)가 거주하는 집에 '쓰레기가 방치돼 있고, 아이들이 그 속에 살고 있다'며 인근 주민센터에 신고했다. 여수시와 여수경찰서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으나 A씨는 내부 공개를 거부했다.

/사진 = 여수시 제공

결국 전남아동보호전문기관 등은 아동학대로 판단하고 경찰과 동행해 20일 A씨의 집을 방문했으며, 이 집에서는 무려 5톤 분량에 달하는 쓰레기가 발견됐다. A씨의 두 자녀(8살 아들·2살 딸)은 분리 보호조치됐으며, A씨는 아동복지법 위반으로 고발됐다.

이후 27일 냉장고에서 아이의 사체가 발견되면서 A씨의 유기 정황이 추가로 나타났다. 경찰은 2살 딸이 쌍둥이로 태어났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집안을 수색했으며, A씨는 경찰에 "새벽까지 일하고 들어왔는데, 아이가 숨져 있어 시신을 냉장고에 보관했다"고 진술했다.

숨진 아기는 2018년 8월쯤 2살 딸과 함께 쌍둥이 남매로 출생했으며, 생후 2개월 정도에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1차 부검에서는 숨진 아기가 폭행 등 외부 손상 흔적은 없는 것으로 타났다.

여수시청 측은 A씨의 두 자녀에게 각종 복지 급여를 지원하는 한편, 집안 쓰레기 청소와 도배·장판 등을 민간업체·후원기관과 연계해 지원할 방침이다. 여수시 관계자는 머니투데이에 "자녀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