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병합발전 가동 신고한다 하니 나주시 공무원은 줄행랑…왜?

나주 SRF 열병합발전소. /© News1

(나주=뉴스1) 박영래 기자 = 나주SRF열병합발전 가동을 위한 사업개시 신고서 제출을 위해 지난 1일 오후 나주시청을 찾았던 한국지역난방공사 직원은 황당함을 금할 수가 없었다.

신고서 접수를 위해 사전에 약속을 하고 시청을 찾았지만 해당 업무의 담당 과장과 팀장은 이미 어디론가 사라진 뒤였다. 이들과의 전화통화 역시 이뤄지지 않았다.

어렵사리 신고서 접수는 마칠 수 있었지만 SRF열병합발전소 사안을 바라보는 나주시의 시각이 어느 정도인지 절감해야 했다.

발전소 가동을 위한 사전협의 요청에도 나주시 담당 공무원들은 손사래를 쳤다.

난방공사 관계자는 "시청의 담당 직원들이 도망을 가고, 업무 협의하러 시청에 간다고 했더니 오지 말라고 하는 등 공무원들이 최소한의 기본마저 저버린 것 같다"고 분개했다.

준공 뒤 3년 넘게 가동을 못하고 있는 나주 SRF열병합발전소 가동을 놓고 빌전주체인 한국지역난방공사와 사업 인허가 주체인 나주시 사이에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난방공사가 이번 사업개시 신고를 한 근거는 지난 9월21일 제20차 나주SRF 민관협력 거버넌스 2차 회의서 마련한 '11월30일까지 손실보전방안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열공급을 한국지역난방공사에 맡긴다'는 합의서에 따른 것이다.

신고서 접수 후 나주시의 처리기한은 10일간이다. 나주시는 이 기간 내에 허가 또는 불허 결정을 내려 통보해야 한다.

지역난방공사는 사업 불허 시 손해배상소송, 권리남용소송 등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맞서 나주시는 열병합발전소 운영주체인 한국지역난방공사에 입주계약 시정명령을 위한 행정절차에 돌입하면서 양측의 갈등은 더욱 격화되는 양상이다.

나주시는 난방공사가 SRF열병합발전소 사업을 추진하면서 2014년 4월30일 산업단지 입주계약을 체결했는데, 당초 나주시에 제출했던 사업계획서와 다르게 발전설비가 설치돼 이를 시정하기 위한 행정조치라고 설명했다.

나주시는 만약 난방공사가 입주계약을 변경하지 않고 발전소 가동을 강행한다면 강력한 행정조치와 함께 법적 조치가 뒤따를 것이라고 예고했다. 심지어 나주시의 공문에는 발전소 계약해지와 원상복구까지 언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지역난방공사가 2700억원을 들여 건설한 나주열병합발전소는 나주 빛가람혁신도시 공공기관과 공동주택에 집단 열원을 공급하는 발전소다.

2기의 보일러로 구성돼 있으며 LNG를 연료로 사용하는 보일러는 2015년 12월 준공과 함께 현재 가동되고 있지만 2017년 9월부터 시험가동에 들어간 SRF열병합발전 설비는 발전연료인 SRF(비성형 고형연료) 반입을 놓고 지역사회와 시공사, 운영주체인 지역난방공사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3년 넘게 가동을 못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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