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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상이목(同想異目)] 대한항공·아시아나의 'PMI 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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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진우 더벨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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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2.04 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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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상이목(同想異目)] 대한항공·아시아나의 'PMI 항로'
M&A(인수·합병)의 성패는 MOU(양해각서)나 본계약 체결 자체가 아닌 PMI(인수 후 통합)란 매우 전략적이고 치밀한 접근이 필요한 과정에 달렸다. 가치평가가 적절했느니, 과감한 베팅에 성공했느니 하는 얘기도 다 PMI의 성공을 전제로 했을 때 의미가 있다.
 
엑시트(투자금 회수)가 우선인 PEF(경영참여형 사모펀드)나 SI(전략적투자자) 모두 가장 중요하게 꼽는 요소다. 특히 시간이 흐를수록 정보의 오픈 범위가 넓어지고 경쟁이 과열되면서 과거처럼 저평가된 회사를 발굴해 싼값에 인수한 뒤 인력과 비용을 줄이는 구조조정을 거쳐 비싼 값에 되파는 방식은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 얘기가 됐다.
 
‘승자의 저주’란 얘기를 듣는 것도 무리한 인수 욕심에 결과적으로 ‘맞춤형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낸 경우가 대부분이다. PMI는 서로 다른 기업문화와 전략, 업무프로세스 등 경영 전반의 영역을 통합하거나 조화를 이룰 수 있게 하는 활동이다. M&A를 하면서 ‘인수 성공 가격과 조건’을 먼저 정해놓고 ‘최대한의 PMI 시너지’를 노린다면 실패 확률이 그만큼 높아진다.
 
최근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둘러싼 일련의 사태와 과정을 지켜보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 단어가 바로 ‘PMI’다. 법원이 KCGI가 낸 한진칼의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신청을 기각하면서 가장 큰 걸림돌을 넘었지만 M&A의 프로세스로 보면 초기단계에 불과하다. 특히 지금까지 지켜본 가장 ‘적대적’인 두 경쟁회사의 통합이 어떻게 전개될지 그림이 잘 그려지지 않는다.
 
이번 딜은 단순히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게 아니라 국책은행인 KDB산업은행이 뒤에 딱 버티고 있는 특이한 형태다. 기본구조는 심플하다. 산업은행이 한진칼에 돈을 지원하면 그게 대한항공으로 흘러들어간다. 대한항공은 대주주의 유상증자 참여를 발판삼아 주주들에게 손을 벌린다. 시장에선 아시아나항공 매각(산업은행)과 경영권 분쟁(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 해법의 교집합이라는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딜이라는 점에 이견이 없다.
 
이를 의식한 듯 산업은행은 다양한 시너지 창출로 수익성을 높이고 조원태 회장이 성과를 못 내면 퇴진시키는 등 ‘눈을 부릅뜨고’ 정상화에 매진하겠다고 약속했다. 대한항공은 합병과정에서 인위적 구조조정, 비행기 티켓가격 인상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통합 항공사의 시너지 효과를 3000억원 이상으로 내다봤다.
 
압축하면 ‘사람도 안 자르고 운임도 안 올리는’, 다시 말해 구조조정이나 비용절감이 없는 ‘기이한 PMI’가 진행될 것이란 얘긴데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부채 12조원의 거대 부실기업을 이런 방식으로 정상화하면 그게 누구든 글로벌 경영자 반열에 오를 게 분명하다. 이게 비아냥으로 들린다면 자신이 없거나 소기의 목적에 맞게 창출한 ‘낭만적 PMI 시나리오’가 아닌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물론 청사진대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모두 ‘윈윈’하길 진심으로 바란다.
 
‘처음으로, 여행이 우리를 떠났습니다. 모든 여행의 마지막은 제자리로 돌아왔듯이 우릴 떠난 여행도 그리고 일상도 다시 돌아올 것입니다. 그 때, 함께 날 수 있기를….’ 아시아나항공이 새로 선보여 화제를 모은 광고카피다. 코로나19(COVID-19)로 지친 사람들에게 보내는 응원의 메시지라고 하는데 자신을 향한 독백처럼 들린다. 여행이 다시 돌아왔을 때 ‘색동날개’ 아시아나항공 비행기는 어디서 어디로 날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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