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빈과일보 사주 지미 라이 사기혐의 수감

[홍콩=AP/뉴시스]12일 홍콩의 대표 반중 언론 빈과일보 사주인 지미 라이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된 지 40여 시간 만에 보석으로 풀려나 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2020.08.12.

홍콩의 대표적 반중 매체 빈과일보의 사주 지미 라이(73)가 사기혐의로 수감됐다.

3일(현지시간) 홍콩 공영방송 RTHK,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사기혐의로 기소된 라이에 대해 법원이 보석을 불허하면서 라이가 다음 공판이 열리는 내년 4월 16일까지 수감될 예정이다.


앞서 라이는 빈과일보의 모회사인 넥스트디지털의 경영진 2명(로이스턴 차우, 웡웨이경)과 함께 전날 오후 경찰서에 출석했다가 기소돼 그자리에서 수감됐다.

이날 홍콩 웨스트카오룽 치안법원에서 열린 공판에서 검찰 측은 라이가 최근 수년간 해외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으며 국내에 연고가 없어 도주의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사기혐의는 빈과일보 편집국 사무실이 "해당 건물이 허용한 임대 목적을 벗어났다는 것"이라고 AFP통신은 전했다. AFP통신은 빈과일보(Apple Daily)가 민주주의를 지향하면서 홍콩 당국을 맹렬히 비판하는 타블로이드 신문이라고도 언급했다.

법원은 경영진 2명에 대해서는 보석을 허가했다.


빈과일보는 이들이 유죄가 확정되면 최고 14년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전했다.

앞서 홍콩경찰은 지난 10월 15일 라이의 개인 사무실을 불시에 단속해 서류들을 압수해갔다.

검찰 측은 이들 3명에 대해 라이가 소유한 다른 회사가 넥스트디지털 사무실에서 일하면서 20년 이상 2000만홍콩달러의 임대료를 절감하는 데 협조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사기혐의를 적용했지만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될 가능성도 여전히 있다고 밝혔다.

라이는 이와 별도로 지난 8월에도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됐다가 보석 석방된 바 있다. 그는 홍콩보안법 중 외세와 결탁(collusion with foreign forces)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유죄가 선고되면 종신형에 처해질 수 있다.

중국 정부의 홍콩 반체제 인사와 언론계 탄압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홍콩 케이블방송 '아이케이블(i-Cable)'은 지난 1일 보도국에서 40명을 정리해고했다. 방송사는 코로나19에 따른 경영악화 탓이라고 설명했지만, 직원들은 중국 인권문제를 탐사 취재하던 팀 전체가 해고 통보를 받은 점을 들어 언론 탄압이라고 보고 있다. 방송사의 조치에 반발해 일부 기자들은 동반 사직서를 제출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0월말까지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총 29명이 체포됐다고 전했다. 최근 홍콩 민주화 운동의 대표 인물인 조슈아 웡과 아그네스 차우가 불법집회 선동 등의 혐의로 실형 선고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