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영어영역에 '원격수업' 지문 등장…'라방'도 출제(종합)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실시된 3일 부산 부산진구 부산진여자고등학교에서 수능을 치른 수험생이 수험장을 나오고 있다./뉴스1 © News1

(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3일 치러진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영어영역에는 최근 사회 변화를 소재로 하는 지문도 포함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진행한 원격수업을 떠올릴 수 있는 지문도 나와 눈길을 끌었다.

영어영역 43번~45번 문항에 해당하는 장문독해 지문은 원격수업을 소재로 활용했다. 지문은 겨울 폭설로 학교에 갈 수 없는 상황이 되자 고등학생인 펠릭스(Felix)가 집에서 온라인 수업을 들으며 생기는 일을 그린다.


펠릭스가 학교 웹사이트에 올라온 과학 수업 영상을 보고 있는데 5세 유치원생 동생 션(Sean)이 계속 방해공작을 걸어온다. 션은 부엌에 있는 어머니에게 펠릭스가 공부를 하지 않고 재밌는 영상만 보고 있다고 고자질한다.

하지만 펠릭스는 어머니에게 과학 수업 영상이라고 설명하면서 동생에게 혀를 쑥 내민다. 펠릭스가 원격수업을 하는 것을 아는 어머니는 션을 부엌으로 불러 소일거리를 시키며 펠릭스를 방해하지 못하게 한다.

해당 지문은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원격수업을 병행해온 올해 수험생에게는 친숙함이 느껴지는 내용이다. 수험생들이 원격수업을 할 때는 직접 겪었을 법한 사례이기도 하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학입시상담교사단 전기홍 경북 무학고 교사는 "폭설로 온라인 수업을 하는 형을 귀찮게 하는 동생의 내용을 문제로 풀며 수험생들은 자신의 경험을 떠올릴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따릉이'처럼 공유자전거 서비스를 소재로 하는 지문도 27번 문항으로 출제됐다. 해당 문항은 공유자전거 이용법을 설명해주고 보기 가운데 안내문과 일치하지 않는 선택지를 고르는 문제다.

신용카드로만 결제가 가능하고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사용이 쉽게 가능하다는 안내 등 현실 속 공유자전거를 반영한 내용이 제시됐다. QR코드를 스캔해 대여하는 것도 현실과 똑같다.

유성호 인천 숭덕여고 교사는 "실용문으로 나왔던 문제 중에서 자전거 공유서비스나 온라인 수업을 가지고 만든 지문이 있어 학생들이 싫증 내지 않고 접근해서 문제를 풀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직업탐구영역 '생활 서비스 산업의 이해' 과목에서는 14번 문항에 실시간 동영상 스트리밍을 통해 상품을 판매하는 '라이브 커머스' 사례가 제시됐다.

최근 들어 쇼핑업계에서는 일명 '라방'이라고 하는 라이브 커머스 방송의 역할이 커졌다. 코로나19 여파로 소비자들이 오프라인 채널 방문을 자제하는 탓이다.

해당 문항도 제품 설명과 동시에 댓글 등으로 실시간 쌍방향 소통이 이뤄진다며 라이브 커머스가 새로운 쇼핑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고 설명했다.

수능 출제본부는 영역별 출제 방향에서 "일상생활에서 접할 수 있거나 언론매체에서 다뤘던 현실적 문제와 시사성 있는 소재를 활용한 문항이 출제됐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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