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카에다 연계조직 2000만원 지원 러시아인 2심 형 가중…왜

알카에다 연계 시리아 알누스라 전선. © AFP=뉴스1

(서울=뉴스1) 박승주 기자 =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에 자금을 지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러시아인이 항소심에서 더 무거운 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1-2부(부장판사 송혜영 조중래 김재영)는 국민보호와 공공안전을 위한 테러방지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러시아 국적 A씨(39)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2년6월을 선고했다고 4일 밝혔다.


A씨는 2018년 8월부터 지난 5월까지 약 2000만원의 테러자금을 조달·알선·보관해 '알 누스라 전선'을 지원한 혐의를 받았다.

'알 누스라 전선'은 알카에다 연계 조직으로, 수차례 테러를 자행해 국제연합(UN)에서 테러단체로 지정됐고, 미국과 영국도 테러단체로 지정했다.

A씨는 지난 2017년 7월 사증(비자) 면제로 입국한 뒤 알 누스라 전선 조직원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수시로 연락을 주고받았다.


그는 텔레그램 등을 이용해 국내에 거주하는 이슬람교도들을 상대로 시리아에서 활동하는 테러단체들을 선전하고, 국내에서 모금한 자금을 소위 '환치기' 업자를 통해 조직원에게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테러방지법 위반, 공중 등 협박목적 및 대량살상무기확산을 위한 자금조달행위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A씨와 검찰 모두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A씨는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살상무기 구입 등 테러자금 용도가 아니라 전쟁으로 인한 과부나 고아 등 도움이 필요한 무슬림에 종교적 차원에서 자금을 지원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 A씨는 형이 너무 무겁다고, 검찰은 형이 너무 가볍다고 각각 양형부당을 주장했는데 검찰의 주장이 받아들여졌다.

재판부는 "자살폭탄테러 등 인간의 존엄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범죄를 꾀하고 이를 실행하는 단체로서 여러 나라에서 테러단체로 지정된 알 누스라 전선을 지원함과 동시에 그를 이롭게 할 목적으로 자금을 제공하거나 모집·운반·보관한 것으로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테러단체의 지원 자금을 제공·모집·운반·보관하는 행위는 테러단체의 존속을 위해 필수불가결한 행위이므로 죄책이 매우 크다"며 "금액 또한 2000만원을 넘어 상당히 많다"고 밝혔다.

다만 Δ범행을 대체로 인정하면서 반성하는 점 Δ종교적 기부와 노약자를 돕는다는 생각도 일부 있었던 점 Δ수사에 상당히 협조한 점 Δ부양해야 할 나이 어린 자녀들과 부모가 있는 점 등을 유리한 양형요소로 고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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