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대규모 집회 ‘엄정차단’" vs 민노총 "인원 과장, 방역 책임 덧씌워"

경찰과 서울시가 코로나19(COVID-19) 확산 우려를 이유로 '전태일 3법' 통과 촉구 취지에서 열린 민주노총 집회 전면 차단에 나섰다. 경찰은 금지 명령에도 집회 해산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법에 의해 엄정히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민주노총은 '방역 실패 책임'을 삼삼오오 모인 야외 집회에 돌리려고 한다고 비판 성명을 냈다. 민주노총은 경찰이 집회 신고자 수를 부풀려 발표했다고 비난했다. 경찰·서울시 "민주노총 집회로 코로나19 확산 우려…엄정 차단"

(서울=뉴스1) 허경 기자 = 민주노총 관계자들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 여의대로 일대에서 전태일 3법 통과를 촉구하는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민주노총의 산발적인 집회에 대비해 국회 주변에 차벽을 세웠다. 2020.12.4/뉴스1

4일 오전 경찰은 대규모 경력을 투입해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민주노총 집회 차단을 진행중이다. 이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법안 심사 소위원회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민주노총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등 전태일 3법 통과를 주장하며 집회에 나섰다.


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3일 민주노총과 산별노조에 집회 제한 통고서를 전달했다. 같은 날 서울시가 4일부터 9일까지 열릴 예정인 민주노총의 집회로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있다며 여의도 일대에 집회 금지 조치를 내린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집회가 시행되자 경찰은 차단에 나섰다.

경찰은 집회 해산이나 돌발상황 발생 방지 등을 위해 181개 경찰 부대를 배치했다. 차벽과 안전펜스 등을 설치해 집결을 차단하는 등 강력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경찰에 따르면 민주노총 총연맹과 산하 6개 단체는 여의도 일대 23개소에 총 1030명 규모의 집회를 신고했다. 경찰은 민주노총과 산하 단체에서 최소 700명의 집회 인원이 집결할 것이라고 예상해 발표했다.


경찰 관계자는 "금지 명령에도 국회 등 여의도권에서 집결해 집회를 강행하는 경우 해산 절차를 진행하는 등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엄정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모든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반드시 강력하게 사법조치할 것"이라고 알렸다.
민주노총 "경찰 추산 과장…방역 책임 돌리지 말고 노동법 개악 멈춰라"
민주노총은 경찰의 집회 인원 발표가 과장됐다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서울시가 '방역 실패' 책임을 민주노총 집회에 덧씌우려고 한다는 비판 성명을 발표했다.

이날 오전 민주노총 관계자는 "민주노총은 4일 여의도 등 23개소에서 열리는 집회에 대해 장소 당 9명의 인원을 신고했다"며 "단순히 계산하면 신고 인원은 207명인데, 경찰이 신고된 '연인원'을 다 합쳐 1030명이라고 발표한 것은 악의적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집회 신고는 집회 당일 수일 전부터 이뤄지는데, 경찰이 같은 장소의 집회에 대해 이제까지 신고된 인원을 모두 더해 실제보다 많아 보이게 발표했다는 것이다.

(서울=뉴스1) 허경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우려에 따른 집회 금지 조치에도 불구하고 민주노총이 대규모 집회를 예고한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 여의대로 일대에서 경찰 병력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민주노총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법안심사 소위원회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등 전태일 3법 통과를 주장하며 산발적인 대규모 집회를 예고했다. 2020.12.4/뉴스1

아울러 민주노총은 온라인 홈페이지에 '서울시의 민주노총 집회 금지 통보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다.

입장문에서 민주노총은 "서울시는 소규모 집단 감염 속출 등 방역 실패 책임을 민주노총에게 덧씌우려 한다"고 규탄하며 "방역 지침을 준수하며 삼삼오오 현수막 들고 노동개악 국면에 대응하는 민주노총이 문제인가, 어정쩡한 방역 정책으로 일관한 정부와 서울시가 문제인가"라며 되물었다.

민주노총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앞으로도 방역 지침을 준수하며 대응하겠다고 수차례 밝혀왔다"며 "그럼에도 서울시가 정기국회 종료일인 9일까지 여의도 일대 신고된 민주노총 집회에 대해 금지 통보를 내린 것은 당황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 여의도는 계엄 혹은 긴급조치 상황을 방불케 한다"며 "국회 맞은 편에는 셀 수 없이 많은 경찰 버스가 차벽을 이루고 있고 시민들의 보행로도 철제 펜스로 보행이 어려워졌다"고 전했다.

민주노총은 "정부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비롯한 전태일 3법 입법을 왜 주저해 분노를 유발하냐"며 "노동조합을 무력화하는 정부 개악안이 의결된다면 이는 문재인 정부의 몰락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