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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00km 떨어졌지만 춤추고" "상견례하고"…사랑도 언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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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한결 기자
  • 정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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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2.05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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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도 언택트①]

[편집자주]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휩쓸면서 수많은 이들이 고립됐다. 사랑하는 이들도 자유롭게 볼 수 없는 상황. 물리적인 장벽을 넘어 영상통화, 통유리 면회 등 '언택트(비대면) 사랑'을 통해 희망을 이어가고 있는 우리 주변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김윤형씨(31·가명)는 싱가포르에서 아내와 함께 살 집을 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부부 사이엔 '코로나19'가 만든 4600km 거리와 1시간의 시차가 놓여 있다. '코로나19'로 아내 윤지혜씨(31·가명)가 아직 서울에 남아있다. 다행히 휴대폰 영상통화가 잠시나마 이들의 거리를 없애준다.

모두가 그립다. 1년째 얼굴을 못 본 아내는 더 그립다. 2017년 결혼식을 올린 뒤 마지막으로 얼굴을 본 건 지난해 12월이다. 신혼 생활의 3분의 1을 '언택트'(비대면)로 보낸 셈이다.



갑자기 막힌 아내의 싱가포르행…취직 전엔 볼 수 없는 상황


김윤형(31·가명)씨가 배우자 윤지혜(31·가명)씨에게 보낸 싱가포르 집 사진. 싱 /사진제공=김윤형씨
김윤형(31·가명)씨가 배우자 윤지혜(31·가명)씨에게 보낸 싱가포르 집 사진. 싱 /사진제공=김윤형씨

김씨는 지난해 7월 한국에서 직장 생활을 정리하고, 싱가포르로 유학을 떠났다. 김씨는 "처음에는 오래간만에 홀로 보내는 시간에 자유를 느꼈지만 그것도 하루 이틀이었다"면서 "이제는 그냥 허전하고 속상하다"고 털어놨다.

윤씨도 남편을 따라 직장생활을 마치고, 싱가포르로 넘어가려고 했지만 코로나19가 모든 계획을 수포로 만들었다. 1년 전 김씨가 방학을 맞아 한국으로 온 것이 마지막 '대면'이 될 줄은 생각도 못 했다.

싱가포르가 감염 우려에 무비자 입국을 막았고, 비자 신청을 하려면 김씨가 취직을 한 뒤 가족 비자를 신청하는 길밖에 없었다. 문제는 취직이 쉽지 않았다. 지난 4월 석사 과정을 마친 뒤 원서를 120여곳에 썼지만 한 곳을 빼고 답장조차 받지 못했다.



영상통화 틀어 놓고 춤추고, 싱가포르 집도 영상과 메신저로


만날 수 없었던 두 사람은 영상통화와 메신저로 힘겨운 과정을 이겨냈다. 서울과 싱가포르의 거리는 4600km나 되지만 곁에 있는 것처럼 영상통화와 메신저 등을 통해 일상을 공유했다.

지난달 마침내 김씨가 싱가포르에서 취직에 성공했을 때도 함께 기뻐했다. 김씨는 "취직한 날 장인어른이 기분이 좋으셔서 술 드시러 갔다는 소식을 듣고 짠했다"면서 "아내를 볼 수 있다는 생각에 너무 신나서 영상통화 켜놓고 춤추고 그랬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는 싱가포르에서 윤씨와 같이 살 집을 함께 알아보고 있다. 윤씨는 비록 한국에 있지만 김씨가 그의 눈이 돼 방을 보러 다닐 때마다 사진·영상을 찍어 공유한다. 김씨는 "둘 다 미래를 위해 함께 열심히 살고 있다"고 말했다.



영상통화로 여동생 남편감 처음 봐…"내년 여동생 결혼식은 꼭 가고 싶다"


안씨가 3월 가족들에게 카카오톡 가족 채팅방을 통해 식사 사진을 보내며 일상을 공유하는 모습(왼쪽)과 지난달 안씨 생일에 부모님이 직접 해주지 못한 생일상 사진을 전송한 모습(오른쪽). /사진=안씨 여동생 제공
안씨가 3월 가족들에게 카카오톡 가족 채팅방을 통해 식사 사진을 보내며 일상을 공유하는 모습(왼쪽)과 지난달 안씨 생일에 부모님이 직접 해주지 못한 생일상 사진을 전송한 모습(오른쪽). /사진=안씨 여동생 제공
한국 기업의 베트남 하노이 주재원으로 3년째 근무 중인 안모씨(32)도 외로운 외국생활을 가족과의 비대면 소통으로 이겨내고 있다.

안씨는 해마다 휴가 때마다 한국에 와서 가족과 시간을 보냈지만 코로나 여파로 올해는 한 번도 한국을 찾지 못했다. 한국을 한 번 방문하면 베트남 재입국이 어렵기 때문이다. 누구보다 화목한 가정이었기에 쓸쓸함은 더 크다.

안씨 가족이 외로움을 이겨내는 방법은 영상통화와 메신저 단체방이다. 적어도 3일에 한 번 부모님과 영상통화를, 동생이 본가인 대구를 내려갈 때마다 4인이 온라인에서 얼굴을 맞댄다. 10월에는 여동생의 예비 배우자가 상견례 때 부모님 집을 찾자 영상통화를 통해 처음으로 얼굴을 봤다.

시간을 맞추기 어려울 때는 메신저 단체방을 통해 식사 메뉴를 비롯해 오늘의 일정 등 일상을 공유한다. 멀리 있지만 잦은 소통을 통해 가족 관계는 더욱 애틋해졌다. 안씨는 "가족들은 자주 접하지 못하는 베트남 음식 사진을 보내주면서 소소한 재미를 느낀다"면서 "비록 멀리있지만 메신저를 통해 대화하면 바로 옆에 있는 것처럼 느껴져서 좋다"고 밝혔다.

다만 안씨는 내년 5월에 있을 여동생의 결혼식에 참가하지 못할까 봐 걱정이다. 이미 올해 아버지의 환갑잔치도 안씨 불참으로 취소됐다. 안씨는 "영상통화·메신저 대화도 좋지만 한국을 자유롭게 못 가는 것과 경조사 불참석은 힘들다"면서 "외교 당국에서 해법을 마련해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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