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최고치 축제에 초대받지 못한 음식료품株

음식료품 업종의 부진이 심상치 않다. 코스피가 2700선을 돌파하며 순항하는 동안 연일 뒷걸음질이다. 올해 중반까지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으로 수요가 크게 늘면서 상승세를 탔지만 이마저도 어느새 잠잠해졌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음식료품 지수는 올 8월12일 이후 약 4달간 13.6% 하락했다. 대표 종목인 CJ제일제당 (335,000원 ▲3,000 +0.90%)(-12.4%), 오리온 (90,300원 ▼900 -0.99%)(-19.4%), 하이트진로 (20,650원 ▼350 -1.67%)(-30.0%), 오뚜기 (395,500원 ▲3,500 +0.89%)(-8.1%) 등이 모두 침체기에 접어들었다.

2700선을 돌파한 코스피가 같은 기간 12.9% 상승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차이가 더욱 크다. 코스피가 본격적인 상승 곡선에 접어든 지난달 초 이후 21.1% 오를 때도 음식료품 지수는 5.5% 상승에 그치면서 소외된 모습이다.

올해 들어 음식료품 업종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실적이 대폭 개선됐다.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면서 외식 대신 HMR(가정간편식)이나 배달 수요가 증가했다. 올 3월 저점 이후 주가 반등에 성공한 배경이다.

하지만 올해 중순 이후 주가가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음식료품 업종은 방어적 특성으로 인해 상승장에서 소외되고 있다"며 "내년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약화된다는 점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투자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음식료품 업종 대장주인 CJ제일제당은 올해 영업이익 1조3957억원으로 전년 대비 55.6% 증가하지만 내년에는 4.3% 상승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전세계적인 원재료 가격 상승도 부담을 높이는 요인이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지난달 세계 식품 가격 지수는 2014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105를 기록했다.

김정섭 신영증권 연구원은 "달러 약세, 투기적 수요 유입, 기상 이변 등으로 최근 옥수수, 밀 등 주요 곡물 가격의 가파른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사재기 수요가 감소하는 가운데 그동안의 차익을 실현하려는 매물이 나오는 점도 주가 약세의 배경으로 꼽힌다.

다만 최근 주가 조정은 펀더멘털에 비해 과도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른바 'K-Food' 열풍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는 점도 기대를 모으는 요인이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백신으로 팬데믹 상황이 통제되더라도 온라인 채널 성장, HMR 등 가정용 수요 증가 등 구조적 변화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정섭 연구원은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라 제품 가격을 인상할 수 있고, 언택트(비대면)에서 컨택트(대면)로 전환했을 때 수혜를 입을 수 있는 기업에 선별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