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 14만명 부동산 유튜버, 동화책 판매 나선 이유

박병찬 리얼피에셋 대표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구독자가 14만여명에 달하는 인기 유튜버이자 부동산 전문가가 유튜브방송에서 동화책을 판매해 화제다. 유튜브 ‘부동산 부자병법’을 운영하는 박병찬 리얼피에셋 대표(사진)가 주인공이다.


6세 어린이의 그림일기 같은 동화책 ‘누나가 되었어요’는 ‘부동산 부자병법’을 통해 1년간 5000만원어치나 판매됐다. 박 대표가 판매한 동화책의 주인공은 그의 딸 박서영 양(6)이다.

글은 김동기 목사가 박 양의 이야기를 듣고 썼다. 하지만 그림은 모두 박 양이 2년에 걸쳐 재능기부로 그렸다. 도서표지에는 '이 책의 모든 수익금은 저긴장성척추측만을 앓고 있는 김한솔 양(16·가명)과 소아병동 어린이들의 병원비 후원에 쓰입니다'라고 적혀있다.

박 대표는 "교회 목사님이 도울 분이 있다고 해서 난치병인 저긴장성척추측만을 앓는 김한솔양(가명·16)의 아버지를 만났는데 첫 만남 당시 그분은 후원을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고 했다.

저긴장성척추측만병은 근육에 힘이 없어 몸의 뼈들이 제 자리를 잡지 못하는 난치병이다. 그간 기부하겠다는 사람은 많았지만 사춘기에 접어든 한솔 양의 옷을 벗기고 굽은 등의 모습을 사진으로 찍고 싶어 했다. 한솔 양은 “기부 안받으면 안되느냐”고 울음을 터뜨렸고 아버지는 후원받는 걸 포기했다.

박병찬 리얼피에셋 대표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박 대표는 한솔양 아버지의 얘기를 듣고 목사님의 제안을 따르기로 했다. 그리는 걸 좋아하는 딸 서영이의 재능을 활용해 동화책을 만들고 판매수익금으로 한솔양을 비롯한 난치병 어린이를 돕는 일이었다. 2000만원 상당의 도서 제작비는 박 대표가 부담했다.

3000부를 인쇄했는데 서점에서는 100권도 팔리지 않았다. 게다가 서적은 유통마진이 커서 서점을 통해 판매한 수익금은 절반도 안됐다. 전혀 관계없는 부동산 유튜브를 통해 동화책을 팔게 된 배경이다.

박 대표는 "유튜브방송 말미에 책을 소개하고 후원을 요청했는데 입금통장을 여러 번 교체할 정도로 구독자들의 후원이 이어졌다"며 "책은 한권만 받고 더 큰 금액을 후원하면서 액수대비 책이 아직 500권 남았다"고 밝혔다.

유튜브 채널을 통해 직접판매를 하면서 그의 회사는 인터넷서점이 돼버렸다. 10여명의 직원들이 나서서 포장과 배송을 해줬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기부금은 직접 전달하지 않았다. 개인 기부가 아닌 여러 사람의 후원으로 이뤄진 만큼 공신력 있는 사랑의열매를 통해 3차에 걸쳐 총 5000만원을 전달했다. 이중 2000만원이 한솔양에게 전달됐다.

박 대표는 “1차 기부 후 한솔양 가족을 다시 만났는데 1~2년은 돈 걱정을 하지 않게 됐다며 너무 좋아했다”면서 “내년에는 부동산 관련 책을 내서 다시 유튜브 구독자들과 나눔을 실천하는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가 이렇게 한솔 양을 위한 기부에 적극 나선 건 그도 난치병을 앓고 있어서다. 그는 2018년 5월 궤양성 대장염 진단을 받고 지난해 입원해 치료를 받았다.

박 대표는 "하루에도 수십번 화장실을 가야하는 등 상황이 안좋아서 일을 그만둬야 하나 고민할 정도였다"며 "살면서 난치병에 걸릴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는데 진단을 받고 암담했다. 지금은 좋아졌지만 5년 후엔 치료제에 내성이 생긴다고 해서 신약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사랑의열매에 1차 후원금을 전달한 지난 5월 서울 나눔리더 61호로 가입했다.

나눔리더 가입 문의·상담 080-890-1212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협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