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모범국' 대만 경제성장률 29년만에 중국 추월하나

머니투데이

황시영 기자

한 여성이 9일 대만 타이페이 101빌딩 앞으로 걸어가고 있다./사진=AFP

[가오슝=AP/뉴시스]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11일 대만 남부 가오슝에 있는 중신조선소에서 열린 초계함 '안핑함' 인도식과 자체 개발 스텔스 고속함 진수식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2020.12.11.

세계에서 코로나19 방역을 가장 잘한 것으로 꼽히는 대만이 29년만에 중국 본토보다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2일(현지시간) "대만 정부는 지난달 말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5%로 상향 조정했다"며 "중국 본토 정부는 아직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제시하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2% 가량이 될 것으로 내다본다"고 전했다.

이 관측이 현실이 된다면 대만은 1991년 이후 29년 만에 중국 본토보다 높은 경제성장률을 달성하게 된다.

과거 한국, 싱가프로, 홍콩과 함께 '아시아의 네 마리 용'으로 불리던 대만은 중국 본토보다 먼저 경제 고도 발전기를 맞았다가 이후 경제 발전 속도가 점차 낮아졌다.

중국은 1978년 개혁개방 정책 이후 장기간 고도 성장기를 유지해 1991년 이후 대만보다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여왔다. 중국은 코로나19 사태 직전인 작년까지만 해도 6.1%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했다.

하지만 올해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기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한 여성이 9일 대만 타이페이 101빌딩 앞으로 걸어가고 있다./사진=AFP

대만은 중국 후베이성 우한(武漢)에서 호흡기 감염병(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직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중국발 입국을 차단하는 등 발빠르게 바이러스 전파를 막는 선제 조치를 취했고, 엄격한 검사 및 동선 추적 시스템을 도입했다. 사태 초기에 의료용 마스크 수출을 금지하는 등 마스크 공급과 착용 지침에 있어서도 처음부터 혼선을 빚지 않았다. 여기엔 홍콩, 싱가포르처럼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교훈이 컸다.

10일까지 대만에서는 누적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각각 724명(해외 유입 632명 포함), 7명에 그쳤다.

차이잉원 총통, 방역학 박사인 천젠런 부총통, 천스중 위생복리부 부장(보건복지부 장관)의 지휘 하에 단 한번도 흔들리지 않은 코로나19 방역 성공으로 대만은 세계 다른 지역과 달리 경제 봉쇄를 하지 않았다. 오히려 전자제품, 반도체 등 하이테크 부품에서부터 자전거 등 생활용품 주문이 대거 밀려들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 대표인 루이스 퀴즈는 SCMP에 "대만이 중국과 비슷하거나 더 높은 경제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게 된 주된 이유는 대만이 연초 생산 감소를 피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며 "대만은 광범위한 경제 중단을 할 필요가 없던 가장 좋은 사례"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