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만에 딸 살해범 잡은 집념의 엄마…결론은 비극

미리암 로드리게스 마르티네스. 페이스북 캡처.

멕시코에서 딸이 갱단에 납치, 살해되자 3년간 범인을 집요하게 추적해 복수한 어머니의 이야기가 감동을 주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멕시코 국경 지역 산 페르난도에 살다가 범죄 조직에 딸을 잃은 미리암 로드리게스 마르티네스의 복수극을 보도했다.

2014년 1월 로드리게스의 딸 카렌(당시 20세)은 차를 몰고 나갔다가 폭력조직 '로타 세타스'에 의해 납치당했다. 로드리게스는 조직이 요구하는 대로 대출까지 받아가며 몸값 수천달러를 지불했지만 결국 딸은 조직원들에 의해 살해됐다.

이후 경찰이 수사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자 로드리게스는 직접 범인을 찾아 나섰다.

복수를 다짐한 로드리게스는 범인들이 전화로 돈을 요구하던 당시 수화기 너머로 다른 남성을 "사마"라고 불렀던 것을 떠올렸다. 이후 그녀는 딸의 SNS를 샅샅이 뒤져 사마라는 남성의 사진을 발견했다.


이후 로드리게스는 사마와 그 주변 인물의 정보를 샅샅이 수집했다. 그녀는 3년간 신분을 들키지 않기 위해 머리를 염색하는 등 분장과 위장, 잠복을 해가며 범죄 조직의 뒤를 캐 증거를 확보했다.

로드리게스가 세세하게 모은 정보는 멕시코 연방경찰에 넘겨졌고 결국 사마는 체포됐다. 범인을 검거한 경찰관은 "로드리게스가 모은 범죄 조직 정보는 믿을 수 없는 수준일 정도로 자세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마의 진술로 다른 공범들이 체포됐고 로드리게스는 다른 범인들을 찾기 위해 추적을 멈추지 않았다. 3년간 로드리게스에 의해 검거되 조직원은 10명에 달했다.

그러나 2017년 3월 빅토리아 교도소에서 대규모 탈옥이 일어났고 로드리게스는 그 해 5월 자택 앞에서 탈옥한 갱단에 의해 13발의 총탄을 맞고 숨졌다.

이후 2017년 11월 멕시코 연방경찰은 로드리게스의 살해를 지시한 것으로 드러난 로스 세타스의 중간 간부 마리티니아노 하라미요(56)를 검거했다. 하라미요는 2010년 조직 가입 요구를 거절한 중남미 출신 불법 이민자 72명을 집단 살해했으며, 다른 납치 살해 사건과도 연관된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멕시코에서는 매년 마약 카르텔 등 범죄조직들의 강력 범죄가 끊이지 않으며 범죄 후 처벌을 받는 비율이 10% 가량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