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타고 온 산타…부산 해운대엔 '산타버스'가 달린다

뉴스1 제공

18일 부산 해운대구 일대를 115-1번 '산타버스' 가 달리고 있다.2020.12.18/ © 뉴스1 이유진 기자

18일 부산 해운대구 일대를 달리는 115-1번 '산타버스' 기사 주형민씨가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2020.12.18/ © 뉴스1 이유진 기자

(부산=뉴스1) 이유진 기자 = “코로나19로 위축되고 지친 시민들에게 위로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부산 시내버스 115-1번 기사 주형민씨(45)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모두가 힘든 상황에서 시민들에게 위로와 즐거움을 전하기 위해 ‘산타버스’를 운행한다고 18일 밝혔다.

반송에서 해운대 신시가지 일대를 달리는 115-1번 버스 안은 산타와 눈사람 인형, 조명 등으로 한껏 꾸며져 있었다. 버스에 탑승한 시민들은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었지만 그것도 잠시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기 바빴다.

신나는 캐럴송이 흘러나왔고 이를 즐겁게 따라부르는 어린이들의 노랫소리와 웃음소리로 버스 안이 가득찼다.

주씨는 올해로 ‘산타버스’를 운행한 지 3년을 맞았다. 주씨는 지난 2016년부터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산타복을 입고 버스 운전대를 잡았다. 크리스마스를 맞아 시민들에게 조금이나마 즐거움을 주기 위한 주씨의 아이디어였다.

이후 산타복만 입을 게 아니라 버스도 산타로 꾸미는 게 어떠냐는 시민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주씨는 2018년부터 사비를 투자해 ‘산타버스’를 운행하기 시작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로 시민들의 외출이 감소하고 버스 이용도 줄어드는 상황에서 특별한 이벤트가 필요할 것이라 생각해 주씨는 회사보다 더 많은 금액의 사비를 들여 ‘산타버스’를 탄생시켰다.

주씨는 “요즘 코로나19로 모두가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버스를 이용하는 승객뿐만 아니라 거리를 다니는 시민들에게도 위로와 즐거움을 주고 싶었다”며 “작년에도 산타버스에 대한 시민들 반응이 좋아서 올해도 망설임 없이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18일 부산 해운대구 일대를 달리는 115-1번 '산타버스' 내부 모습.2020.12.18/ © 뉴스1 이유진 기자

이어 “어제 첫 운행을 시작했는데 밤 10시쯤 부모가 일부러 자던 아이를 깨워 함께 산타버스를 타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뿌듯하더라”며 “아이들에게도 좋은 추억이 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부산 맘카페에서도 ‘산타버스’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등 시민들의 반응도 뜨겁다.

이날 ‘산타버스’를 탑승한 해운대구 주민 김하나씨(30대)는 “해운대에 산타버스가 달린다는 소식을 접하고 아이들을 데리고 타게 됐다”며 “요즘 같은 시기에 어디 멀리 가기도 힘든데, 기사님께서 사비까지 들여 산타버스를 운행하시니 정말 감사하다”고 밝혔다.

또 다른 시민 A씨는 “산타버스는 처음 보는데 너무 신기하다”며 “집에 있는 딸과 함께 타지 못해 아쉽다. 다음번에 꼭 같이 타야겠다”고 말했다.

대진여객 소속 115-1번(1849호차), 129-1번(1876호차), 187번 버스(1808호차)는 지난 17일을 시작으로 오는 27일까지 11일간 산타를 싣고 부산 일대를 달린다.

매일 배차시간 차이는 있으나 ‘산타버스’는 오전 2회, 오후 3회 하루 5회 정도 운행된다. 포털사이트에 해당 버스 번호를 검색해 실시간 위치를 조회할 수 있다.

한편 주씨는 올해 핼러윈데이 때는 호박과 해골 등으로 장식한 '핼러윈버스'를 운행했다.

이 외 대도운수 소속 77번 버스(1558호차)도 연말까지 '산타버스'를 운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