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단계 가면 미용실 문 닫는다는데…'셀프 이발' 나선 사람들

머니투데이

이정현 기자

서울의 한 미용실에서 헤어디자이너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의자 등을 소독하고 있다./사진=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 재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적용이 논의되자 각 가정에 '셀프 이발' 바람이 불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가 적용되면 미용실 이용이 불가능해지고 지금 가자니 미용실에 사람이 너무 몰려 감염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20일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셀프이발에 대한 정보공유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네티즌들은 셀프 이발 방법부터 셀프 이발하기 좋은 도구, 이발하기 전 준비, 이발이 끝난 뒤 청소방법 등 다양한 정보를 공유했다.

네티즌들 중에는 특히 영유아나 어린아이가 있는 부모들이 많았다. 상대적으로 코로나19에 감염되기 쉬운 아이를 데리고 미용실에 가기가 겁나 직접 머리를 다듬어주려는 것이다. 이들은 영유아에게 쓰기 좋은 이발도구와 아이가 울지 않게 이발하는 법 등 노하우를 공유했다.

한 네티즌은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가 되면 미용실을 못간다고 해서 얼마 전 아이를 데리고 온가족이 미용실을 찾았다"면서 "그런데 가게 안에 우리같은 손님이 너무 많아 오히려 더 위험해 보여 그냥 돌아왔다"고 했다.

섣불리 셀프이발에 도전했다가 난관에 부딪힌 이들도 있었다. 이날 오후 당근마켓, 중고나라 등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에는 이발용 가위, 전동 이발기 등 이발도구들이 잔뜩 올라왔다. 판매자들은 "셀프이발에 도전했다가 엄두가 안나 팝니다", "집에서 딱 한번 사용해보고 포기해서 팔아요"라는 사연과 함께 이발도구들을 중고장터에 내놨다.

셀프이발 열풍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점점 거세지면서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다.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097명으로 파악됐다. 올해 1월20일 국내 첫 확진자 발생 이후 335일 만에 최고치다. 이날 서울 지역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473명으로 이또한 역대 최고 기록이다.

정부와 방역당국은 확산세가 더욱 거세지는 것을 막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을 신중하게 검토 중이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3단계로 격상되면 미용실, 영화관, 결혼식장 등의 시설 이용이 금지되고 스포츠 경기, 예배 등 참석도 금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