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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김현미 장관의 "많은 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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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2.22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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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후회되거나 아쉬운 정책이 있습니까"
"나중에 기회가 되면 말씀드리죠"
"곤란하신게 많으신가봐요. 장관님 뜻대로 안되는게 많았나봐요"
"(웃음) 나중에 말씀드릴께요"
"청산유수처럼 말씀하시는 장관께서 이 대목에서 말을 안하세요"
"(다시 웃음) 주택정책을 맡고 있는 저의 많은 실수도 있었고 아쉬운 점도 많고 그렇습니다"

10월23일 국토교통부 국정감사장에서 심상정 정의당 의원과 김현미 장관간 오간 문답이다. 국감장이었지만 두 사람의 분위기는 '힘들지? 언니한테 힘든거 말해봐'라고 위로해주는 듯 했다.

그날의 문답이 기억에 남은건 시장에선 아우성인 주택정책을 놓고 오간 화기애애한 대화 때문은 아니다. '실수'라는 표현 때문이었다. 그것도 '많은 실수'.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을때도 '정책이 종합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며 뻣뻣했던 김 장관이 실수를 인정한 적이 있었던가. 그는 3년이 넘는 재임기간 무엇을 가장 뼈아픈 실수로 생각할까 궁금했다.

김 장관의 '실수'가 무엇이었지 들을 수 있는 '나중'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짐작은 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우선 8·10 대책으로 사실상 실패를 선언한 주택임대사업자(주임사) 제도가 '실수'일 가능성이 높다. 물론 '주임사'는 김 장관이 처음 도입한 정책은 아니다. 하지만 그가 적극적으로 권장했던 정책은 맞다. 김 장관 스스로도, 국토부도 주임사를 얼마나 홍보했던가.

그 정책을 스스로 폐지했다. '임대차3법 시행으로 굳이 세제혜택을 줄 필요가 없어져서'가 공식 이유지만 '주임사'가 어떤 부작용을 일으켰는지는 모두가 안다. 다주택자들의 세금 피신처가 됐고 매매시장에선 매물이 잠기는 효과를 냈다. 다주택 규제를 강화했지만 다주택자 비율은 더 높아졌다는 통계(통계청 2019년 주택소유통계)로 확인된 실수다.

두번째로 생각해볼 수 있는 실수는 '실거주 의무 강화'다.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실거주의무 2년 부과는 재건축 투기 바람을 잡겠다는 의도였지만 집주인들이 실거주 의무를 채우려고 전월세를 거둬들이는 바람에 저렴한 임대주택의 감소로 연결됐다. 게다가 임대차3법과 맞물리면서 전월세난을 가중시킨 큰 원인 중 하나였다.

'연말까지 재건축 조합을 설립하면 실거주의무를 부과하지 않는다'는 단서조항은 조합 설립 속도를 끌어올렸다. 최근에 무섭게 오르고 있는 강남구 압구정 일대가 이 부작용을 겪고 있다. 집주인들이 연내 조합 설립에 나섰고 '재건축 가시화'라는 재료를 타고 압구정 일대 아파트값은 신고가 행진 중이다. 부산 울산 등 지방 갭투자자까지 찾아온다고 인근 부동산 중개인들은 전한다. 재건축 투기를 막겠다는 대책이 투기를 부추긴 역설이다.

재건축 투기 차단을 위해 안전진단을 강화했다는 점에서 실거주의무는 과잉규제였다. 일사천리로 각종 부동산 대책을 입법화한 정부와 여당이 이제와 실거주의무 강화를 담은 법안 처리는 미적거리고 있다.

주임사, 실거주의무 강화 처럼 의도는 좋았지만 부작용이 컸던 '실수'들은 이뿐이 아닐 것이다. '의도'와 '결과'의 괴리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정책 전반에 나타나는 문제다. '임차인을 보호해야 한다'(임대차3법)는 '의도'는 좋았지만 그 '결과'는 우리가 지금 목도하고 있는 전월세난과 패닉바잉이다. 임대료 인상 제한 같은 긍정적 효과를 의도적으로 무시하는게 아니다. 부작용이 효과를 덮어버린게 현실이다.

"지금까지의 정책들이 하나하나 뜯어보면 나쁘지 않지만 종합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상충되거나 모순되는 측면이 있었다"(임재만 세종대 교수)는 지적이 설득력을 갖는 이유다.

떠나는 김 장관의 '실수'를 꺼내는 이유는 새로 올 장관을 위해서다. 김 장관이 '나중에 기회가 되면 말씀드리겠다'던 그 '나중'은 지금이다. 그리고 변창흠 후보자는 김 장관의 '많은 실수'들을 바로잡아야 한다. 그래야 장관을 교체한 이유가 설명된다. 수많은 '김광규'들은 집값 안정을 위해 '국토부 장관'이 아니라 '재석이형(유느님)'을 찾는게 지금의 현실이다.

김진형 건설부동산부장 / 사진=인트라넷
김진형 건설부동산부장 / 사진=인트라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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