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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을 잘 살아낸 당신을 응원합니다[송정렬의 E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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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2.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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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는 15년차 여행사 직원이다. 그는 여행업에 대한 자부심이 높다. 그 때문에 누구보다 열심히 일했다. 올해 초 코로나19(COVID-19) 사태가 터졌다. 그는 “얼마나 오래가겠어”라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하지만 전 세계의 여행길이 막혔다. 회사 매출은 곤두박질쳤다. 회사는 비상경영을 넘어 생존경영에 돌입했다. 6월부터 필수인력만 남기고 대다수 직원은 무급휴직에 들어갔다. 많은 동료들이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버텼다. 그러나 일부는 다른 일자리를 찾아 떠나갔다.

 그래도 그는 흔들림이 없었다. 올해 말이면, 늦어도 내년 초면 돌아갈 수 있다는 기대를 버리지 않았다. 그러나 그도 점점 한계를 느낀다. 해외에선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는 소식이 들린다. 하지만 언제 여행길이 다시 열리고 복직할 수 있을지 기약할 수 없다. 그나마 지난달까지는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 덕에 겨우 입에 풀칠한 정도의 급여를 받았다. 하지만 당장 이달부터는 그마저도 끊겼다. 단 한 푼의 급여도 없다. 진짜 무급인생이다. 혼자만의 삶이 아니다. 가장의 부담감은 한없이 어깨를 짓누른다. “이젠 다른 일을 찾아봐야 할 것 같아요.” 최근 전화통화에서 그가 한 말이다.

 여행산업은 코로나19로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말 그대로 고사 직전 상태다. 종사자들의 고통도 크다. 국내 1위 아웃바운드 여행사 하나투어의 상황은 무참하다.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4.5% 감소한 10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무려 302억원에 달했다. 이 기간에 패키지 송출객 수는 달랑 868명에 불과했다. 전년 동기 62만명에 비해 99.9% 줄어든 수치다. 이 정도면 버티는 게 용할 정도다. 정리해고, 희망퇴직 등 대규모 구조조정의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나머지 여행사들의 상황은 말하지 않아도 짐작할 수 있다. 직원들을 정리한 후 폐업도 못하고 목숨만 연명하는 ‘좀비’여행사들이 수두룩하다.

#절망적인 현실 속에서도 희망의 싹은 피어난다. 글로벌 여행시장에서 방탄소년단(BTS) 부럽지 않은 스타가 탄생했다. 국악밴드 이날치와 현대무용그룹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가 그 주인공이다. 여행 갈증을 겪는 글로벌 MZ(밀레니얼+제트)세대가 범상치 않은 노래 ‘범 내려온다’에 열광했다. 중독성 강한 이들의 음악과 춤사위가 어우러진 한국관광 해외홍보영상 ‘한국의 리듬을 느끼세요’는 유튜브 등에서 무려 총 5억4600만회의 조횟수를 기록했다. ‘1일1범’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내며 코로나19 종식 이후 한국관광 잠재수요를 폭발시켜 놓았다.

 실적이 바닥이라고 여행사들도 마냥 손을 놓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하나투어, 참좋은여행 등 주요 여행사들은 내년 해외여행상품을 출시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한 상징적 움직임이다.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있지만 반응이 나쁘진 않다. 참좋은여행에는 3주 만에 1만2000건의 예약이 몰렸다. 현재로선 내년 상반기 상품들은 하늘길이 열리지 않아 취소될 가능성이 높은 게 사실이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그날이 다가오고 있다는 희망이 보인다는 것이다.

#이맘때면 한 해를 정리하는 각종 시상식이 열린다. 가족이 모두 TV 앞에 둘러앉아 올해를 빛낸 스타들이 상을 받으며 감격의 눈물을 흘리는 장면을 지켜보는 모습은 얼마 전만 해도 빼놓을 수 없는 연말 풍경 중 하나였다.

 올해 가장 빛났던 대한민국인을 뽑는다면 그 주인공은 누굴까. 후보는 ①살을 에는 강추위에도 선별진료소 등 K방역의 최선전에서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국민의 생명을 지킨 의료진 ②등원·등교하지 못한 아이들과 덤으로 재택근무하는 남편까지 가족의 삼시세끼를 챙기며 24시간 육아전쟁을 치르는 주부들 ③캠퍼스의 낭만은커녕 MT(멤버십트레이닝) 한 번 못 가고 줌(Zoom)과 함께 대학 첫해를 보낸 대학 신입생들 ④방역지침에 따라 가게 문을 닫고 오늘도 배달 아르바이트로 임대료와 대출이자를 감당하는 소상공인들이다.

 코로나19의 고난과 시련 속에서도 우리의 삶은 계속됐다.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묵묵히 제자리를 지킨 당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올해의 수상자는 바로 2020년을 잘 살아낸 당신, 우리 모두다. 끝으로 A가 이직하지 않고 하루속히 회사로 돌아갈 수 있기를 기원한다. 크리스마스이브다. 하늘엔 영광, 땅에는 코로나19 종식의 평화를. 메리 크리스마스!
2020년을 잘 살아낸 당신을 응원합니다[송정렬의 E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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