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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재앙'과 베이비부머 과학자들의 은퇴 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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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류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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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1.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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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준영의 속풀이 과학]장기적 HRD 정책 추진 필요

[편집자주] ‘속풀이 과학’은 신문 속 과학기사에서 미처 다루지 못한 이면과 뒷이야기, 혹은 살면서 문득 갖게 된 지적 호기심, 또는 알아두면 쓸모 있는 과학상식 등을 담았습니다.
ETRI의 'AI 아카데미' 교육 장면/사진=ETRI
ETRI의 'AI 아카데미' 교육 장면/사진=ETRI
2만838명, 지난해 주민등록인구 통계에서 1년 전보다 줄어든 인구 수다. 528명, 과학기술 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이하 출연연)에서 2019년~2020년 사이 정년 퇴임한 과학자의 수다.

‘인구재앙’이라 불리는 첫 인구 감소가 현실로 다가왔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20년 12월 말 기준 우리나라 주민등록 인구는 모두 5182만 9023명으로 1년 전보다 2만 838명 감소했다. 사망자 수가 출생자 수를 앞지른 건데, 정부 예상보다 9년이나 빨랐다고 한다.

인구 그래프가 아래로 꺾이는 인구절벽이 본격화한 가운데 출연연 연구자들의 고령화 비율은 반대로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서울대 공대 대학원의 경우 최근 4년간 정원 미달사태를 겪으며 ‘이공계 위기론’이 나오고 있는 상황. 이대로면 앞으로 연구실이 ‘텅’ 비게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베이비부머 세대(1955~1963년생)에 해당한 시니어급 과학자들이 최근 2년간 대거 연구실을 떠난데 이어 앞으로 3년 이내 추가로 1000여명이 퇴직을 앞뒀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는 이런 추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포스트 코로나, 4차 산업혁명 등 우리 사회 패러다임의 변화와 산업구조의 급속한 개편이 예고됐다. 이에 따른 미래 첨단기술 확보에 사활이 걸린 가운데 브레이크 풀린 저출산·고령화는 연구인력 부족 사태와 연구기능 저하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이런 변화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정부 차원의 지속적 교육을 통해 혁신활동을 촉진할 기반을 다져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지금의 기술과 지식은 단기간 내 과거의 것이 될 가능성이 높아, 지속적인 역량 개발을 하지 않으면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혁신전략연구소 이정재 선임연구위원은 “과거엔 변화의 흐름에 맞춰 개인이 어느 정도 노력하면 됐으나, 최근에 기술 개발 속도나 범위를 보면 이전과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큰 패러다임의 변화여서 개인 차원의 노력으론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구 감소에 따른 저성장을 극복하기 위해선 과학기술혁신을 주도할 고급형 전문인력의 절대 규모를 우선 확보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장기적 HRD(인적자원개발)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우리와 같이 저출산·고령화를 겪고 있는 해외에선 이미 다양한 HRD 프로그램을 개발·보급하고 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경우, 연구자의 첫 성장단계인 포닥(Post-Doc·박사후연구원)에서부터 연구원, 최상급 보직자, 퇴직예정 연구원 등에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지원해 생애 관점에서 연구자 경력개발을 지원한다. 프랑스의 국립과학연구원(CNRS)에선 연구자가 직접 기획한 주제로 ‘기술 테마학교’를 꾸려 운영한다. 국내 대기업들도 조직 발전과 연계된 HRD 개념을 최근 강화하는 추세며, 직원들의 자기 주도적 학습환경을 구축하는 데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국내 출연연은 국가과학기술인력개발원(KIRD)이 연구자 재교육 기능을 총괄하고 있지만, 공통직무교육에 비중이 많아 각 출연연 특징에 맞는 맞춤형 교육이 사실상 어렵다. 이 때문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인공지능(AI) 아카데미’처럼 일부 출연연이 자체적으로 필요한 전문교육 과정을 별도로 개설·운영하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구재앙에 이어 ‘연구자 재앙’까지 겹치면 저성장의 나락으로 빠지는 건 시간문제”라며 “재직 연구자 역량 개발에 있어 이전과 다른 접근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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