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 전날, 예쁜옷을 만지작…" 그알 PD가 밝힌 정인이 뒷이야기

머니투데이

한민선 기자

4일 경기 양평 하이패밀리 안데르센 공원묘지에 양부모에게 장기간 학대를 당해 숨진 16개월 영아 정인(가명)양을 추모하는 편지와 물건들이 쌓여 있다. /사진=뉴스1

1244회 방송을 담당했던 이동원 PD는 지난 8일 '그알'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시청자들의 질문에 답변하는 시간을 가졌다. /사진=유튜브 채널 '그것이 알고싶다 공식계정' 캡처

16개월 입양아 정인양이 학대로 숨진 사건을 다뤘던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이하 그알)가 촬영 뒷이야기를 밝혔다.

1244회 방송을 담당했던 이동원 PD는 지난 8일 '그알'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시청자들의 질문에 답변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날 따라 예쁜 옷…처음 입어보는 것처럼 만지작"

한 시청자가 정인이가 사망 전날 갑자기 등원하게 된 배경에 대해 질문하자, 이 PD는 "지난해 9월23일 3차 신고 이후 명절 연휴 등의 여러 이유로 어린이집에 자주 나오지 않았던 정인이가 사망 전날 갑자기 등원했다"며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정인이의 상태를 확인하고 싶다고 요청했는데, 양부모가 자택 방문을 거부해서 어린이집에서 보기로 했다고 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 PD는 "작가님이 CCTV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 봤다"며 "작가님이 말씀하시길 방송에 나간 거 외에 가장 힘들었던 부분이 힘없는 아이가 자꾸 옷의 끝자락을 만지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어떤 이유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그날 따라 예쁜 옷을 입고 왔다"며 "꼭 처음 입어보는 옷인 것처럼 어색한 옷. 자꾸 끝자락을 손으로 만지작거리던 게 기억에 남는다고 하시더라"고 말했다.

이어 "사망하기 전날 굉장히 상태가 안 좋고 아마도 장기에서 출혈이 있었던 상황일텐데"라며 "그날 좀 예쁜 옷을 입혀서 왔는데 그것마저 어색해 하던 그 모습이 기억에 많이 남았다"고 했다.

"사망 당일, 어묵 공동구매…다음 날, 지인에게 전달"

4일 경기 양평 하이패밀리 안데르센 공원묘지에 양부모에게 장기간 학대를 당해 숨진 16개월 영아 정인(가명)양을 추모하는 편지와 물건들이 쌓여 있다. /사진=뉴스1

정인양의 양모가 인터넷에서 어묵을 공동구매한 것과 관련해서는 "사망 당일 낮 12시29분에 어묵 공동구매하겠다고 올려 놓은게 있었다"며 "아마 응급실에서 올렸을 거라고 저희는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PD는 "사망한 다음 날, 양모가 (어묵을 함께 구매하겠다고 한) 구매자에게 '애들 데리고 놀이터에서 놀까요' 연락을 했다"며 "양모가 첫째를 데리고 놀이터에 나와서, 어묵을 전달해줬다"고 했다.

당시 어묵을 전달받았던 지인은 정인양의 사망 사실을 몰랐다고 한다. 이 PD는 "며칠 뒤 뉴스로 (사망 소식을) 알게 됐다"며 "그 지인분이 너무 충격을 받으셔서 펑펑 울면서 어묵을 버렸다"고 전했다.

끝으로 이 PD는 "그알은 끝까지 이 사건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언제든 취재해야 할 상황이 생기면 후속 보도를 할 것"이라며 "정인이를 걱정하는 많은 분도 각자가 할 수 있는 일, 사회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일을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