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8부리거 패기? "SON, 유튜브 영상 보며 분석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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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종 기자

손흥민. /AFPBBNews=뉴스1

토트넘이 8부 리그 팀과 맞붙는다. 손흥민(29)과 격돌할 수도 있는 상대 팀 수비수는 "유튜브 영상을 통해 분석했다"며 기대감과 함께 패기(?)를 보였다.

토트넘은 오는 11일(한국시간) 오전 2시 영국 머지사이드 크로스비 로세트 파크에서 마린FC(8부 리그)를 상대로 2020~21 잉글랜드 축구협회(FA)컵 3라운드(64강)를 치른다.

잉글랜드 최고 리그인 프리미어리그에서 상위권을 달리고 있는 토트넘. 반면 상대는 2부와 3부도 아닌, 디비전 원 노스 웨스트(8부 리그)에 속한 팀이다. 1894년 창단한 이 팀은 전문 프로 선수가 아닌 일과 축구를 병행하고 있는 아마추어 선수들로 구성돼 있다. 어쩌면 승패보다 토트넘이 몇 점 차로 승리를 거둘 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는 게 사실이다.

무리뉴 감독이 주전 선수들을 선발로 내세울 지도 미지수다. 굳이 최정예를 내보내지 않아도 상대가 약체라 승리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이에 손흥민과 해리 케인, 호이비에르 등 그동안 쉼 없이 달려왔던 주전 선수들은 휴식을 취할 전망이다. 영국 축구 매체 풋볼 런던 역시 "토트넘이 마린FC전의 선수 구성에 대대적인 변화를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영국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마린FC는 같은 지역 팀인 리버풀FC로부터 도움을 받고 있다. 리버풀이 훈련장과 스카우트 분석 영상 등을 제공했다. 닐 영 마린FC 감독은 "우리는 EPL을 생중계로 많이 지켜봤으나 영상은 갖고 있지 않다. 리버풀이 토트넘을 분석할 수 있도록 경기 영상을 제공해줬다"고 말했다.

손흥민을 분석했다며 설레는 심경을 고스란히 드러낸 수비수도 있었다. 바로 마린FC 오른쪽 풀백인 세인트루시아 대표팀 출신의 조슈아 솔로몬 데이비스(22)였다. 영국 스포츠몰에 따르면 데이비스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 토트넘과 맞붙는 걸 알고 소리를 질렀다"면서 "내가 그들과 비교해 얼마나 좋은 선수인지, 또 경쟁할 수 있는지 알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들뜬 마음을 드러냈다.

만약 손흥민이 출전한다면 데이비스는 왼쪽 날개인 손흥민과 포지션 상 충돌할 가능성이 높다. 그는 "내 포지션에서 맞붙을 선수들을 찾아봤다. 누군지 확인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 손흥민이었다. 그래서 난 손흥민의 유튜브 영상을 찾아보며 분석했다"고 힘주어 말했다.

어찌 보면 8부 리그 선수들이 1부 리그 팀과 맞붙는 건 꿈 같은 일이다. 데이비스는 "손흥민, 해리 케인과 같은 선수들과 경기를 뛰는 건 정말 위대한 일이 될 것"이라면서 "나는 정말 이 경기가 기다려진다"고 마치 어린 아이 같은 마음을 그대로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