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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공장 부지 717만㎡가 '1달러'…도시 운명 바꾼 기업유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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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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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1.1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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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氣-UP)하기 좋은 나라]3-②외국의 해외기업 유인책

[편집자주] 포스트 코로나 시대 1인당 국민소득 5만달러 국가로 발돋움 하기 위해서는 국부의 근간인 기업의 기운(氣)을 끌어올려(UP)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기업의 발목을 잡는 불필요한 규제를 줄이고 기업가 정신을 함양할 수 있도록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 머니투데이는 한국의 기업가들과 기업가 정신의 뿌리 찾기에 나섰다.
미국 앨라배마주 현대차 공장. /사진제공=현대차
미국 앨라배마주 현대차 공장. /사진제공=현대차
미국 남동부 앨라배마주 주도(州都) 몽고메리시(市) 외곽에 자리잡은 현대차 생산공장(HMMA). 몽고메리는 1960년대 버스 안에서 백인에게 자리 양보를 거부했던 로자 팍스 여사의 저항을 계기로 흑인 인권운동을 촉발한 본거지로 유명하지만 현대차 공장이 들어서기 전까지는 사양길에 접어든 섬유산업과 목축업에 의존하던 농촌의 작은 도시에 불과했다.

2005년 당시 14억달러를 투자해 연간 30만대 생산능력을 갖춘 완성차 공장의 입주는 이 소도시에 상전벽해의 변화를 몰고 왔다. 현대차 생산공장이 채용한 직원만 3000여명에 달했고 현대모비스 등 동반 진출한 협력사 직원까지 더하면 1만명 이상의 신규 고용이 이뤄졌다. 당시 현대차 직원 모집에만 2만명 이상이 몰렸다. 현대차 공장에서 일자리를 찾으려는 인구가 계속 유입되면서 몽고메리는 항구도시인 모빌을 제치고 앨라배마주 제2 도시로 부상했다.

자동차 산업에 의존했던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시가 포드와 크라이슬러, GM(제너럴모터스) 등 완성차 기업들의 잇단 이탈로 '유령 도시'로 전락하는 동안 앨라배마주는 남동부주에서 실업률이 가장 낮은 '모터시티'로 거듭났다. 제대로 된 기업 하나만 끌어와도 도시 전체의 스카이라인이 바뀐다는 것을 간파한 주정부 정책이 이끌어낸 변화다.



美앨라배마 '현대차 유치' 위해 법까지 바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019년 수석부회장 시절 미국 조지아 기아차 공장을 방문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제공=기아차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019년 수석부회장 시절 미국 조지아 기아차 공장을 방문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제공=기아차
현대차 유치전에서 앨라배마주가 보인 노력은 상상 이상이었다. 외국인에게 토지소유권 이전을 금지한 주정부 헌법을 개정한 게 대표적이다. 당시 주정부는 공장 부지 717만㎡를 단돈 1달러에 현대차로 넘겼다. 앨라매바주의 성공 사례를 목격한 조지아주까지 1달러에 기아차 공장(893㎡)을 유치하면서 미국에선 '1달러'가 기업 유치 전쟁을 상징하는 단어가 됐다.

당시 주지사와 주정부 관계자들은 현대차 한국 본사까지 찾아와 기업 유치를 시도했다. 2005년 공장 준공식에는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저명 인사들이 대거 출동했다. 주정부는 현대차 공장 준공 이후 주소를 한국의 현대차 울산공장 번지수와 같은 '700번지'로 배정했다. 현지인들은 이 길을 '현대길'이라고 부른다.



파격 세금 감면으로 기업 유치에 사활


현대차 미국 앨라배마 생산법인(HMMA)의 프레스 공장 생산성이 2009년 경영컨설팅업체 올리버 와이먼의 조사(하버리포트)에서 토요타·혼다 등 글로벌 메이커를 제치고 북미 최고에 올랐다. 왼쪽부터 미쉘 힐 하버리포트 부사장, 존 루씨 하버리포트 파트너, 현대차 앨라배마 직원, 김회일 현대차 앨라배마 법인장이 당시 수상 트로피를 들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차
현대차 미국 앨라배마 생산법인(HMMA)의 프레스 공장 생산성이 2009년 경영컨설팅업체 올리버 와이먼의 조사(하버리포트)에서 토요타·혼다 등 글로벌 메이커를 제치고 북미 최고에 올랐다. 왼쪽부터 미쉘 힐 하버리포트 부사장, 존 루씨 하버리포트 파트너, 현대차 앨라배마 직원, 김회일 현대차 앨라배마 법인장이 당시 수상 트로피를 들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차
세계 최대 경제대국 미국에서 벌어진 기업 유치전은 앨라배마주만이 아니다. 자동차 산업의 '메카' 타이틀을 뺏길 위기에 처한 디트로이트는 2005년 LG화학의 콜로라도주 자동차용 배터리 연구소에 10년 동안 법인세 감면과 연구장비 부가가치세 면제를 내걸어 연구소 이전을 이끌어냈다.

생산공장이 있는 앨라배마주로 옮겨가려던 현대차 디트로이트 기술센터도 12년 동안 세금 2200만달러(240억원)를 깎아주는 조건으로 이전을 무마시켰다. 미시간 주정부는 일본 토요타자동차에도 당시 1000만달러의 세제 혜택을 내세워 연구소를 유치했다.

파격적인 혜택을 쏟아내며 기업 유치에 올인하는 사례를 두고 당시 한국 재계에선 "평소 콧대 높은 미국이 맞나 싶다"는 말까지 나왔다.



한국은 제대로 된 입주 데이터 비교 시스템도 없어


월스트리트저널이 2009년 칼럼에서 현대차의 미국시장 돌풍을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
월스트리트저널이 2009년 칼럼에서 현대차의 미국시장 돌풍을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에 따르면 미국 중앙정부는 자국 기업과 해외 기업을 차별하지 않고 투자 혜택을 고루 제공한다. 자유무역지역이나 경제자유구역에 입주하는 외국 기업에만 우선 혜택을 주는 한국 정부와는 정책의 결이 다르다. 한국에서는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외국 투자기업에는 조세감면이나 현금 지원, 입지 지원 혜택을 주지만 국내 기업은 대상기업으로도 다루지 않는다.

미국 진출을 준비하는 한국 기업들 사이에선 50개 주의 투자 정보를 한눈에 비교할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 하나만 봐도 한국과는 차이가 크다는 얘기가 나온다. 지역별 입지 조건과 투자 혜택을 비교하려면 한국에선 각 지방자치단체나 관련 기관의 홈페이지를 일일이 찾아서 하나씩 확인해야 한다.

재계 한 인사는 "기업 유치 혜택이라고 하면 베트남이나 동남아처럼 우리보다 뒤처진 나라를 떠올리기 쉬운데 미국 같은 선진국에서도 기업 하나를 유치하기 위해 법을 개정할 정도로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재계 인사는 "일목요연한 투자정보시스템 하나 구축하지 못한 채 특혜 시비와 규제 우선주의로 일관하는 한국의 아마추어 행정으로 '기업하기 좋은 나라'는 멀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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