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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의의 피해자 쫓아내는게 공정?…'마린시티자이' 시행사는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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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엄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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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1.11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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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자이 입주자 중 불청약 당첨자 분양권 전매로 계약취소 위기에 놓인 입주자들이 지난 7일 단지 앞에서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자이 입주자 중 불청약 당첨자 분양권 전매로 계약취소 위기에 놓인 입주자들이 지난 7일 단지 앞에서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선의의 피해자가 더 나오지 않도록 계약취소 소송을 하지 말라고 공문을 보내도 묵묵부답이다"

최근 불법청약 분양권 전매 문제로 논란이 된 해운대구 마린시티자이 시행사 '성연'에 대한 국토교통부 관계자의 얘기다.


국토부 직원 파견, 구청장 중재에도…묵묵부답 시행사, 왜?


11일 건설 업계에 따르면 국토부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해운대구에 담당 인력을 3번 이상 파견했다. 홍순헌 해운대구청장도 시행사 회장과 수차례 접촉해서 갈등 봉합을 주선했지만 소송을 중단한다는 확답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택 정책을 입안하고, 사업 인허가권을 쥔 정부와 지자체를 대상으로 민간 업체가 이처럼 강경대응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시행사는 부정청약 당첨자 전매가 확인된 41가구에 대해 계약취소 가처분, 명도소송 등을 통해 주택을 환수할 계획이다. 시행사 관계자는 "부정청약으로 당첨되지 못한 시민에게 재분양하는 것이 공정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건설업계에선 '공정'을 위한 것이란 성연의 설명에 의문을 표하고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계약취소 물량을 일반에 공개매각하겠다는 것은 재분양가를 최근 시세 수준으로 책정하겠다는 의미"라며 "원래 5억원대 분양했던 주택을 11억원대로 분양하면 가구당 6억원씩, 최소 200억원이 넘는 수익이 보장된다"고 설명했다.

정부도 비슷한 시각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재분양시 5년 전 분양가로 공급해야 진정성이 의심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해운대구청이 이 단지의 재분양 불허 결정을 내린 것도 국토부와 협의한 결과로 전해졌다.

시행사 측은 본지의 구체적인 재분양 시기와 방식에 대한 수차례 문의에 답변하지 않았다. 앞서 시행사가 전달한 공식 입장문에는 "지자체 분양승인 후 일반에 공개매각을 추진하고 무주택자, 신혼부부 등 특별공급대상자에 우선 공급될 것"이라는 내용만 적혀 있다.

이번 사건이 부동산 시장 과열에 따른 집값 상승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도 나온다.

한 건설사 분양소장은 "2016년은 부동산 시장이 다시 활력을 찾아 인기 지역은 청약 경쟁률이 치솟았다"라며 "부산은 당시 전매제한이 없어 투자 수요가 많이 몰렸고, 단기 시세차익을 위한 불법청약도 기승을 부렸다"고 했다.

이어 "통상 불법청약은 입주 직전에 사후검증으로 대부분 파악되는데 마린시티자이의 경우 최종 불법청약 확인 시점이 늦은 감이 있다"며 "입주 전에 발견했다면 계약을 취소해도 큰 문제가 없겠지만 이번 경우 이미 1년 이상 실거주한 사람이 대부분으로 피해가 커보인다"고 덧붙였다.


계약취소 위기 입주자들 피해 호소


계약취소 위기에 놓인 입주자들은 울분을 토로한다. 사전에 부정청약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하고 계약한 집인데 시행사가 뒤늦게 법과 제도를 이유로 퇴거를 종용해서다.

시행사는 문제가 된 41가구 중 10가구에 대해선 지난해 8월 재산권 행사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에 해당 가구 소유주들을 매매는 물론 전월세 신규 계약도 할 수 없다. 입주민 조모씨는 "가처분 결정 이후 은행에서 원금 회수를 독촉하는 전화가 하루에 수차례 걸려온다"며 "매달 이자내는 것도 버거운데 갑자기 수억원대 자금을 어디서 구할 수 있겠나"고 토로했다.

피해자들은 분쟁 장기화로 또 다른 피해가 나오지 않도록 정부와 지자체에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과 국토부가 비슷한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주택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지만 법이 개정되더라도 소급입법을 해야하므로 상황이 녹록치 않다. 시행사가 대승적 차원에서 소송을 취하하고 정부와 지자체의 권고를 수용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이번 일을 계기로 분양권 피해자 구제 방안이 공론화될 필요성이 제기된다. 약 20년간 분양소장을 지낸 한 건설사 관계자는 "앞으로 시장 상황이 어떻게 달라질지 모르고 이런 일이 되풀이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정부와 공공기관이 사후검증으로 소명자료를 확인했다면 이들이 산 분양권은 보호받는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유엄식
    유엄식 usyoo@mt.co.kr

    머니투데이 건설부동산부 유엄식입니다. 건설업계와 서울시 재건축, 재개발 사업 등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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