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살 쏴 친구 실명시킨 초등생…"교사도 책임, 2억3200만원 배상"

머니투데이

류원혜 기자

임종철 디자이너 /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수학여행을 가서 친구가 쏜 장난감 화살에 맞아 실명한 초등학생 A군(당시 12세) 사건에 대해 법원이 "가해 학생의 지도를 소홀히 한 학교(교사)에도 배상책임이 있다"고 판결한 1심을 확정했다.

12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대구고법 민사2부(이재희 부장)는 전날 A군 측이 자신을 다치게 한 가해 학생의 부모와 경북도교육청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교사의 책임이 없다'고 주장한 경북도교육청의 항소를 최근 기각했다. 경북도교육청이 항소심 판결 후 대법원에 상고하지 않아 판결이 확정됐다.

앞서 2019년 대구지법 1심 재판부는 "가해 학생과 경북도교육청이 A군에게 치료비 등 손해배상금 2억2700만원과 위자료 5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당시 재판부는 "초등학교 고학년 수학여행에서 예측할 수 있는 사고인데, 담당교사가 지도·감독 의무를 소홀히 해 사건이 발생했다"며 "가해 학생의 부모는 이런 사건이 벌어지지 않도록 자녀를 교육할 의무가 있다. 교사가 소속된 경북교육청과 가해 학생 부모 모두 책임이 있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가해 학생 B군은 14살 미만 촉법소년이어서 형사 처벌을 받지 않았다.

사건은 2017년 7월 경기도 수원에 있는 한 유스호스텔에서 일어났다. 경북 영주의 한 초등학교에 다니던 A군은 수학여행을 간 이곳에서 B군이 쏜 장난감 화살에 왼쪽 눈을 맞아 실명했다.

당시 B군은 기념품으로 샀던 장난감 화살촉에 붙은 고무 패킹을 제거하고, 교사 몰래 가져온 칼로 화살촉의 끝부분을 날카롭게 깎아 A군에게 쏜 것으로 전해졌다. A군은 베개로 자신의 얼굴을 가리며 방어하던 중 왼쪽 눈을 맞았고, 이후 수차례 수술을 받았으나 결국 실명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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