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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시평]코스피 3000, 흥분하지 않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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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우 경제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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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1.14 0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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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시평]코스피 3000, 흥분하지 않았으면
코스피지수의 앞자리가 바뀌었다. 2000을 처음 넘은 게 2007년 7월이니까 13년6개월 만에 첫 자리가 바뀐 것이다. 3000은 사람들이 만들어놓은 인위적인 숫자에 불과하다고 폄하할 수 있지만 그래도 나름의 의미가 있다. 주식시장에서 1000 단위의 마디 숫자는 경제가 변한 흐름을 종합적으로 반영하기 때문이다.
 
코스피 1000은 중화학공업이 우리 경제의 주역일 때 올라갈 수 있는 최고 지수였다. 1980년대 초부터 중화학공업이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역할이 커졌지만 기업들이 부가가치를 많이 만들어내지 못해 주가에 별 영향을 주지 못했다. 본격적인 역할은 1985년 3저 호황부터 시작됐다. 전자, 자동차, 화학 등 중화학공업 제품의 수출이 늘면서 해당 기업들이 시장에서 관심을 모았고 그 힘으로 코스피가 150에서 1000까지 상승할 수 있었다. 문제는 그다음 발생했다. 당시 우리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이 낮아 주가는 1000을 유지하지 못하고 재차 하락한 후 오랜 시간 약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코스피 2000은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을 통해 우리 기업의 이익구조가 바뀐 덕분에 넘을 수 있었다. 외환위기 이전 우리 기업은 중간 정도 품질의 제품을 싼값에 만들어 세계 시장에 내다 파는 걸 영업전략으로 삼고 있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기업은 매출액을 중심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제품의 부가가치가 낮은 만큼 매출을 늘려 외형을 키워야만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외환위기를 계기로 이런 기업운용 행태가 사라지고 고부가가치 제품을 만드는 쪽으로 돌아서면서 기업이 중시하는 지표도 매출에서 이익으로 바뀌었다.
 
코스피 3000 돌파는 우리 경제구조가 IT(정보기술), 바이오 등 부가가치가 높은 경박단소(輕薄短小)형 산업으로 바뀐 데 따른 반응이다. 전세계적으로 기업을 평가하는 흐름과 맞는 형태인데 앞으로 주가는 이 산업들이 얼마나 많은 이익을 만들어내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과거 코스피 1000과 2000 돌파는 경기가 호황에서 불황으로 변하기 직전 유동성에 의해 이뤄졌었다. 1000 때는 주가가 고점에 도달하기 1년 전부터 경제가 꺾여 내려왔고 2000 때는 미국 지방은행 중 상당수가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때문에 속속 문을 닫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마디 숫자를 넘은 이후 주가가 급격히 하락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밖에 없었다. 이번은 앞의 두 경우보다 사정이 양호하다. 경기회복 초기에 3000 돌파가 이뤄졌기 때문인데 경기와 기업실적 회복 정도에 따라 주가가 상당기간 안정적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
 
코스피가 3000을 넘었지만 흥분하지 않았으면 한다. 새로운 지점에 도달하긴 했지만 주가가 크게 오른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미국 대선이 있던 지난해 11월 초에 코스피는 2200대 중반이었다. 두 달 사이 35% 넘게 상승했는데 주가가 단기에 급등한 만큼 언제든지 반대로 움직일 수 있다. 최근 국내외 경제지표가 악화한 점도 감안해야 한다. 지난해 12월 미국에서 일자리가 14만개 줄었다. 소비도 크게 감소해 코로나19(COVID-19) 3차 확산에 따른 영향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줬다. 시장은 이런 사실에 반응하지 않고 있다. 주가가 오르면서 모든 재료를 호재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코스피 3000 돌파가 경기회복 초기에 이뤄졌다고 하지만 이는 현재까지 판단이다. 코로나19 3차 확산이 석 달 전에 시작됐고 이를 계기로 국내외 경제회복세가 현저히 둔화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경기가 기대만큼 좋지 않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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