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단가 인상 시간 문제…택배주 주목"

롯데택배 전국 총파업 돌입 출정식이 열린 지난해 10월 서울 송파구 서울복합물류센터 롯데택배 분류기가 멈춰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택배 노동자들의 과로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면서 택배 단가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경쟁 과열로 약 14년간 2000원대에 갇혀있던 택배 단가가 반등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14일 CJ대한통운 (123,000원 ▲7,000 +6.03%)은 전날보다 0.29% 오른 17만1000원으로 장을 마쳤다. 한진 (21,300원 ▲750 +3.65%)도 0.32% 오른 4만7150원을 기록했다.

물류업체 1, 2위인 두 기업은 지난해 코로나19로 택배주문이 늘어나면서 주가가 급등했지만 낮은 수익성이 영업이익이 기대만큼 늘지 않자 주가도 최근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물류업체들의 택배부문 영업이익률은 그동안 2~3% 안팎을 기록해왔다. 지난해에는 물량 증가로 3~4%대로 올라섰지만, 급격한 매출 성장 대비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글로벌 물류기업인 UPS, 페덱스(FedEx), DHL 등은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7~9%대로 추산된다.

국내 물류업체들의 영업이익률이 특히 낮은 것은 제살 깍아먹기 경쟁이 지속되고 있어서다. 2006년 개당 평균 2807원이던 택배 단가는 2019년 2269원까지 떨어졌다.


CJ대한통운의 경우 지난해 택매 매출은 3조1400억원(4분기 예상치 포함)으로 전년 대비 6400억원이 증가했지만, 평균 택배 단가가 1960원으로 떨어지면서 전체 영업이익은 340억원 증가하는데 그칠 전망이다.

올해는 택배 단가 인상을 준비하면서 수익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택배 기사들의 잇따른 사망과 서비스 품질 하락이 문제가 되면서 정부도 가격 정상화에 공감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택배기사 과로방지 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대책에는 △주간 택배기사의 심야배송 제한 권고 △주5일 작업 확산 권고 △택배가격 구조 개선 등이 담겨있다. 택배가격은 올 상반기까지 사업자·종사자·소비자, 대형 화주, 국회, 정부, 전문가 등 다양한 주체가 참여하는 협의회를 만들어 가격구조 개선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김평모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택배 가격 인상을통해 택배 기사들의 운임 역시 올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운임 5% 인상을 가정하면 택배 가격은 약 80원 높아지게 된다"며 "인상된 택배비를 통해 물류업체 택배 운임과 분류 작업 관련 비용 부담 증가분을 대부분 충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김유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택배업계는 지난해부터 택배 종사자들의 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들을 마련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단가 인상 필요성에 대한 부분도 사회적인 공감대가 충분이 형성됐다"고 판단했다.

김유혁 연구원은 "올해 택배산업 전반적으로 구조적인 단가인상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택배주에 접근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