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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500명 검사' 선별진료소의 영웅들…"더 와서 검사 받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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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덕진 기자
  • 이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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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1.16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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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전 근무를 마친 손재희씨가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 사진=장덕진 기자
14일 오전 근무를 마친 손재희씨가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 사진=장덕진 기자

검체 채취를 끝내면 바로 다음 사람이 마스크를 벗으며 들어온다. 어깨는 뻐근하고 발엔 쥐가나도 쉴 수 없다. 단 1분이라도 쉬면 사람이 2명, 3명씩 쌓이는 건 순식간이다.

1분에 1명씩 하루 500명. 일산 동구 선별진료소에서 검사관들이 소화하고 있는 피검사자 수다. 14일 정오 이곳에서 만난 검사관 손재희씨(26)는 "지난주에는 하루에 800명까지 왔지만 이번주는 줄어 500명 정도 피검사자가 온다"며 지친 표정으로 말했다.

손씨와 그의 동료 정동현씨(가명·47)는 이곳 선별진료소에서 일주일 내내 하루 8시간 일한다. 둘은 3차 대유행으로 일일 코로나19(COVID-19)확진자 1020명이 발생한 지난 4일부터 검사관으로 일하기 시작했다.

임상병리학을 전공한 손 씨는 검사관을 모집한다는 소식에 전공을 살려 코로나19 극복에 손을 보태고자 지원서를 넣었다. 카페를 운영하던 정씨 역시 마찬가지였다. 가게 일은 접어두고 열흘 넘게 선별진료소에 거의 살다시피 하고 있다.


"비협조적인 피검사인 만날 때 어렵지만 보람 느껴요"

하지만 이들을 가장 힘들게 하는 건 업무 강도가 아니라 검사에 협조하지 않는 시민들이었다. 코에 깊숙이 면봉을 넣어 검체를 채취해야 하는 비인두도말 방식이다보니 통증이나 이물감을 호소하는 고령 노인들이 검사관의 손을 잡거나 밀치는 경우가 자주 있었다.

검사 도중 아프다며 검체 채취를 거부하는 사례도 있었다. 정씨는 "지난주에 선별진료소를 찾은 한 분은 제가 면봉을 찌르려 하자 고개를 뒤로 뺐다"며 "그러고는 콧물 조금 묻었으니 그걸로 검사하라며 검사실을 나갔다"고 털어놨다.

손씨는 “자폐 등 정신질환을 앓는 분들은 검사할 때 아픈 탓에 몸부림을 치기도 한다"며 "보호자와 함께 몸을 붙잡고 검사하는데, 이 과정에서 피검사자가 쳐서 페이스 쉴드 같은 보호장비가 망가지기도 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방역을 위해 꼭 필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며 "일부러 나쁜 마음을 먹고 행동하는 피검사자들은 극히 소수다. 그저 코로나19가 음성으로 나오면 만족한다"고 덧붙였다.

한 초등학생이 일산 동구 선별진료소에 보내온 편지 / 사진 제공=손재희
한 초등학생이 일산 동구 선별진료소에 보내온 편지 / 사진 제공=손재희


이들이 힘겨울 때마다 보는 그림이 있다. 채취실 벽 한쪽에는 선별진료소 인근 초등학교 학생이 보내온 편지가 붙어있다. 편지에는 '(의료진)여러분이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영웅입니다', '우리나라를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글씨가 또박또박 쓰여있다.



"검사 많이 받으러 오세요...파견직 마무리되면 남는 분들 걱정돼"


손씨와 정씨는 ‘영웅’이라는 말에는 과분하다며 손을 내저었다. 손씨는 "코로나 확산 초기부터 자원해 현장에 뛰어든 분들이 진정한 영웅"이라며 "직접 확진자를 치료하는 분들의 고생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고 했다.

정씨는 "검사관은 채취실 안에서 일하지만 강추위에 채취실이 아닌 밖에서 피검사자들을 안내하는 분들이 더 힘드시다"며 "그런 분들에게 영웅이란 말이 어울린다"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선별진료소 인력이 부족해 파견직으로 온 두 사람은 오는 24일엔 계약이 만료된다.

이들의 소망은 업무 강도가 더 높아지더라도 많은 시민들이 와서 검사를 받는 것이다. 코로나19를 빨리 종식시키는 지름길이라 생각해서다. 정씨는 "검사를 많이 받으러 왔으면 좋겠다"며 "확진자를 빨리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결국 해답이다. 아프더라도 조금만 참고 검사에 협조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손씨도 "조금이라도 의심 증상이 있으면 고민없이 선별진료소를 찾아달라"며 "선별진료소에 추가 인력이 필요 없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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