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조정 윤곽 나왔지만…'오후 9시' 완화는 불투명

[수원=뉴시스] 김종택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를 현행 1.5단계에서 2단계 격상을 하루 앞둔 23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한 음식점에서 주인이 '낮술환영' 안내문을 붙이고 있다. 24일 0시부터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상향 조정됨에 따라 카페는 영업시간과 관계없이 포장·배달만 허용되고 음식점은 저녁시간까지는 정상영업을 하되 오후 9시 이후로는 포장·배달만 가능하다. 2020.11.23. [email protected]

오는 18일부터 적용될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 방안이 오는 16일 발표된다. 현행 거리두기(수도권 2.5단계, 비수도권 2단계)를 연장하고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도 유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대신 생계곤란을 호소하는 소상공인·자영업자를 고려해 일부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집합금지 조치는 완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식당·술집에 대한 ‘오후 9시 영업제한’도 함께 완화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15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중대본 회의에서는 다음 주부터 적용할 거리두기 조정 방안이 집중 논의됐다.

정 총리는 “이번 주 들어 하루 평균 500명대로 줄었지만 3차 유행이 시작되기 전 하루 100명도 안되던 숫자와 비교하면 여전히 위기상황”이라며 "이번 방역대책이 3차 유행과의 싸움에서 최종적인 승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거리두기 조정안 발표를 앞두고 전국 17개 시도 지방자치단체와 각 부처 등의 의견을 취합해 막바지 조율작업을 진행 중이다. 거리두기 단계와 5인 모임 금지는 현행 유지에 공감대가 있지만, 오후 9시 제한 완화는 의견이 분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식당·술집 영업시간을 유연하게 늘려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전날 당정협의 때 ‘오후 9시가 아닌 오후 10시로 1시간 더 영업시간을 허용하자’는 의견을 일부 인사가 냈으나 공식적으로 논의되지는 않았다고 한다.

민주당 국난극복 K뉴딜위원회 방역본부장인 김성주 의원은 "논란이 되는 게 5인 이상 집합금지, 밤 9시 이후 영업금지"라며 "방역당국 판단은 그 조치가 지난 연말 피크(정점)를 찍었던 확진자 수 감소에 크게 기여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고민이 깊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대부분의 지자체들은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조치가 유지되길 바란다는 의견"이라며 "(오후 9시 영업제한 완화에 대해) 당에서는 유연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정도로 의견을 정리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오후 9시 영업제한 완화에 따른 코로나19(COVID-19) 확산 위험성이 높다고 보고 최대한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9시 이후 식당 문을 열게 하면 24시간 식당들은 숨통이 트일 것"이라면서도 "식당 영업에는 좋겠지만 술 마시고 많은 이가 왁자지껄하는 상황을 연출하면 감염 위험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했다.

천은미 이대 목동병원 교수도 "확진자 수가 늘어날 게 뻔하다"며 "9시 이후 집합금지 해제를 굉장히 반대한다. 밤 9시 이후면 술을 먹게 된다. 이는 (감염 우려가 높은) 클럽과 다름없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