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큰 입'의 긍정 발언에도 美증시 주춤한 이유는

머니투데이

김주동 기자

시장이 주목했던 두 사람이 기대했던 긍정적인 발언을 냈지만 미국증시는 소폭 하락했다. 시간외 거래에서도 약보합세를 보인다. 코로나19 관련한 어려운 현실이 수치로 부각되는 등 불안 요소도 눈에 들어온 날이다.

/사진=AFP

14일(현지시간) 뉴욕증시 3대 지수는 0.12~0.38% 하락 마감했다. 시간외 선물 거래에서도 약보합세를 나타낸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제롬 파월 의장은 이날 "당분간" 금리를 올리지 않겠다고 말했다. "경제가 아직 우리 목표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고도 했다. 최근 일부에서 증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 전망을 냈지만 덮은 것이다.

장 마감 후에는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예상대로 추가 경기부양책을 공개했다. 총 1조9000억달러(약 2100조원) 규모의 이 방안에는 1인당 150만원대의 추가 지원금, 연방정부 최저임금 7.25달러→15달러 등 개인 소비력을 늘릴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됐다.

증시가 기대했던 소식이 이어졌지만, 이날엔 그 반대되는 뉴스도 나왔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96만5000건으로 앞선 주보다 18만1000명 늘었다고 밝혔다. 5개월 만에 최다로 코로나19의 경제 여파가 여전함을 드러냈다.

존핸콕 투자운용의 투자전략 공동책임자 에밀리 롤랜드는 "민주당의 상원 장악으로 인한 추가 부양책에 대한 기대와, 회복에 시간이 걸릴 고용시장 사이에서 줄다리기가 벌어지고 있다"고 로이터에 설명했다.

다코타 웰스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로버트 파블릭은, S&P500 지수가 부양책 공개에 앞서 꾸준히 올랐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뉴스에 팔고 있다는 의견을 냈다.

부양책이 호재로 인식되지만 우려도 나온다. 호라이즌 인베스트먼트의 척 칼슨 CEO는 로이터에 "2조달러를 더 투입하는 것은 과잉살상이라는 인식이 있다"면서 인플레이션 문제를 지적했다.

최근 증시에 관심거리로 떠오른 국채금리는 이날 올라 악재로 작용했다.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1.13%로 전날보다 0.04%포인트 상승했다. 이날 대형 기술주들은 이자 부담 가중에 대한 우려로 약세를 보였다.

한편 뱅크오브아메리카 미국주식담당인 사비타 수브라마니안은 CNBC에서 정부의 추가 부양책은 기술주에서 경기순환주로 이동할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날 중소형주 지수인 '러셀 2000'은 2.1%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