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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 한파'에도 거리에서 잠드는 노동자들…"일하게 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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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1.17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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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 "직접고용 안바라, 고용승계만" 처우개선 외치며 단식, '복직투쟁' 도로옆 천막살이도

12일 서울 영등포구 LG트윈타워 앞에 고용승계를 요구하는 천막이 설치된 모습. © 뉴스1/이밝음 기자
12일 서울 영등포구 LG트윈타워 앞에 고용승계를 요구하는 천막이 설치된 모습. © 뉴스1/이밝음 기자
(서울=뉴스1) 정혜민 기자,이밝음 기자 = 북극발 '최강 한파'가 몰아치는 와중에도 노동자들은 자신의 목소리를 세상에 전하려 거리에 살고 있다.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8도였던 지난 12일, 야외 농성 중인 노동자들을 만났다. 이들은 누구나 들어봤을 법한 기업의 하도급업체에서 일한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들 "일하게 해달라"

서울 영등포구 LG트윈타워 앞. 이곳에 천막이 설치된 지 90일이 됐다. 며칠 전 내린 눈은 녹지 않고 천막 구석에 쌓였다.

임금보장과 노조인정을 요구하며 작년 10월부터 천막농성을 한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들은 12월16일 해고 통보를 받은 뒤 로비에서 28일째 농성 중이다. 한 번 건물을 나오면 다시 들어가지 못하게 막아 아예 숙식을 하는 것이다. 로비엔 청소노동자 20여명이 있었다.

LG트윈타워 건물 관리를 맡은 LG그룹 자회사가 청소 용역업체를 바꾸며 청소노동자 80여명은 지난해 12월31일자로 실직자가 됐다. 이들은 로비에서 '일하게 해달라'며 고용승계를 요구했다.

밤과 주말엔 건물에서 난방을 꺼 추위에 시달린다고 노조 관계자는 전했다. 최근 지속되는 혹한에 회사 측이 추가로 난방을 가동하기도 했다.

청소노동자가 쓰던 천막은 민주노총 상근 활동가들이 돌아가며 지킨다.

천막 안에서 만난 최다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조직부장은 "LG에서 직접 고용해달라는 것도 아니고 바뀐 용역회사가 고용을 승계하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12일 서울 용산구 서울역사 안에서 코레일네트웍스 직원들이 단식 농성 중이다. © 뉴스1/정혜민 기자
12일 서울 용산구 서울역사 안에서 코레일네트웍스 직원들이 단식 농성 중이다. © 뉴스1/정혜민 기자

◇코레일네트웍스 노동자들 "처우 개선해 줬으면"

서울역사에선 코레일의 자회사 코레일네트웍스 노동자 49명이 숙식하며 처우 개선과 고용 안정을 요구하고 있다. 이 중 4명은 4일째 단식 농성을 했다.

단식 농성 중인 철도노조 철도고객센터 지부장 조지현씨(50)는 춥지 않냐고 묻는 기자에게 "손에 핫팩 하나 쥐고 있으면 덜하다"면서 이불 안으로 들어오라고 손짓했다.

코레일네트웍스는 승차권 발매와 고객상담, 공항리무진 운전, KTX 특송, 주차관리 등의 업무를 한다. 노조에 따르면 소속 직원은 대부분 무기계약직으로 근속연수와 상관없이 항상 최저임금을 받았다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내건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정책에 따라 정규직 전환을 기대했으나 이들은 대상에서 제외됐다. 대신 처우 개선을 약속받았지만 이마저도 지켜지지 않았다고 한다.

이 회사에서 상담사로 17년 동안 일했다는 조씨는 "공공기관 노동자가 저임금, 최저임금을 받는다고 하면 사람들이 믿지 못하지만 그것이 현실"이라고 했다.

조씨는 "서울역 안에는 항상 불이 켜져 있고 안내방송이 나오고 청소를 하니까 어제도 잠을 거의 못 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단식 이틀째에는 죽을 것 같더니 이제는 좀 낫다"고 했다. 대전에서 올라온 그의 동료 둘은 조씨를 보고 "언니 어떻게 해"라며 안타까워했다.

12일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아시아나케이오 해고 노동자가 천막 농성 중이다. © 뉴스1/정혜민 기자
12일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아시아나케이오 해고 노동자가 천막 농성 중이다. © 뉴스1/정혜민 기자

◇아시아나케이오 노동자들 "부당해고 판정받았지만…"

중구 서울지방고용청 앞 아시아나케이오 노동자들 농성 천막은 차들이 오가는 도심 한가운데에 243일째 쳐져 있다.

해고노동자 박종근씨(53)가 홀로 천막을 지키고 있었다. 5명이 함께 농성하고 있지만 나머지는 외부에서 복직 활동을 하고 있다고 한다.

난로를 켜두긴 했지만 일산화탄소 중독을 막으려 천막 입구는 열어둔 터였다. 1인용 텐트와 전기장판이 있는 천막 안에서 박씨는 이불을 둘러쓰고 버티고 있었다.

아시아나케이오는 아시아나항공의 2차 하청업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이 지분 100%를 보유했다.

아시아나케이오는 아시아나 항공기 안을 청소하거나 승객 여행가방을 나르는 일을 한다. 박씨는 항공기 안 쓰레기를 모아 하치장으로 옮기는 일을 했다.

박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항공업이 타격을 입으며 자신을 비롯해 8명이 부당해고됐다고 했다. 회사가 제안한 희망퇴직이나 '무기한 무급휴직'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이유다.

노동위원회가 이를 부당해고로 판단하며 복직의 길은 열렸다. 복직하면 받은 실업급여를 국가에 돌려줘야 하지만, 회사가 해고 기간의 임금을 주지 않겠다는 입장이라 농성을 계속하게 됐다고 박씨는 설명했다.

박씨는 "추운 것도 힘들지만 도로 옆이라 차가 다녀 밤에 잠을 이루기 힘든 것이 더 어렵다"며 "공기가 탁해 아침에 일어나면 기침이 심하다"고 말했다.

그는 "노동법이 너무 사용자 편으로 돼 있다"며 "지방노동위원회,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승소했지만 5심까지 월급 한 푼 없이 견디라면 누가 견딜 수 있겠나. 이것이 노동자가 연대해야 하는 이유"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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