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장 입맛대로?' 농협이사 선거 출마자격 편법개정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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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뉴스1) 박영래 기자 = 전남의 한 지역농협이 이사 선출을 앞두고 선거 참여자격 규정을 임의로 개정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나주농협은 지난해 이사회 의결과 대의원 총회를 통해 '임원·대의원·조직장의 자격조건'을 담은 조합규약을 개정해 지난해 11월12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규약에 추가된 내용의 골자는 '소송 및 고소, 고발을 포함해 우리 농협에 손실을 끼치거나 명예를 훼손하고 신용을 잃게 한 자는 농협의 임원?대의원?조직장이 될 수 없다'는 조항을 삽입했다.

나주농협은 이 개정된 조항을 근거로 차기 임원(이사) 선거일정을 공고했다.

하지만 이 조항 개정이 상위법을 위반했다는 지적이 일부 조합원을 중심으로 제기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조합원들이 농협중앙회에 관련 내용을 질의한 결과 농협중앙회는 공문을 통해 '농협임원?대의원 자격요건에 관해 농협법령 및 지역농협 정관례에서 정한 사항 이외에는 농축협 이사회 등에서 추가로 정할 수 없다'고 회신했다.

농협중앙회는 '다만 조직장 자격요건은 농협법령 및 정관례에 정하고 있지 않으므로 해당 농협에서 자체적으로 결정할 사안'이라고 통보했다.

다시 말해 지역농협에서 임원이나 대의원의 자격요건을 임의로 바꾸는 것은 농협법령을 위반한 불법이라는 해석이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나주농협은 정관 개정이 아닌 규약 개정이라 문제가 될 게 없다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

나주농협 이모 전무는 "정관에 넣지 않고 규약에 추가한 내용"이라며 "자체적으로 내부규약을 개정한 것이라 문제가 될 건 없다"고 해명했다.

나주농협의 이같은 논리에 대해 일부 조합원들은 "농협 조합장이 입맛에 맞는 임원을 선출하기 위해 편법으로 규약을 개정해 선거를 치르려 한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나주농협 정관에서 이사회는 Δ조합원의 자격심사 및 가입승낙 Δ법정적립금의 사용 Δ차입금의 최고한도 Δ간부직원의 임면 Δ1억원 이상의 업무용 부동산의 취득과 처분 등을 의결하는 권한을 갖는다.

더욱이 29일 실시되는 임원선거를 앞두고 후보자 추천회의라는 제도도 처음으로 도입해 3개 지역별(전체 조합원수 1500여명) 대의원들의 회의를 통해 추천한 후보만이 본선거 후보자로 등록할 수 있도록 개악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 역시 후보자 추천회의에는 현 조합장의 입김이 작용할 수밖에 없어, 임원 출마 의사가 있더라도 후보자 추천회의를 통과하지 못하면 출마 자체가 막히는 전례없는 편법이 자행되고 있다고 비난했다.

나주농협 이모 조합원은 "과거에 없었던 후보자 추천회의라는 절차를 만들어 현 집행부와 노선을 달리하는 임원의 진출을 완전히 막아버리는 개악"이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이모 전무는 "특정지역에 이사가 쏠리는 현상을 막기 위해 3개 지역별로 후보자 추천회의를 열어 2명씩 고르게 추천할 수 있도록 한 조치"라며 "이 역시 문제될 건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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