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빈국은 단 25회만 받았다"…WHO 백신 '부익부 빈익빈' 비판

머니투데이

이지윤 기자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사진=[제네바=AP/뉴시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18일(현지시간) 고소득 국가의 코로나19 백신 사재기로 인해 "세계는 파멸적인 도덕적 실패 직전에 있다"고 비판했다.

미국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그는 이날 개막한 제148회 WHO 이사회에서 최소 49개의 고소득 국가가 지금까지 3900만회 분량 이상의 다양한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저소득 국가 중 한 곳은 2500만회 분량도, 2만5000회 분량도 아닌 단 25회 분량만 받았다"고 설명했다.

거브러여수스 총장은 백신 제약사도 지적했다. 대부분의 백신 제약사가 WHO에 데이터를 제출하기보다 수익을 위해 고소득 국가 규제당국의 승인을 우선시하는 점이 상황을 복잡하게 한다는 것.

그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세계는 백신 유통에 있어 파멸적인 도덕적 실패 직전에 있으며 이 실패의 대가는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국가에 사는 이들의 생명과 생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거브러여수스 총장은 변종 출현으로 백신의 공정한 분배가 더 중요해졌다면서 "고소득 국가의 젊고 건강한 성인이 의료진이나 저소득 국가의 노인보다 먼저 접종받는 것은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 듀크대 글로벌보건혁신센터에 따르면 캐나다는 인구의 5배 물량인 3억4200만회분의 백신을, 영국은 인구의 3배 물량인 3억5700만회분을 확보한 상태다. 인구 대비 2배 이상의 백신을 확보한 나라는 뉴질랜드, 호주, 칠레, 유럽연합(EU), 미국 등이다. 영국과 미국, 캐나다의 경우 지금까지 선구매한 코로나19 백신이 모두 승인될 경우 전체 인구의 4배 이상을 확보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