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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세]B학점 받은 K방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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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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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1.2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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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보는 세상]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우보세]B학점 받은 K방역
정부가 코로나19(COVID-19) 방역대응 평가에서 'B학점'을 받아들었다. 코로나19 국내 발생 1년을 맞아 머니투데이가 감염내과 교수 등 보건의료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다.

통상 B학점은 평가가 엇갈리는 애매한(?) 점수다. 주변에 C, D가 즐비한 상황이라면 만족스런 결과일 수 있고, 장학금을 기대한 경우라면 한숨 나오는 성적이다. 여론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는 듯하다. 해외 주요국가와 비교할 때 만족스런 결과라는 평가와 최상위권 국가 도약의 기회를 걷어찼다는 박한 평가가 공존한다. 2~3차 유행을 거치면서 온라인에선 진보와 보수의 진영 싸움으로 번진 상황이다.

코로나19 방역대응 평가는 방역정책에 전문가 집단의 다양한 목소리를 전달하자는 취지에서 진행됐다. 각자의 의견에는 차이가 있을지라도 다양성을 인정하고 합리적인 제안이 정책에 반영하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다. 또 과거의 판단에 대한 평가도 새로운 기준을 수립하는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판단도 가미됐다.

실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지금까지 우리가 경험해보지 못한 방역 난제를 던져줬다. 국내에 발생한지 1년이 된 지금, 바이러스의 공격을 막아낼 방패는 유행 초기와 별반 다르지 않다. 마스크 쓰기, 손씻기, 거리두기 정도다. 바이러스에 대한 정보도 많지 않다. 접촉하지 않으면 전파되지 않는다는 원칙이 사실상 전부다. 입문 단계인 '코로나 대응학개론'을 이제 막 뗀 수준이다.

그나마 해외에선 감염병에 가장 강력한 백신 접종을 장착했지만 기대했던 '게임 체인저'의 위상은 아직까지 드러나지 않는다. 가장 많은 백신을 확보한 미국은 접종률이 2%대에 그치고 있고, 가장 접종률이 높다는 이스라엘 조차도 국민 4명중 3명은 접종을 시작하지 못했다. 국내의 경우 다음달 접종을 개시한다 해도 집단면역이 형성되려면 연말까지 두고봐야 한다.

위태로운 지점은 또 있다. 전염력이 월등히 높은 변이바이러스가 영국을 시작으로 여러 국가에 퍼지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개발된 백신이나 치료제가 효과를 거둘지 확인되지 않았다. "코로나는 우리와 평생을 함께 할 수 있다"는 전망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 이유다.

희망은 국민에게 있다. 전문가들은 숱한 위기 속에서도 방역 울타리가 붕괴 위기를 넘어선 근간을 '성숙한 국민의식'에서 찾는다. 개인위생 관리와 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두기의 실천 등은 해외에서 찾기 힘든 국민행동이었다는 것이다.

한 예방의학과 전문의는 "감염병 확산을 억제하는 거의 유일한 수단이었던 사회적 거리두기가 효과를 발휘한 것은 국민의 참여가 절대적이었다"며 "방역대책 관련 정부 평가는 C학점을 줬지만 국민 평가였다면 A학점을 줬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올해 수강 예정인 '미시·거시 방역론'의 중요 화두는 '함께'가 될 전망이다. 방역수칙 준수, 경제적 고통분담 등이 함께해야 할 일이다. 특히 '뜨거운 감자' 백신접종은 국민적 참여 없이는 이루기 어렵다. 코로나19를 졸업하려면 단기간 많은 사람이 접종에 참여해야 한다. 면역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어서다. 집단면역 형성에 실패한다면 그만큼의 돈, 시간, 노력이 더 들게 된다.

설문에서 한 감염내과 교수는 "백신을 확보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짧은시간동안 많은 사람이 접종하느냐"라며 "접종 체계를 잘 갖춰 목표로 하는 (집단면역 형성에 필요한) 숫자를 달성하느냐가 성패의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장기적으로는 세번의 유행을 통해 드러난 위기상황에서의 문제점을 함께 해결해 나가야 한다. 공공의료 부족, 백신 수급 정책, K바이오 육성 등 지금부터 준비해야 제2의 코로나에 대비할 수 있다.

무엇보다 공공병원 확보는 시급한 문제다. 사망자가 1300명을 넘어선 배경엔 '9대 1'의 민간병상 대 공공병상 비율이 자리잡고 있다. 감염병처럼 민간이 투자하기 어려운 영역은 공공에서 책임지는 체계가 만들어져야 한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유행 때도 논의는 있었지만 어물쩍 넘어갔다. 국민여론 없이는 한발짝도 못나가는게 이 나라 정치다.

과제가 많다면 머리를 맞대야 한다. 국민을 규제 대상이 아니라 함께 문제를 풀어나가야 할 동반자로 인식할 때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올해 말 '방역 A학점'을 받으려면 국민과 함께여야만 가능하다.
건설부동산부 지영호 기자수첩용 사진 / 사진=지영호
건설부동산부 지영호 기자수첩용 사진 / 사진=지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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