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주 고점? 박현주 회장 "원래 혁신 기업은 PER 높아"

박현주 미래에셋 금융그룹 회장 /사진=머니투데이DB

유튜브 등장으로 화제가 된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이 배터리 투자에 관한 식견을 내비쳐 화제가 되고 있다. 전기차 시장의 높은 성장성을 감안하면 '세이프 벳(Safe Bet)', 즉 안전한 투자가 될 것이란 견해다.

박 회장은 지난주 자사 유튜브 채널에서 배터리주 밸류에이션 언급에 대해 "원래 혁신하는 기업은 PER(주가수익비율)이 높다"며 "혁신하는 기업의 PER은 계속 높았고 오히려 PER이 낮아지면서 주가가 안올랐다"고 말했다.


최근 LG화학 주가가 100만원을 돌파해 황제주 반열에 오르는 등 배터리 기업 전반이 주가 급등세를 보이자 고평가 우려도 제기됐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의 올해 예상 PER은 30~40배 수준이다. 단, 이는 중국의 CATL이 120배로 예상되는 것에 비하면 아직 낮다.

PER이란 주가를 주당 순이익으로 나눈 값이다. 한 주에 10만원 하는 주식이 1년에 주당 1만원의 이익을 낸다면 PER는 10배다.

이날 박 회장은 자신이 5년 전 '국내 고객이 아마존, 테슬라와 같은 기업들을 사게 하겠다'로 말했던 사실을 회고하며 "종목을 찍은 게 아니라 혁신을 이야기했던 것"이라며 "투자하는 혁신 기업에 투자하라고 이야기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박 회장은 현재 테슬라가 주도하고 이는 전기차 시장에 애플과 같은 IT 기업 진입 가능성이 나오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배터리가 (투자하기) 세이프(안전)할지 모른다"라며 "누가 됐든 배터리는 기본 요소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매년 출시되는 신차 기준 전기차의 침투율이 약 4%란 점을 감안할 때, 향후 침투율이 40%로 늘어난다고 가정하면 전기차 뿐 아니라 배터리 산업 역시 폭발적 성장세를 보일 것이란 설명이다. 미국에서 골드러시가 진행됐을 때 돈을 번 이들은 금을 캐러온 이들에게 숙박, 청바지, 채굴 도구를 판 사람들이라고도 부연했다.

박 회장은 그러면서도 "나는 주식을 타이밍 봐서 지금 사야 한다, 안 사야 한다를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며 "하고 싶은 이야기는 트렌드가 괜찮다는 것, 좋은 트렌드에 있는 산업은 경기에 많은 관련이 없다"고 덧붙였다.

박 회장은 고(故) 구본무 LG 회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구 전 회장이 계실 때 LG화학에서 배터리를 시작한 게 아닌가"라며 "대단한 선견지명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박 회장은 '국내 최초 해외운용법인 설립' '국내 최초 뮤추얼 펀드 출시' 등 '최초'란 수식어를 몰고 다니며 자산운용업계 살아있는 전설로 통한다. 좀처럼 매체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박 회장의 유튜브 등장은 업계 화제가 됐다.

20일 기준 해당 영상물의 조회수는 30만건을 넘겼다.

'확실히 자본시장에서 일가를 이룬 사람답게 질문도 핵심을 정확하게 짚어주니 명쾌하다' '각종 주식투자 유튜버분들이 긴장하실 분의 등장' '통찰력 키우기 최고' '사고의 유연함과 관록이 느껴지는 영상'이라는 평가들이 잇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