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변 "법무부 ‘부산구치소 정신질환자 사망’ 개선지침 공개하라"

법무부 전경. © 뉴스1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이 법무부에서 '부산구치소 정신질환 수감자 사망' 사건의 재발방지를 위해 마련한 개선 지침을 비공개한 것은 부당하다며 지난 18일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행정심판을 청구했다.

20일 민변은 보도자료를 통해 "개선 지침의 내용은 수용자들의 인권을 보장하기 위해 보호장비 사용을 제한·관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며 "비공개로 얻을 수 있는 교정업무상 이익이 있다고 하더라도, 지침이 공개됨으로써 보호되는 시민들의 알 권리 보장, 투명한 교정업무 운영 등의 이익이 훨씬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법무부는 '형의 집행 및 교정의 업무수행을 현저히 곤란하게 할 우려가 있다'며 지침을 공개하지 않지만, 어떤 이유에서 교정업무 수행을 곤란하게 하는지 전혀 증명하지 못하고있다"며 "교정시설의 보호장비는 자살, 자해 등의 우려가 큰 때 수갑, 보호대, 보호침대, 포승 등을 사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규율 위반에 따른 징벌 절차와는 달리 교도관이 소장에게 보고만 하면, 둘 이상을 함께 쓸수 있을 뿐아니라 최대 사용시간이 규정되어있지 않아 무기한 사용이 가능하다"며 "부산구치소 사건 이후 취침시간에는 보호장비를 해제하고, 16시간 초과사용도 제한하기로 했으나, 최대 사용시간 초과 후 교도관이 새로운 사용 사유가 발생했다고 핑계를 대면 1일 이상 연속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했다.

민변은 추후 장관이 특정 사안에 대해 개선을 지시할 경우 해당 지침을 법령으로 승격하도록 형집행법령을 개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5월 30대 신입 재소자 A씨는 부산구치소에 수감된 지 32시간여 만에 사망했다. A씨는 벌금 500만원을 내지 않아 노역장 유치명령을 받고 부산구치소에 입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구치소는 공황장애를 앓던 A씨가 이상행동을 보이자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에 따라 보호장구로 손발을 묶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A씨는 CCTV가 있는 보호실로 옮겨졌고 구치소 수감 이틀 만인 10일 의식을 잃은 채 발견돼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사망판정을 받았다.

같은해 7월 법무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조사 결과 정신질환자에 대한 당직 근무자 간 인계·계호 소홀, 야간·휴일 의료 처우 부재, 보호장비 사용 부적정 등 근본적인 문제점을 확인했다"며 "'정신질환 수용자 인권 증진을 위한 TF'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민변은 지난 10월13일 법무부에 "지난해 5월 이후 현재까지 산하 교정시설에 하달한 보호장비 관련 개선 지침(이 사건 개선지침)을 알려달라"며 정보공개청구를 했다.

같은달 22일 법무부는 "청구인이 정보공개를 요청한 사항은 보호장비의 사용시간(방법) 및 절차, 보호장비 착용자의 동정관찰 등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라며 "이를 공개할 경우 형의 집행 및 교정 업무수행을 현저히 곤란하게 할 우려가 있다"고 비공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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