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에 재갈" 美CDC, 바이든시대 '가짜뉴스 맞설것'

머니투데이

이지윤 기자

로셸 왈런스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차기 국장/사진=로이터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을 기점으로 변화를 약속했다.

19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바이든 당선인에 의해 차기 국장에 낙점된 로셸 왈런스키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내내 소외돼온 과학자의 목소리를 회복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미국의학협회저널(JAMA)과의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과학자가 사라졌다. 내 생각에 이들에게 재갈이 물려진 것 같다. 과학은 어디서도 들리지 않았다"고 자조했다.

그러면서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일류 기관인 CDC는 지난 4년 동안 아무에게도 환영받지 못했다. (팬데믹이 횡행한) 지난 1년 동안엔 더 그랬다"며 "나는 이를 바꿔야만 한다"고 말했다.

왈런스키는 특히 대중과의 소통을 일순위로 삼았다. 그는 "과학은 이제 소셜 미디어와 팟캐스트를 포함한 다양한 방식으로 전달된다"며 "우리는 소셜 미디어 계획을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소셜 미디어에서 백신에 대한 가짜뉴스가 퍼지고 있기에 CDC가 나서 "올바른 정보"를 알리겠다는 설명이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CDC는 종종 백악관의 압박으로 인해 지침을 수정하는 등 논란을 샀는데, 왈런스키는 "정치와 상관 없이 대중과 투명하게 소통하겠다. 즉시 변화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로버트 레드필드 CDC 국장을 포함한 미국의 최고 과학자 집단과 계속해서 충돌을 빚어왔다. 일례로 CDC는 지난해 2월 코로나19로 학교가 폐쇄될 수 있다고 경고한 이후 몇 달 동안 아무런 발언도 내놓지 않았는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을 화나게 했기 때문이라는 보도가 있었다.

또 CDC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5월 주정부에 교회 등 종교시설을 재개방하라고 압박하자 관련 지침을 수정했다. 재개방시 비누와 손소독제를 제공하고 마스크 착용을 권장하는 등의 내용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과 CDC의 메시지를 일치시키기 위해 지난해 자신의 측근이자 선거운동원이었던 마이클 카푸토를 CDC의 상위 기관인 보건복지부 수석대변인 자리에 임명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