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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과 트럼프의 마이웨이[광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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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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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1.22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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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워싱턴 의사당에서 부인 질 바이든 여사가 들고 있는 성경에 손을 얹고 존 로버츠 대법원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취임선서를 하고 있다.   ⓒ AFP=뉴스1
(워싱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워싱턴 의사당에서 부인 질 바이든 여사가 들고 있는 성경에 손을 얹고 존 로버츠 대법원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취임선서를 하고 있다. ⓒ AFP=뉴스1
하원에서 대통령이 탄핵됐다. 아직 상원 심판이 남았지만 대통령 임기는 단임으로 끝났다. 새로운 대통령 취임식에 탄핵 위협에 시달린 전임 대통령은 참석하지 않았다.

152년을 사이에 두고 판박이처럼 미국의 백악관 주인을 두고 비슷한 일이 벌어진 것이다. 1869년에는 앤드루 존슨(17대 대통령)과 율리시스 그랜트(18대)가 그랬고 2021년 1월20일(현지시간)에는 도널드 트럼프(45대)와 조 바이든(46대)에게 같은 일이 일어났다.

전임과 후임이 함께 하는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의 전통은 깨졌다. 게다가 핵무기 사용권한이 든 대통령의 핵가방도 문제였다. 핵가방은 취임식에 참석한 전임 대통령이 후임 대통령에게 전달하는게 관례인데 트럼프 대통령은 별도의 퇴임식에 핵가방을 들고간 것이다. 군은 바이든의 핵가방을 따로 준비해 임기 개시 시간에 맞춰 트럼프의 핵가방을 무효화했다. 민주주의의 교과서라 불리우던 미국의 오늘이다.

미국식 민주주의는 권력 분립의 원칙에 의거한 대통령제를 세계 최초로 시작한데다 대통령제를 채택한 나라들 중 지금까지 민주주의 체제가 무너지는 경험을 하지 않은 거의 유일한 국가라는 점에서도 모범으로 꼽혀왔다. 적어도 ‘미국 우선주의’를 내건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한 2017년 이전까지는 말이다.

자유분방한 성격의 트럼프 대통령은 독선적인 사업가와 토크쇼 진행자 기질을 기반으로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전면에 내세웠고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orrectness)과는 철저히 거리를 뒀다. 쇠락해가는 지역(러스트벨트)의 백인 저소득층 남성들과 복음주의 기독교인 등을 필두로 한 지지층의 이해를 구현하는데는 발벗고 나섰다.

주가가 뛰어오르고 적어도 코로나19(COVID-19) 이전까지 경제성장을 거듭했다던 미국의 실상은 사실 좀 달랐다. 미국 센서스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 이전에도 소득 격차(2019년)는 50년 이래 최고였다. 트럼프는 40만명의 코로나19 사망자를 떠올리지 않더라도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지 못했다. 미국의 이익을 위해 파리 기후변화협약을 탈퇴하고 국경과 이민 장벽을 높이고 유엔과 세계무역기구(WTO), 세계보건기구(WHO) 등 국제기구를 한결같이 멀리 했는데도 그랬다는 말도 된다.

물론 우리에게 특별했던 깜짝 행보도 있었다. 로켓맨 운운하며 최고지도자(김정은)을 자극했던 북한과 극적인 대화의 돌파구를 열었고 분단의 상징인 판문점에서 남북의 지도자와 함께 하는 장면도 연출한 것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그뿐이었고 남북과 북미는 다시 경색됐다.

취임식까지 불참한 트럼프 대통령의 자체 퇴임식에 깔린 음악은 ‘마이웨이’(My way) 였다. 트럼프의 정적이자 바이든 대통령의 가장 친한 벗으로 꼽히는 존 맥케인 전 상원의원의 장례식에도 깔렸던 음악이다. 미국은 묵묵히 때로는 요란스럽게 미국의 길을 가는 것이다. 앨런 브링클리 콜럼비아대 교수는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고 모방의 대상이 되는 동시에 가장 두려워하고 증오하는 나라”라고 했다.

트럼프가 물러났고 애용하던 트위터 계정도 정지된 만큼 원맨쇼에 가까운 그의 백악관 회견이나 트윗 세례를 볼 일은 없겠지만 그가 남긴 분노·분열의 정치를 피할 수는 없다. 하지만 미국 민주주의의 강점은 남북 전쟁, 대공황, 1 ~ 2차 대전, 9.11테러 뒤에도 보여준 강한 복원력이다. 미국민뿐 아니라 민주주의를 추구하는 전세계에 울림을 줬던 링컨의 게티즈버그 연설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치가 지상에서 사라지지 않도록 한다’는 구절이 부활될지 지켜볼 일이다.

그럼 트럼프가 물러나고 동맹을 중시하고 합리적이라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들어섰다고 주변국에 꽃길만이 열릴까. 물론 그렇지 않다.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가 남겨놓은 유산을 극복하기 위해서, 중국 견제라는 지상명제를 수행하기 위해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들에 적극적인 입장 표명을 요청할 가능성이 크다.

혈맹의 가치를 지키며 경제적 이익을 소홀히 할 수 없는 한국의 길도 물론 필수다. 마이웨이든 ‘같이 갑시다’(We go together 또는 Katchi Kapshida)든 그건 차순위 문제다.

배성민 문화부장 겸 국제부장 /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배성민 문화부장 겸 국제부장 /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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