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황 때문? '대일 무역적자' 다시 늘었다

머니투데이

김주동 기자

일본이 지난해 3년 만에 무역흑자를 기록했다. 한국에 대한 흑자액도 늘었다. 2019년에는 불매운동, 수출규제 등 영향으로 한국의 대일 무역적자가 줄어든 바 있다.

/사진=AFP

21일 일본 재무성(재무부)은 2020년 무역통계 속보치를 통해 지난해 6747억3300만엔의 흑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흑자를 낸 것은 3년 만이다.

수출은 68조4069억엔으로 11.1% 줄었고, 수입은 67조7320억엔으로 13.8% 감소했다.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여파로 거래가 위축된 가운데 일본의 주력 상품인 자동차 수출은 20% 감소했다. 중국 본토를 상대로는 2조3937억엔 무역적자(36.5%↓)를 봤지만, 미국에는 5조1859억엔 흑자(21.6%↓)를 냈다.

한국을 상대로도 흑자를 냈다. 폭이 늘었다. 일본이 한국에 수출한 금액은 4조7662억엔으로 5.5% 줄었고, 수입은 2조8378억엔으로 더 큰 폭인 12.1% 감소했다.

합산하면 1조9285억엔(20조4685억원) 무역흑자로 이는 2019년보다 6.2% 늘어난 것이다. 2019년에는 불매운동과 수출규제로 흑자폭이 19% 급감한 바 있다. 액수로는 16년 만에 최저였다.

항목별로 보면 눈에 띄는 부분이 있다. 한국은 승용차(37.2%↓), 자동차 부품(28.8%↓), 식료품(20.7%↓) 등 불매운동 관련한 일본산 제품 수입은 지난해에도 감소세를 보였다.

변화가 생긴 곳은 반도체 등 제조장치 부문으로 수입액이 53.5% 급증해 통계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2019년 이 부문은 수출규제, 불황 등으로 49.7% 급감했었는데 지난해 급반등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반도체 수요가 늘어난 점과, 일본산 부품·재료에 대한 의존도가 아직 높은 점이 배경으로 보인다.

한국의 대 일본 수출 항목에서는 석유류(26.7%↓), 철강(22.3%↓)의 감소가 컸다.

한편 이날 일본 재무성은 지난해 12월 무역통계도 공개했는데, 수출액이 2년 1개월 만에 전년 대비 증가(2%)했다고 밝혔다. 7510억엔 무역흑자로 6개월 연속 월 흑자를 기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