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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폐위기 LG폰,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LG출신이 지목한 3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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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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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1.22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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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병선 빅뱅엔젤스 대표. LG전자 MC전략기획팀과 KAIST SW대학원교수를 거쳐 엑셀러레이터인 빅뱅엔젤스를 창업했다./사진=황병선대표
황병선 빅뱅엔젤스 대표. LG전자 MC전략기획팀과 KAIST SW대학원교수를 거쳐 엑셀러레이터인 빅뱅엔젤스를 창업했다./사진=황병선대표
LG가 ‘애물단지’ 스마트폰 사업을 정리하는 수순에 돌입했다. 매각과 사업부 통폐합, 완전철수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나온다. 삼성전자와 함께 국내 휴대폰 시장을 양분하던 LG 휴대폰이 30년 역사에 종지부를 찍는 것이다. 그렇다면 LG전자 스마트폰은 어떻게 이 지경까지 됐을까.

LG전자 MC사업본부 전략기획팀 출신으로 KAIST 소프트웨어대학원 교수를 거쳐 빅뱅엔젤스를 창업한 황병선 대표는 "과거 '초콜릿폰' 성공에 취한 피처폰 마인드와 리더십의 부재, 전략적 연속성의 부족 등"을 꼬집었다. 빅뱅엔젤스는 레진코믹스, 집닥 등 유명 스타트업 80여곳에 초기투자한 중견 엑셀러레이터다.

21일 머니투데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황 대표는 LG전자 출신으로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스마트폰으로 전환 초기인 2011년 LG 스마트폰의 미래를 예견하고 나도 회사를 떠났다"고 했다. 당시에도 상황개선이 여의치 않았다는 판단이다.



① 스마트폰 시대인데 여전히 피처폰 마인드...G5, 윙도 그래서


애플이 2007년 iOS 기반의 아이폰을 출시하며 스마트폰 혁명을 일으킨 이후에도, LG전자 경영진들은 과거 샤인폰과 프라다, 초콜릿폰의 성공경험에 취해있었다. 더욱이 외부 컨설팅을 맹신해 "스마트폰은 찻잔속 태풍"이라고 시장을 오판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문제는 그것만이 아니었다.

황 대표는 2010년 스마트폰 전환 이후에도 지속된 피처폰(일반폰) 마인드를 꼬집었다. 황 대표는 "피처폰은 각종 아이디어나 디자인이 다른 수십개 모델을 단기에 개발해 이 중 몇개를 성공시키면 전체가 이익을 얻는 구조"라면서 "반면 스마트폰은 장기적 안목에서 플랫폼의 안정성과 서비스 지속성이 중요한데 이런 스마트폰 중심 구조로 조직을 전환하는데 너무 오래 걸렸다"고 지적했다. 경영진이 피처폰 성공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고 조직내 마인드 전환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의미다. 그는 "과거 모듈폰 G5나 최근 윙 같은 모델에서 여전히 기본기 보다는 뭔가 특이(Geek)한 것을 추구하는 피처폰식 마인드가 엿보인다"고 지적했다.
LG전자가 2016년 선보인 모듈형폰 G5 / 사진제공=LG전자
LG전자가 2016년 선보인 모듈형폰 G5 / 사진제공=LG전자


임원진의 잦은 교체로 인한 리더십 부재도 한몫했다. 황 대표는 "잘 안되면 사람 바꾸고 좀 있다 또 바꾸니 될 수가 없는 구조였다"면서 "위에선 단기성과가 나오기 바랬지만 안되면 변화를 가하는 악순환의 연속이었다"고 지적했다. 실제 MC사업본부장은 1~2년마다 바뀌었다. 2015년 이후 현재까지 조준호 사장, 황정환 부사장, 권봉석 사장, 이연모 부사장이 MC사업본부장을 거쳤다. 견디지 못한 핵심인력이 이탈하는 문제도 발생했다. 사업성과가 부진해 개발인력과 스텝을 타 사업부로 재배치하면서 1만명에 육박하던 MC사업부 인력은 3700여명으로 3분의 1토막이 났다.



② 잦은 본부장 교체에 흔들린 리더십 ③ 전략적 일관성도 부족


결과적으로 전략적 일관성이나 지속적인 투자도 이뤄지지 못했다. 윗선이 바뀌면 기존 프로젝트의 방향성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했고 오락가락 했다. 2010년 시작한 옵티머스 시리즈가 크게 성공하지 못하자 2013년 이를 버리고 G·V시리즈를 내놨다. 초기 반응이 좋았지만 이후 G4가 부진하자 만회하기위해 모듈형 스마트폰 G5를 내놨는데 배터리와 기기, 모듈간 단차 등 결함문제로 대실패했고 분기적자가 4000억원대로 불어났다. 지난해에는 다시 G·V를 버리고 다시 개별 브랜드로 돌아갔다. 지난 10년간 한결같이 갤럭시 시리즈를 유지해온 삼성, 애플 아이폰과 대조된다.

황 대표는 "LG가 카메라폰은 잘한다는 얘기가 나왔었는데 그것이라도 일관되게 하드웨어를 특화시키거나 서비스를 발전시켜야했는데 흐지부지됐다"면서 "음악 특화폰도 마찬가지고 찔러보다 접은게 너무 많고 이도저도 아닌 꼴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 과정에서 정작 스마트폰에 필요한 기본기는 소홀했다. 대표적인 게 사용자환경(UI/UX)와 SW 경쟁력이다. 삼성이 초기부터 대대적인 투자에 나섰던 분야이지만 LG는 이를 등한시했다. 두고두고 소비자들이 LG폰 선택을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황 대표는 "장기적 로드맵에따른 방향성과 일관적인 연구개발 투자가 없었고 매번 피처폰 개발하듯 했다"면서 "결국 리더십과 비전의 문제"라고 일갈했다.



스마트폰 사업 전가의 보도 아냐...수익못내고 시너지 안나면 정리해도 좋아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포기할 수 없다는 시각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전가의 보도는 아니라는 말이다.

황 대표는 "솔직히 향후 전략이 없으니 축소나 매각하는 것은 어쩔수 없는 선택 아니겠느냐"면서도 "일부에서 사물인터넷이나 AI 등과의 시너지 때문에 포기가 어렵다는 얘기를 하지만 이상적인 얘기로 현실적이지는 않다"고 잘라 말했다. 삼성 갤럭시폰이 잘 팔리는 게 TV나 냉장고 판매와 큰 상관관계가 없다는 것이다. LG전자 역시 마찬가지다. 물론 폐쇄적 생태계를 구축한 애플의 경우 아이폰 사용자가 워치와 맥북을 구입하는 시너지가 발생하는데 LG입장에서 이런 구조가 아니라면 스마트폰을 과감히 포기해도 큰 데미지는 없다는 의미다.
LG전자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LG 윙 / 사진제공=LG전자
LG전자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LG 윙 / 사진제공=LG전자

LG전자가 매각을 검토 중이지만 대상을 찾기 쉽지 않다는 의견도 피력했다. 황 대표는 "과거 6~7년 전이라면 구글이나 아마존 등 글로벌 기업들이 매력을 느꼈겠지만 현재 시장 포화에다 반드시 제조사를 사야할 필요가 있는 지도 의문"이라면서 "인도나 베트남 같은 내수기반이 있는 회사가 설비를 부분 인수하는 방안이나 글로벌 기업들이 지적재산권(IP)만 노릴 수도 있겠지만 LG가 이를 용인할 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그는 롤러블폰 개발에 대해서도 다소 비관적 입장이다. 그는 "중저가폰을 제조업자개발생산(ODM)으로 돌리고 일부 개발진만 남겨 하이앤드 전략폰을 개발한다는 것은 구조적으로 쉽지 않다"면서 "근본적으로 롤러블 디스플레이의 사이즈 만으로 특화하기 어렵고 심지어 관계사 LG디스플레이가 아닌 중국 기업 BOE 부품으로 만든다면 차별화가 가능할 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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