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속보
통합검색

공모주 청약 돈 더내라고? 균등배분의 그림자

머니투데이
  • 김도윤 기자
  • 카카오톡 공유하기
  • 카카오톡 나에게 전송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 문자
  • 2021.01.23 04:52
  • 글자크기조절
  • 의견 남기기
(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 방탄소년단(BTS)이 소속된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일반 공모 청약이 시작된 2020년 10월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영업점 앞으로 고객들이 지나가고 있다. 2020.10.5/뉴스1
(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 방탄소년단(BTS)이 소속된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일반 공모 청약이 시작된 2020년 10월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영업점 앞으로 고객들이 지나가고 있다. 2020.10.5/뉴스1
#씨앤투스성진은 IPO(기업공개) 기업 중 처음으로 공모주 개인 균등배정을 실시했다. 공모 청약에 4만7000여명이 참여했다. 청약 경쟁률은 674.04대 1. 청약 증거금은 3조4511억원이 모였다.


균등배정 도입 효과 있네


첫 균등배정 공모주에 비교적 많은 개인이 청약에 참여했지만 청약 증거금과 경쟁률은 최근 공모시장 활황을 고려하면 다소 낮게 보인다는 평가다.

균등배정이다보니 보다 낮은 금액 단위의 청약 신청이 늘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공모주 균등배정의 긍정적 측면이다.

소액 투자자가 최소한의 공모주를 확보하거나 비례 방식 때보다 많은 물량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물론 4만7000여명이 몰리다보니 체감 효과는 기대만큼 크지 않을 수 있다.

또 무조건 많이 받고 보겠다는 고액 자산가의 대규모 베팅이나 일부 개인의 공격적인 레버리지 투자도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소액 투자자의 공모주 접근성을 높이고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를 줄여 시장 안정화에 기여하겠다는 제도 변화의 취지가 잘 반영된 셈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공모주 투자를 주로 하는 고액자산가 고객 중 일부는 자기들 몫이 줄었다고 투덜대기도 한다"며 "하지만 소액 투자자 접근성이 높아진 만큼 긍정적 효과가 분명 있다"고 말했다.



필연적 미매각 가능성 "돈 더 내세요" 할 수도


이제 막 도입된 균등배정이지만 그림자도 있다.

특히 미매각(실권주) 발생 가능성이 우려된다. 국내 IPO 시장에선 통상적으로 청약 증거금률 50%가 적용된다. 100주를 청약하면 50주에 해당하는 금액만 증거금으로 낸다.

청약을 많이 신청한, 쉽게 말해 돈 많이 낸 비율대로 차등 지급하는 기존 방식에선 증거금률 50%가 문제되지 않는다. 경쟁률이 높아 내가 낸 증거금보다 많은 수량을 배정받을 확률이 매우 낮기 때문이다.

균등배정은 다르다.

균등배정 물량을 전체 청약 참여자에게 고르게 나눠줘야 한다. 예를 들어 모든 청약자에게 100주를 주기로 결정했다고 가정하자. 그럼 100주를 청약한 사람도 100주를 받는다. 이 투자자는 증거금률 50%에 맞춰 50주 가격만 냈다. 추가로 50주 가격을 더 지불해야 한다. 추가 납입이다.

추가 납입이 발생할 여지는 더 있다. 각 균등배정 수량이 100주라고 가정할 경우 기준에 미달하는 10~90주를 청약한 사람은 청약한 물량만큼 받는다. 이 투자자 몫이지만 배정하지 못한 잔여 주식도 다시 전체 청약 참여자에게 고루 나눠줘야 한다. 여기서도 추가 납입이 생긴다.

추가 납입은 청약자에게 당신이 배정받은 공모주 수량보다 미리 낸 증거금이 부족하니 돈을 더 내라는 의미다.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마다 내부 시스템이나 청약 배정 방식, 구조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균등배정에선 필연적으로 추가 납입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추가 납입이 필요한 고객에게 전화해서 고지하거나 해야 하는데, 추가 납입은 결국 미매각으로 이어질 개연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각 개인에게 균등배정하는 주식 수를 최소 단위로 설정해 추가 납입을 최소화 할 수 있지만, 개인 배정 전체 물량의 50% 이상을 의무적으로 균등배정으로 맞춰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다"며 "여러 IB 사이에서도 혼란스러운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공모주 청약 돈 더내라고? 균등배분의 그림자



실권주? 후진 공모주 아냐? 2차 피해 우려도


미매각이 발생하면 해당 공모주는 주관사가 떠안는다. 주관사는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해당 물량을 기관투자자에게 팔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미매각이 발생한 공모주에 대해 주관사가 실권주를 떠안았다, 받아줄 만한 기관을 찾는다 등 소문이 날 수 있다. 이 소문은 해당 공모주의 가치가 높지 않다는 왜곡된 신호를 시장 참여자에게 줄 수 있다.

신규 상장 뒤 주가 흐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공모주 청약에 참여한 개인투자자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또 개인 배정 물량에서 발생하는 미매각 공모주는 결국 주관사나 기관 몫이라는 점도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다. 개인 투자자에게 보다 많은 공모주를 주겠다는 제도 개선 취지와 일부 어긋나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증거금률 100% 상향 목소리도


공모주 추가 납입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증거금률을 100%로 올리자는 의견도 IB 일각에서 나온다.

균등배정 방식은 추가 납입으로 인한 미매각 우려가 있는 만큼 증거금률을 상향조정하자는 의견이다.

하지만 증거금률 상향조정은 공모주 투자에 참여하는 개인 투자자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어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특히 왜 공모주 투자하는 데 예전보다 2배의 돈을 내야 하는지에 대한 합리적인 설득 없인 저항에 부딪힐 가능성이 있다.

현재 IPO 시장에서 청약 증거금률을 50%로 강제하는 규제는 없다. 금융투자협회 '증권 인수업무 등에 관한 규정'에서 인수자가 청약 증거금을 담보로 제공할 수 없다 등 강제 사항이 있지만 증거금률에 대한 조항은 없다. 시장 자율인 셈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청약 증거금률과 관련해 구체적 규정은 없지만 당국의 입장도 반영해야 하고, IB가 임의적으로 증거금률을 높일 수 없는 게 현실"이라며 "금융투자협회 차원에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등 조치가 있으면 좋을 것 같지만 쉽지 않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증거금률은 금융투자협회 인수업무 규정에서 자율 규제하고 있는 부분"이라며 "현재 관행이 50%인데, 균등배분 방식으로 일부 추가 납입이 필요한 경우 증권사에서 개인 고객에게 따로 요청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증권업계에서도 어차피 돌려줘야 할 증거금을 무조건 많이 받는 데 조심스러운 분위기가 있을 것"이라며 "균등배정으로 일부 추가 납입이 발생하겠지만 각 증권사마다 시스템을 더 갖추고 노하우가 쌓이면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포퓰리즘 vs 개미사랑


금융당국의 공모주 개인 배정 물량 확대와 균등배정 방식 도입은 결국 개미(개인투자자) 마음을 대변한 조치다.

공모주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고액자산가에 유리한 기존 제도를 바꾸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동학개미'가 공모주 제도 변화까지 이끌어낸 셈이다.

특히 소액으로 공모주에 청약하는 개인 투자자 사이에선 분명히 반길 만한 제도 변화란 평가가 우세하다.

반면 공모 시장 현장 일각에선 포퓰리즘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공모주 인기가 높아지고, 1억원 내고 2주 받는 빅히트가 화제가 되고, 이후 주가 하락으로 피해를 본 개인 투자자의 목소리가 커지자 제도 개선으로 이어졌다"며 "추가 납입으로 인한 미매각 발생도 문제지만 앞으로 공모시장 투자 수요가 가라앉을 때가 더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향후 공모시장 분위기가 꺾이고 청약 경쟁률이 떨어지거나 참여가 저조하면 개인의 추가 납입 부담이 더 커질 것"이라며 "미매각 규모가 커질수록 발행사와 주관사에도 부담이 되고, 단기 출회 물량 증가 등으로 상장 뒤 주가 흐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은 시장 분위기가 좋아 경쟁률도 높고 주가 흐름도 견조하니 괜찮지만 향후 공모주 인기가 식으면 그때 가서 또 개인 투자자 위한다고 제도를 고칠 건지 궁금하다"며 "현장 의견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정책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동학개미군단' 봉기

베스트클릭

오늘의 꿀팁

  • 날씨
  • 건강쏙쏙

많이 본 뉴스

부동산 유튜브 정보채널 부릿지
부꾸미

포토 / 영상

머니투데이 SERV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