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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가 英 대표팀과 EPL에 미치는 영향 [이종성의 스포츠 문화&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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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성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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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1.22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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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0월 잉글랜드 대표팀 경기에 출전한 해리 케인(가운데·9번).  /AFPBBNews=뉴스1
2019년 10월 잉글랜드 대표팀 경기에 출전한 해리 케인(가운데·9번). /AFPBBNews=뉴스1
2016년에 벌어졌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당선과 영국의 브렉시트(EU 탈퇴)는 모두 신자유주의 시대 이후 경제적 또는 사회적으로 소외된 사람들의 분노가 반영된 예기치 못한 결과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가운데 영국의 브렉시트는 대도시와 중소도시 간의 정치성향 차이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이를 프로축구로 대비시켜 보면 프리미어리그(EPL) 소속 팀이 존재하는 도시에서는 약 70%의 시민이 브렉시트에 반대했지만, 잉글랜드 프로축구 3부, 4부리그 소속 팀이 있는 지역 주민의 75%는 브렉시트에 찬성표를 던졌다. 어쩌면 브렉시트는 값싼 노동력의 해외 이주민들에게 일자리를 뺏긴 중소도시 주민들의 선택이었던 셈이다.

2021년부터 영국 사회가 직면해야 할 브렉시트의 영향력에서 잉글랜드 프로축구 산업도 자유롭지 못하다. 기본적으로 브렉시트 이후 EU(유럽연합) 소속 국가 선수의 잉글랜드 프로축구 팀 이적은 까다로워졌다. 기존에는 EU 소속 국가 선수가 마치 영국 선수처럼 제한 없이 잉글랜드 팀으로 이적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아시아나 아프리카 국적의 선수들처럼 ‘외국인 신분’이 돼 제한을 받게 된다.

유럽 선수가 잉글랜드 프로 팀으로 이적하려면 그 선수가 뛰었던 해당 국가 대표팀이나 소속리그의 수준과 경기 출장 횟수 등을 종합한 점수를 통해 워크 퍼밋을 발급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외국인 선수가 워크 퍼밋을 받으려면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 50위 내에 포함돼 있는 해당 국가의 대표팀 경기에 2년 동안 70% 이상 출전해야 가능하다. 또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 1부 리그에서 활약한 경험이 있는 선수는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이렇게 되면 프리미어리그 팀으로 이적하려는 유럽 축구 강국 출신의 1급 선수들은 큰 문제가 없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리그 수준과 FIFA 랭킹이 낮은 유럽 국가에서 활약했던 선수는 워크 퍼밋을 받기 힘들다. 이들은 대부분 프리미어리그보다 하위리그로 이적할 가능성이 높은 선수들이다.

이 때문에 브렉시트 이후 잉글랜드 하위리그 팀은 준척급 유럽 선수 영입에 어려움을 겪게 될 가능성이 크다. 브렉시트를 주도한 주민들이 주로 거주하고 있는 지역에 위치한 잉글랜드 하위리그 축구 팀이 브렉시트의 부메랑을 맞게 됐다는 의미다.

물론 프리미어리그 클럽도 브렉시트 영향은 받게 된다. FIFA는 18세 미만 선수들의 해외 이적을 금지하고 있지만 예외적으로 EU 국가끼리는 이적을 허용해 왔다. 하지만 영국의 EU 탈퇴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클럽은 18세 미만 유럽 출신 선수의 이적을 더 이상 진행할 수 없다. 16세에 프리미어리그 팀과 계약을 맺은 폴 포그바(28·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같은 케이스는 이제 볼 수 없다.

EPL 맨유 폴 포그바(왼쪽)와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 /AFPBBNews=뉴스1
EPL 맨유 폴 포그바(왼쪽)와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 /AFPBBNews=뉴스1
이 때문에 프리미어리그 팀들은 다른 유럽 팀과의 제휴를 심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대표주자는 맨체스터 시티다. 맨체스터 시티의 구단주 만수르는 시티 풋볼 그룹(CFG)이라는 회사를 설립해 유럽은 물론 미국과 일본 팀의 지분확보를 통해 글로벌 축구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특히 시티 풋볼 그룹은 브렉시트 이후 지분을 가지고 있는 스페인, 프랑스, 벨기에의 하위리그 팀과의 긴밀한 협력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가능성 있는 18세 미만의 유럽 출신 선수를 먼저 프랑스, 벨기에 팀에 이적시켜 경험을 축적시킨 뒤에 그 중 기량이 뛰어난 선수를 18세 이후에 맨체스터 시티로 데려오겠다는 포석이다.

레스터 시티나 셰필드 유나이티드도 마찬가지다. 이 두 팀은 각각 구단주가 지분을 가지고 있는 벨기에 클럽들과 함께 유럽 선수 이적 전략에 대해 공조체제를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 지역 팀의 지분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전통적으로 선수 이적과 관련해 특정 유럽 팀과 협력해 왔던 프리미어리그 팀들도 이와 유사한 전략을 세울 가능성이 크다.

브렉시트가 유럽 선수 이적과 관련해 잉글랜드 프로축구 전반에 걸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잉글랜드 축구 대표팀에는 도움이 될 전망이다. 프리미어리그 팀은 21세 이하의 외국 선수를 팀당 6명으로 제한해야 해서 상대적으로 과거에 비해 젊은 잉글랜드 선수들이 뛸 기회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FA(잉글랜드 축구협회)는 잉글랜드 축구의 젊은 유망주들이 최상위 리그인 프리미어리그에서 더 많은 경험을 쌓게 되면 대표팀의 전력상승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966년 월드컵을 마지막으로 월드컵 우승을 차지하지 못한 잉글랜드 축구 입장에서는 희소식임에는 분명하다.

일반적으로 브렉시트 이후에는 영국 최고의 소프트 파워로 평가되는 프리미어리그의 국제적 위상은 다소 낮아지고 잉글랜드 축구 대표팀의 경기력은 점차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예측에 불과하다. 분명한 것은 브렉시트가 잉글랜드 축구 산업에 미칠 효과와 성적이라는 측면에서 당분간 유럽 축구를 보는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됐다는 점이다.

이종성 교수.
이종성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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