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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익공유' 공감에 반대한다[오동희의 思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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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동희 산업1부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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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1.25 0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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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공감에 반대한다.”

공감을 무기로 한 ‘코로나19 이익공유제’의 적절성에 대해 말들이 많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많은 이익을 얻은 기업이 어려움을 겪는 영세 중소 상공인들을 ‘선의’로 도와주자는 게 여당 대표가 말한 이 제도 추진의 취지다.

‘어려움을 겪는 사람을 돕자’는 것은 인간의 도덕감정에 비추어 매우 타당하다. 또 어려운 이에게 동정과 연민의 감정으로 선의를 베푸는 것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다.

문제는 그 방식이다. 공감을 무기로 선의의 이름을 빌어 기업에 사실상 강제하는 정책은 바람직하지 않다.

'공감에 반대한다'는 강연으로 유명한 폴 블룸 예일대 심리학과 교수는 자신의 저서 ‘공감의 배신’에서 “잘못된(지나친) 공감은 사실을 왜곡하고, 폭력을 조장할 우려가 있다”며 공감을 기반으로 한 정책추진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측은지심(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강해지면서 시비지심(옳고 그름을 따지는 마음)을 잃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그의 주장에 동의한다. 감정에 휩싸인 공감이 아니라 이성적 판단과 사실관계에 입각한 공감만이 진정으로 사회를 더 좋은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

이익공유제의 경우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돕기 위해 자신들의 주머니를 털지 않는 한 ‘돈을 많이 번’ 앱배달 업체나 언택트 비즈니스 업체들의 수익을 나눠주자는데 반대할 이는 별로 없다.

이런 측은지심을 기반으로 한 코로나19 이익공유제 추진에는 두 가지 문제가 있다.

우선 ‘번 자와 못 번 자’의 대립구도를 형성해 논점을 흐린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문제의 본질을 정확히 파악하기 힘들게 한다.

영세 자영업자들이 어려워진 것은 전대미문의 코로나19라는 역병의 재앙 때문이다. 자연재해의 해결은 결국 정부 재정에 기반한 구휼이다. 과거 역병이 돌거나 흉년이 들면 나라 창고의 곡식을 풀어 도운 것이 이런 이유다.

그런데 이익공유제라는 이름은 ‘원래 나눠야 할 이익을 한쪽이 편취했다’는 뉘앙스가 강하다. 누구는 코로나 때문에 어려웠는데, 누구는 코로나 때문에 벌었다는 전형적인 대립구조다.

“니들이 많이 벌었으니 좀 나누면 되는 것 아니냐”는 감정적 골을 만든다. 원인과 결과를 정확히 파악해야 하는데 이를 가로막는 게 이 정책의 첫 번째 문제다.

두 번째는 이처럼 대립구도를 만듦으로써 정작 책임을 져야 하는 대상은 빠지고, ‘비난과 저주’의 화살이 다른 방향으로 날아간다는 점이다.

코로나19로 어려워진 사람들의 원망과 비난의 화살 방향이 ‘선의를 베풀지 않는 기업’으로 돌아가는 문제가 있다. 대표적인 편가르기의 형태이자, 공감의 방향이 잘못 흐를 때 나타나는 폭력성의 모습이다. 이익공유에 나서지 않는 기업은 선의가 없는 것이고, ‘탐욕스러운 존재’라는 낙인이 찍힌다.

기업은 열심히 혁신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고, 여기서 나오는 수익 중 법에 정한 만큼의 세금을 냄으로써 자신들의 역할을 충실히 하면 된다. 그 나머지는 정부의 몫이다.

‘코로나19 이익공유제’는 정부의 역할을 기업이 대신하라는 데 지나지 않는다. 국가는 이런 선의가 아니라 법의 테두리 위에서 운영돼야 한다. 돈이 부족하면 세종대로의 인도를 넓히고 그 자리에 나무를 심을 돈이라도 줄여 우선 자영업자를 돕고 시급하지 않은 지출을 줄여서라도 중앙 정부와 지자체가 해야 할 몫을 해야 한다.

그래도 부족하면 법을 통해 세금을 더 걷고, 그 정책에 대해 국민으로부터 심판을 받으면 된다. ‘이익공유제’라는 이름으로 이를 기업에 미루는 것은 잘못이다. 정부가 모든 방법을 동원해 해결책을 찾는데도 부족해 끝끝내 두 손을 들 때 그때 'IMF 시절 금 모으기'와 같은 공동체 전체의 선의가 필요한 것이다.



오동희 산업1부 선임기자(부국장)
오동희 산업1부 선임기자(부국장)



  • 오동희
    오동희 hunter@mt.co.kr

    '기자의 생명은 현장에 있다' 머니투데이 산업1부 선임기자(부국장)입니다. 추천도서 John Rawls의 'A Theory of Just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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