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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기 위해 투잡·쓰리잡까지"…뿔난 여행사, 거리로 나온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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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승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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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1.25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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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중소·영세 여행사 단체들 국회 기자회견…"생계 위기까지 몰렸는데 정부는 뒷전, 생존권 보장해달라"

우리여행협동조합 소속 관계자들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여행업계의 생존권 보장을 위한 운영자금 지원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우리여행협동조합 소속 관계자들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여행업계의 생존권 보장을 위한 운영자금 지원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울지 않는 아이 젖 주지 않는다'는 속담이 사실인 듯합니다. 1년 넘게 매출이 제로(0)인데 오죽 답답하면 이 자리에 나왔겠습니까."

"여행사를 함께 운영 중인 남편은 쿠팡플렉스에 뛰어들었고 저도 투잡, 쓰리잡을 하며 겨우 버티고 있어요. 모두가 힘든 상황인데 카페나 다른 자영업자들의 목소리는 들어주고 여행업계는 뒷전인 것 같아 뭐라도 하자는 심정으로 나왔습니다."

코로나19(COVID-19) 존폐기로 몰린 국내 중소·영세 여행업계도 생존권 보장을 요구하며 집단행동에 나섰다. 코로나 사태로 사실상 '집합불가' 업종이 되며 가장 큰 피해를 입었는데도, 헬스장·카페·노래방 등 다른 자영업자들과 달리 재난지원금 등 각종 정부 정책에서 소외받고 있다는 불만에서다. 여행사 사장들은 여행산업 생태계 유지를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촉구했다.

중소·영세 여행사로 구성된 우리여행협동조합·중소여행협력단·한국공정여행업협회는 25일 오전 서울 국회 앞에서 여행업 생존권 보장을 위한 기자회견을 열고 여행업 회복을 위한 규제 완화와 여행업 종사자에 대한 정부의 생계지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날 집회는 부산·광주권 지역 여행사들이 모인 부산광역시여행업생존 비상대책위원회, 광주광역시 여행업비상대책협의회도 참여해 부산시청과 광주시의회에서도 동시에 진행됐다.
우리여행협동조합 소속 관계자들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여행업계의 생존권 보장을 위한 운영자금 지원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우리여행협동조합 소속 관계자들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여행업계의 생존권 보장을 위한 운영자금 지원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권병관 우리여행협동조합 이사장은 "국민 모두가 어려운 상황이라 여행업계도 정부의 방역지침에 적극 협력하며 모진 시간을 감내해왔지만 더 이상 버티기엔 임계점에 도달했다"며 "생계터전을 잃은 100만여 명의 여행업종사자와 가족들의 생존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밝혔다.

집회 주최측은 △해외 입국자 자가격리 기간 축소 및 해당 규제에 따른 손실 보상 지원 △트래블 버블 조속 시행 추진 △고용유지 차원이 아닌 회사 유지를 위한 대책 마련 △관광개발기금 무담보 신용대출 확대 및 대출조건 완화 시행 △코로나19 종식 이후 여행 재개까지 여행업 고용유지지원 특별업종 지정 연장 △각종 세금납부 유예 및 감면정책 시행 △여행인솔자 등 여행업종사자와 가족에 대한 생존권 보장 등을 요구했다.


중소여행사 단체행동, 왜 거리로 나왔나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하나투어 대리점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고 있다. /사진=뉴스1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하나투어 대리점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고 있다. /사진=뉴스1
이번 집회는 중소·영세 여행업계의 첫 단체행동이다.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지 1년이 넘어가는 시점에서 더 이상 버틸 여력이 없다고 판단, 거리로 나왔단 설명이다. 기존 여행업 위기가 하나투어·모두투어 등 대형여행사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여행업 생태계의 기반인 소규모 여행사들이 소외되고 있단 불안감도 작용했다.

특히 정부의 소극적인 지원이 집단행동의 불을 지폈다. 새해 들어 지급된 정부의 3차 재난지원금 지원 대상에 여행업이 집합금지·제한 업종에 포함되지 않는 등 목소리가 작은 여행사들을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여행업계에 따르면 카페 등 다른 업종 소상공인이 200~300만원의 지원금을 받을 때, 중소·영세 여행사들은 정부 방역조치 강화에 따른 집합금지·영업제한 업종에 포함되지 않으면서 100만원을 지급받는 데 그쳤다.

김봉수 중소여행협력단 부단장은 "여행업은 지난 1년간 자가격리, 여행자제 권고로 강제영업정지 상태인데도 집합금지 업종이 아니란 이유로 100만원 지원한 게 전부였다"며 "다른 자영업자보다 힘든 업종이 1년간 매출이 '제로(0)'인 여행사로 현재 사업주들은 임대보증금을 다 까먹고 신용불량자가 되기 직전인 상태에서 대리운전, 공공근로, 택비, 건설현장에서 알바하며 가족 생계와 회사를 유지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번 집회를 후원한 소상공인연합회도 벼랑 끝에 몰린 영세 여행사를 거들었다. 권혁환 소공연 총무위원장은 "모든 소상공인이 어렵지만 여행사들은 힘듦을 넘어 생존권마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정부가 핀셋 지원책을 마련해줘야 살아남을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6월 여행사 사무실이 유급, 무급휴직으로 텅 빈 모습. /사진=뉴시스
지난해 6월 여행사 사무실이 유급, 무급휴직으로 텅 빈 모습. /사진=뉴시스
현재 여행사 사정은 심각하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장기화로 글로벌 여행교류가 막히며 지난해 여행업 피해만 10조원을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나금융연구소 발표에 따르면 국내 230여개 업종 중 코로나19로 매출 감소가 가장 큰 업종이 여행사로 나타났다. 고용유지지원금을 받곤 있지만, 매출 자체가 발생하지 않는 상황에서 사업주들이 고용지원금의 10%와 4대보험을 보전해야하고 임대료까지 겹쳐 생계유지도 어렵다.

서울 강동구의 한 소규모 여행사 대표는 "유급휴직 중인 직원 임금과 각종 임대료 등 제반비용만 한 달에 500만원이 넘는다"며 "임대료도 6개월 가량 밀린 상황에서 쿠팡 플렉스 아르바이트 등으로 생계를 꾸려 나가고 있는데 얼마나 더 이 상황이 지속될 지 알 수 없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중소·영세 여행사들이 집단행동에 나서면서 정치권에서도 귀를 기울이는 모양새다. 이날 집회 현장을 찾은 김승수 국민의힘(대구 북구 을) 의원은 "여행사는 다른 업종에 비해 정부 지원이 미미한 수준이었다"며 "폐업은 막고 사업은 유지해 코로나 이후 여행산업이 재도약할 수 있도록 정부의 후속 대책 마련을 촉구하며 신임 문체부 장관에게도 업계 이야기가 전달될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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