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손실보상은 올해 피해부터…文 "재정 감당 범위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보건복지부·식품의약품안전처·질병관리청 2021년 업무보고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1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코로나19(COVID-19) 자영업자 손실보상법 법제화와 관련, 지난해 손실분까지 소급적용은 하지 않고 올해부터 발생하는 손해에 대해 보상을 시작하는 것으로 큰 틀의 합의를 이뤘다.


가축방역 살처분 보상제를 준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재정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언급해 구체적인 제도화 과정에서 재정 상황이 고려될 전망이다.

25일 정부와 여당에 따르면 당정은 코로나19 방역 행정명령시 발생한 자영업자 피해를 보상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손실보상법 입법화에 합의했다. 3차 맞춤형 피해지원 대책(재난지원금)이 현재 지급 중인 상황을 감안, 향후 4차 유행과 그에 따른 집합제한·금지 등 행정명령에 따른 피해부터 적용한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손실보상법 법제화를 주문하고, 여당이 손실보상법 등 상생연대 3법 추진을 공식화한데 따라 정치권과 정부가 의견차를 좁힌 것이다. 기획재정부도 제도화에 원칙적으로는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3차 코로나19 유행까지의 손실을 보상하지 않기로 한 것은 이미 올해 본 예산으로 9조3000억원대 재난지원금을 마련해 지급하고 있는 만큼 중복 지원을 피하기 위함이다.


손실보상법은 가축 긴급방역에 따른 축산농가 피해에 대한 보상과 유사한 방식을 취할 전망이다. 현행 가축전염병 예방법은 구제역 등 가축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살처분 등 행정명령을 할 수도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시행령 등 하위 법령 기준에 따라 손실을 보상하도록 한다.

당정은 코로나19 방역 행정명령에 근거가 되는 감염병 예방법을 고쳐 보상 근거을 마련하고 세부 보상기준은 하위 법령으로 규정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보상 대상인 자영업 종류와 행정명령 수위, 매출액 감소 등 기준을 정하고 손실보상액을 책정하는 방식이다.

손실 규모에 대해서는 당정이 논의를 이어가야 한다. 재원은 남은 목적예비비를 우선 사용하고 부족 시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올해 본 예산에 편성한 목적예비비는 8조6000원으로 이 중 4조8000억원을 3차 재난지원금에 사용했다. 코로나 백신확보 예산 등을 제외하면 3조원 안팎이 남는다.

이와 관련,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보건복지부 등의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정부의 방역조치에 따라 영업이 제한되거나 금지되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 대해 재정이 감당할 수 있는 일정 범위에서 손실보상을 제도화할 수 있는 방안을 중소벤처기업부 등 관련부처와 당정이 함께 검토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발의한 법안에 따른 손실보상 보상 추산 규모는 4개월 기준 최대 98조8000억원(민병덕 의원안)에 달하지만 보상 대상은 극히 제한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