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이후 최악 성장률 '-1.0%'…"회복 빠르지도 않다"

코로나19 충격을 받은 한국 경제가 지난해 -1.0% 역성장하면서 1998년 외환위기 이후 22년만의 역성장을 기록했다. 4분기 수출과 건설투자가 증가하면서 기존 전망치(-1.1%)보다는 감소세가 낮았지만 퇴보를 피할 수는 없었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4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GDP)'속보치에 따르면 지난해 실질 GDP성장률은 -1.0%로 나타났다. 2019년(2.0%)대비 3.0%포인트 하락한 규모다. 1998년 외환위기(-5.1%) 이후 첫 역성장으로 1980년(-1.6%)을 포함하면 역대 세 번째 역성장이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금융위기 타격을 받았던 2008년 4분기부터 2009년 3분기까지 1년동안 전년대비 -1%를 기록했다"며 "코로나19 충격은 그 때만큼의 충격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 중국(6%→2.3%, 3.7%포인트)보다도 충격이 작다"며 "다른나라들은 성장률 하락 폭이 5~7%포인트는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간소비 '-5.0%' 위축…정부지원도 역부족지난해 GDP는 1·2분기 급격히 위축된 뒤 3·4분기 완만하게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3분기(2.1%), 4분기(1.1%) 회복세는 1분기(-1.3%), 2분기(-3.2%)의 감소세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특히 4분기에는 3차 유행이 발생하면서 회복세가 다시 약화됐다.

민간소비분야가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민간소비 부문은 전년대비 -5.0%를 기록했다. 2019년 4분기를 기준으로 2020년 1분기 94%까지 급감했고 소폭 회복세를 보이다 4분기에는 3차유행으로 93%까지 떨어졌다.


정부가 소비를 5.0% 늘리면서 민간을 지원했지만 성장률 하락을 막기는 역부족이었다. 연간 성장기여도는 민간이 2.0%포인트, 정부가 1.0%포인트를 기록했다. 박 국장은 "경기가 급격히 안좋아지는 상황에서 민간소비가 위축되는 상황에서 정부가 역할을 했다"며 "다른 나라에서도 정부가 민간위축을 지원했다"고 말했다.

하반기 반짝 성장했던 보였던 수출도 연간으로는 -2.5% 성장률을 보였다. 2분기 글로벌 팬데믹으로 인한 셧다운 등으로 인한 -16.1%의 충격을 기록하면서다. 다만 3분기(16.0%), 4분기(5.2%) 등으로 회복하면서 연간성장률을 당초전망보다는 끌어올렸다.
"아직 코로나 이전으로 회복되지 않았다"3·4분기 선방으로 성장률이 당초 전망치를 상회했지만 한은은 우리경제가 본격적으로 회복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2020년 4분기 GDP가 코로나 직전인 2019년 4분기 대비 99%규모로 아직 이전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회복세를 낙관하기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박 국장은 "국내 잠재성장률이 2% 초반이므로 그보다 높아져야 경제가 회복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며 "회복속도가 빠르다고 보기는 어렵고 코로나19 진정상황도 아니므로 그런 표현은 조심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