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속보
통합검색

수소가 환경부-산업부 다툴 문제인가[우보세]

머니투데이
  • 세종=민동훈 기자
  • 카카오톡 공유하기
  • 카카오톡 나에게 전송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 문자
  • 2021.01.28 05:00
  • 글자크기조절
  • 의견 남기기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정부의 방역조치에 따라 영업이 제한되거나 금지되는 소상공인 자영업자에 대한 손실보상을 제도화할 수 있는 방안을 '중소벤처기업부' 등 관련부처가 당정과 함께 검토해주길 바란다."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손실보상제 주무부처로 기획재정부가 아닌 중기부를 지목했다. 그동안 정부 재정이 많이 필요한 사업 등을 언급할 땐 기재부에 당부해 왔다는 점을 두고, 일각에선 '기재부 패싱' '홍남기 패싱'을 얘기한다.

과연 그럴까. 기재부는 예산과 세제를 바탕으로 국가 경제를 전반을 콘트롤한다. 돈줄을 쥐고 있으니 기재부가 모든 걸 다 할 수 있다고 여기는 경우가 종종있다. 기재부 예산실은 돈을 뿌리는 곳이 아니다. 각 부처가 올린 예산을 삭감하는데 이골이 난 집단이다. 세제실은 말할 필요도 없다. 기재부는 규제부처다.

이러한 규제부처에 특정 분야의 진흥을 요구하는 건 애초에 달성하기 힘든 미션이다. 정책조정 기능을 통해 진흥 역할도 하지만 이는 담당부처의 정책을 한데 모아 힘을 실어주는데 방점이 찍힌다. 물론 경제의 큰그림을 그리는 역할을 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진흥 분야의 진짜 선수는 산업통상자원부, 중기부, 과학기술정통부, 건설교통부 등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문 대통령이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사정을 가장 잘 아는 중기부를 손실보상제 주무부처로 선택한 것은 탁월한 통찰력의 산물이다.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수소연료전지차 '넥쏘(Nexo)'를 생산하는 나라다. 수소경제에 있어서 만큼은 '퍼스트 무버(선도자)'로 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고 있다. 그런데 수소경제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수소충전소 등 관련 인프라 구축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수소충전소 숫자는 70개에 불과하다. 당초에 목표로 했던 167기의 절반에도 못미친다.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소차가 운행하는 국가다. 그런데 국내 수소충전소 숫자는 일본의 3분의 1수준에 그친다.

현장에서는 환경부의 '선규제' 마인드를 더딘 인프라 구축 속도의 원인으로 지목한다. 현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환경부가 충전소 보급의 주 업무를 맡다보니 인프라 사업에 자꾸 제동이 걸린다는 불만이다. 혹자는 환경부를 두고 '사업을 만들어 가는' 감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내린다. 조금이라도 규제의 틀에서 벗어나면 움직이지 않으려 한다. 같은 규제를 두고도 '어떻게든 사업을 만들어가는 걸' 덕목으로 생각하는 산업부와는 애초에 결이 다르다는 평가다.

산업부가 규제의 빈틈을 노리는 공격수라면 환경부는 그 틈을 메우는데 최적화된 수비수다. 지금까지 정부는 친환경차 보급 확대에 있어서 만큼은 환경부에 공격수 역할을 맡겼다.

축구에서도 최후방 수비수가 최전방까지 달려가 골을 넣으려다 보면 공수 밸런스가 흐트러지고 수비에 균열이 생긴다. 공격력이 시원치 않아지는 것은 물론이다. 미식축구는 철저한 분업화로 효율을 극대화한다. 아예 공격과 수비 교대시 선수 전원을 교체한다. 각자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해야 승리를 쟁취할 수 있다.

#산업부는 진흥시책을 통해 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데, 환경부는 규제를 통해 산업이 제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하는데 특화돼 있다. 친환경차 육성이라는 정책목표 달성을 위해선 현재의 기형적으로 나눠져 있는 정책기능을 시급히 재조정해야 한다.

이제 곧 산업부에 에너지분야를 전담할 2차관 자리가 새로 생긴다. 탄소중립과 그린뉴딜, 수소경제 등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 정책을 차질없이 이행하는 것이 신설 2차관의 임무다. 대대적인 조직 확대, 개편도 병행될 것으로 보인다. 즉 정부 내 정책기능 재조정의 적기가 찾아온 것이다.

이번 기회에 임시조직인 신재생에너지추진의 정규조직화 등 부처내 역할조정은 물론, 환경부나 국토부 등에 흩어져 있는 친환경차 보급과 관련 인프라 구축 정책기능까지 산업부로 가져오는 것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

기업의 생리는 정부 부처중에 산업부가 가장 잘 안다. 기업에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어떤 규제를 풀어야 하고 어느 정도의 지원이 필요한지를 판단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제 다시 대통령의 시간이다. 수소경제, 그린뉴딜, 탄소중립이라는 큰 틀의 전략을 세웠으니 세부 전술을 가장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부처가 어디인지 다시한번 들여다 보시라.

수소가 환경부-산업부 다툴 문제인가[우보세]



칼럼목록

종료된칼럼

베스트클릭

오늘의 꿀팁

  • 날씨
  • 건강쏙쏙

많이 본 뉴스

머니투데이 페이스북 퀴즈 이벤트
부꾸미

포토 / 영상

머니투데이 SERV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