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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만원 들고 시작한 개미 "7년만에 아파트 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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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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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1.28 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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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를 만나다②]20년차 직장인 개인투자자 박민수씨

[편집자주] 2020년은 '동학개미'의 해였다. 코스피가 1400대까지 추락하자 매수에 나선 개미 투자자들이 사실상 지수를 끌어올렸고, 이같은 상승 에너지 속에서 코스피는 멀게만 보였던 3000을 돌파했다. 개미는 더 이상 외국인과 기관의 힘에 눌리는 약자가 아니다. 대통령을 비롯해 정치권이 적극적으로 움직일 정도로 위상이 높아진 개미. 나의 가족, 친구, 동료, 나 자신 모두 개미이거나 미래의 개미다. 다양한 얼굴의 개미를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20일 박민수씨가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20일 박민수씨가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2020년과 올해초 동학개미운동 속 수많은 '슈퍼 개미'들이 등장했다. 이전까지만 해도 몇몇 유명 투자자를 제외하고 재야고수로 이름난 슈퍼 개미는 '알 사람만 아는' 정도였다. 대외 활동에 적극적이지도 않았다.

그러나 시대가 변했다. 슈퍼개미들은 유튜브·서적·팟캐스트 등에 당당히 등장한다. 예능 등 TV프로그램에도 출연한다. 제도권 전문가들의 영향력을 뛰어넘는다. 인기 경제 유튜버의 구독자 수는 100만명을 넘는다.

이들이 인기 배경은 동학개미들의 자발적 학습이다. 증권사·판매사 등의 추천을 따르던 2007년 '펀드 열풍'과 달리 개미들은 이들 슈퍼 개미의 조언에 따라 투자 전략을 세우고 종목을 골랐다.

박민수(48)씨는 제도권 증권유관기관에서 일하는 직장인이다. 하지만 직장인 개인투자자로 더 유명하다. 2018년 출간한 그의 저서 '마흔살에 시작하는 주식공부 5일 완성'은 주식 분야 베스트셀러다. 최근에는 유명 유튜브와 방송사 웹예능에도 출연했다.

제도권 금융업계 종사자이자 개인투자자인 그는 '2020 동학개미운동'을 어떻게 생각할까.

-주식은 언제부터 입문하게 됐는지, 현재 투자 금액 규모는.

증권 유관기관에 일하면서 28세 때 주식 투자에 입문했다. 고시원 생활 등 힘든 서울살이를 겪으며 재테크의 필요성을 뼈저리게 느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오랜 기간 수익을 내지 못했다.

35세되던 명절 때 어머니가 묻더라. '넌 뭘 잘하니?'. 할 말이 없었다. 당시 개인연금 2000만원을 해지하고 주식에 넣었는데 종목이 상장폐지됐다. 주식은 휴지조각이 됐다. 기껏 돈 모아 아파트도 샀는데 반토막났다.

30대 중반까지는 인생 최대 목표가 회사에서의 성공이었다. 새벽 서너시 출근은 흔한 일이었다. 그러다 보니 다른 생각을 할 경황이 없더라. 증권 유관기관에서 7~8년간 일했는데 나는 주식을 너무 모르더라.

가장 큰 문제점은 내 생각이 없다는 것이었다. 증권사, 신문, 귀동냥으로 좋다고 들으면 샀다. 그때부터 뉴스를 분석하고 주식 서적을 읽으면서 종목을 스스로 분석했다.

36세때 3000만원으로 시작해 7년 후 8억원을 모아 아파트를 샀다. 현재는 바뀐 회사 정책 때문에 6000만원만 투자 중이다.

20일 박민수씨가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20일 박민수씨가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개인투자자로서 2020년은 어떤 한 해였는지. 주식 열풍을 체감한 에피소드가 있다면.

▶2018년 주식 관련 서적을 처음 출간했다. 그때 출판사 사장이 그러더라. 누가 주식 책을 돈 주고 사서 보냐고. 주식 책은 부동산 책 낼 때 구색 맞추기로 있는 용도라고.

당시 제가 낸 책이 주식 베스트셀러 1위였는데 재테크 서적 상위 20위 안에 간신히 들었다. 20위 가운데 15개는 부동산 서적이 차지했다.

그런데 지금은 주식 책이 전체 책 판매 1위인 세상이 됐다. 책 판매량도 10배 가까이 늘었다. 예전에 사람 셋이 모이면 정치 이야기를 했는데 지금은 '테슬라 샀냐', '삼성전자 얼마다' 이런 말을 한다. 유명 주식 유튜브 등에 몇번 출연했더니 아파트 단지에서 알아보는 사람도 생겼다.

-개인투자자로부터 질문을 많이 받을 듯하다. 기억에 남는 질문이 있는지.

▶'저도 주식투자하면 선생님처럼 될 수 있습니까?'라는 질문이 기억에 남는다.

'결론은 공부'라고 답한다. 고3 수험생일 때 다들 4시간동안 코피 쏟아가면서 공부하지 않나. 왜 주식 공부는 그렇게 안 하나.

나라고 뾰족한 수가 있던 게 아니다. 공부하지 않고 내 생각 없이 남의 생각대로 투자할 때는 불안했다. 언제 팔아야 할 지 모르겠고 손해가 나면 조바심이 났다. 시세판도 너무 자주 봤다. 일할 때도 안절부절하고 퇴근하고 나서도 불안이 이어졌다.

30대 중반인데 해놓은 건 없고 2000만원까지 잃었으니 빨리 부자가 되고 싶었다. 노력도 안 하면서 일확천금만 꿈꿨다.

내 생각을 기르자 하고 마음을 먹었는데 어떻게 기르는지 모르겠더라. 이때 홍보실에 발령받은 점이 도움이 됐다.

홍보실을 가면 뉴스를 읽어야하지 않냐. 업무상 여러 뉴스를 살피다 보니 좋은 기사와 나쁜 기사를 구분할 수 있게 됐다. 또 틈만 나면 서점에 가서 재테크 서적을 열심히 읽었다. 1년에 주식 책만 100권 넘게 읽었다.

이때부터 합리적인 생각을 시작했다. 일주일동안 한 종목만 붙잡고 뉴스를 찾아보고 다트(DART·전자공시시스템)를 보고 분석했다.

'내가 이 종목을 왜 꼭 사야하지?', '내가 못 본 악재가 있진 않을까?' '과연 이 주식은 매력적일까?' 등의 고민을 하게 됐다. 저는 손절매를 안 한다. 좋은 기업을 골라서 끝까지 버틴다. 그러려면 기업을 정말 잘 골라야 한다.

-공매도가 '뜨거운 감자'다. 어떻게 생각하나.

▶공매도는 급등한 종목에 소나기 역할을 한다. 적정 주가 수준을 유지해주는 것이다. 다만 꼭 지금이어야 되느냐가 관건이다. 시점에 대해 신중한 결정이 필요하다.

공매도가 재개된다면 제약·바이오주가 특히 타격받지 않을까 싶다. 실적 대비 시가총액이 과한 기업, 주식 관련 사채 보유 기업, 대주주 담보대출이 많은 기업들에도 악재다.

그렇다고 해서 공매도를 아예 하지 않는 것은 후진국이다. 선진국들이 다하고 있지 않나. 외국인의 주요 매매전략 가운데 하나가 공매도를 이용한 롱숏펀드다. 외국인 자금은 국내 증시의 거래량을 일으키는 역할을 한다.

비트코인이 한없이 오른 이유가 있다. 선물옵션도 없고 공매도도 없기 때문이다. 방향 한 번 틀면 그 방향으로 쭉 가버리지 않나. 급등 이후에 심한 급락이 오게 돼 있다. 다만 공매도의 순기능에도 정책·시기적 판단은 필요하다고 본다.

-여의도 증권 유관기관 종사자로서 20년 넘게 일했다. 일반 개인투자자들과 괴리감을 느낄 때 있는지.

▶여의도의 업권 종사자들에 비해 보통 개인투자자들은 부화뇌동하는 경향이 강하다. 특히 일부 바이오주가 임상에 돌입했다는 소식에 급등하는 것을 보면 쏠림이 과도해 보인다. 특히 젊은층일수록 일확천금을 노리고 쏠리는 듯하다.

불나방 투자는 지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버블 주식을 살 거면 성장하는 버블을 사라. 전기차 산업과 연관된 2차전지같은 성장주, 정부 정책 지원이 기대되는 건설주, 소부장(소재·부품·장비)주 등이 대표적이다. 무작정 쏠려가는 것은 금물이다.

-개인투자자로서 애로사항이 있다면

▶증시 활성화를 위해서 관련 세제도 완화할 필요가 있지 않나 싶다. 오는 2023년부터 금융투자소득 과세가 시작되는데 지난해와 올해 초 증시에 유입된 개인투자자들이 해외증시로 빠져나갈 가능성도 있다.

세제 혜택 등을 담은 세제우대상품도 많이 출시해서 증시에 도움이 되는 쪽으로 했으면 한다.

개인적으로는 교육 인프라 개선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심지어 대학교에서 상경계열 전공을 해도 주식투자는 모른다. 제가 대학원에서 선물옵션과 재무관리를 공부했는데도 실무와 학문은 다르더라.

성교육과 비슷한 느낌이다. 금기시하면서 '주식은 할 게 못 돼', '도박이다' 라는 인식이 강하다. 일단 가르쳐주고 할지 말지를 합리적으로 판단하라고 해야 한다. 가르쳐주지 않으면 오히려 비뚤어지게 간다.

재테크 교육을 정규 교육과정에 넣을 필요가 있다고 본다. 사회 과목에 경제 원리 등 학문적인 내용만 있지 않나. 세상이 변했는데 교육은 아직도 예전 방식에 머물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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