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윈 결국 항복…앤트그룹, 中당국 감독받기로

머니투데이

한지연 기자

앤트그룹이 운영하는 모바일 결제 서비스 앱 '알리페이'가 20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의 한 스마트폰에서 실행되고 있다./사진=[베이징=AP/뉴시스]

중국 당국의 눈밖에 났던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가 결국 무릎을 꿇었다. 알리바바의 핀테크 계열사 앤트그룹이 금융지주회사로 탈바꿈해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감독을 받기로 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은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앤트그룹은 최근 이와 관련한 사업 구조조정 계획안을 당국에 제출했다.

금융지주사로의 전환은 앤트그룹이 당초 생각하지 않았던 결정이다. 앤트그룹은 자회사 중 한 곳을 금융지주사로 만들어 자산관리와 소비자 대출 등 금융사업을 맡길 예정이었다. 그 외 모기업은 IT(정보기술) 업체로 운영해 사업 자율성을 높인다는 계획이었다. 지난해 11월 이 계획을 토대로 홍콩증시에서 상장을 준비했다.

앤트그룹이 제출한 개편안이 확장되면 상장 계획도 수정할 수밖에 없다. WSJ은 "금융지주사 전환시 앤트그룹은 당국으로부터 여러가지 엄격한 규제를 받게 된다"며 "결국 기업의 성장과 수익성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결정을 두고 마 전 회장이 당국에 결국 굴복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마 전 회장은 지난해 10월 금융당국의 지나친 규제를 비판하며 "전당포 같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후 앤트그룹의 기업공개(IPO)는 돌연 중단됐다. 마 전 회장이 앤트그룹 일부를 국유화하겠다고 나섰지만 단단히 등을 돌린 당국엔 이마저도 먹히지 않았다. 알리바바그룹은 반독점 혐의 조사를 받기도 했다.

앤트그룹의 사업개편안은 류허 부총리가 주재하는 금융안전발전위원회의 검토를 거쳐 다음달 중순에 확정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