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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환란의 경험과 창업정책의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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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영홍 한국유통법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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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2.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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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홍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한국유통법학회 회장, 고려대학교 유통법센터 소장)
최영홍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한국유통법학회 회장, 고려대학교 유통법센터 소장)
코로나의 암운이 우리 사회를 압도하고 있다. 사망자와 확진자는 물론이고 일반 국민 모두가 피해자다. 보고 싶은 사람과 만날 수 없고, 가고 싶은 곳에 마음대로 갈 수도 없다. 집을 나서면 우리 행적은 기록되고 추적된다. 소비활동을 포함한 일상의 '자유'가 시나브로 제한받고 있다. 국민의 활동이 제약되다 보니 소비자를 제대로 접하지 못하는 기업 또한 타격을 받고 있다. 그 중에서도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상황이 특히 심각하다.

2019년 '기업생멸행정통계 결과'에 의하면 우리나라 전체 활동기업 652만여개 중 종사자가 1인인 기업이 514만여개로 78.9%를 차지한다. 또한 1년 매출액이 5000만원도 안되는 기업이 325만개로 전체 활동기업의 49.8%를 차지한다. 창업 후 1년 이내에 1/3 이상의 기업이 폐업하고 5년 이내에 70%의 기업이 문을 닫는다. 창업으로 돈을 벌기는커녕 가진 재산마저 날리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다. 한편 우리나라 자영업자의 고용비율은 전체 고용인구의 25%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가운데서 가장 높다. 미국의 4배, 일본의 2.5배에 달한다.

실업자나 소상공인 등 취약계층을 보호하고 배려하는 일은 국가의 의무사항이다. 실업률은 정부의 능력을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이다. 실업률이 낮아야 재집권에 유리하다. 그러기에 어느 정부든 창업을 촉진하고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지원한다. 문제는 그러한 정책에 많은 재원이 소요된다는 점이다. 지원대상이 많은 우리나라는 재정 부담도 더 클 수밖에 없다. 정치권에서는 비민주적이고 불합리한 규제까지 법제화 한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보호한다는 명분과 함께, 그들의 환심을 선거에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규모점포등의 출점을 규제하고 영업시간을 제한하는 법이 그러한 예다. 특정계층의 상인을 보호하기 위해 다수국민의 소비활동시간을 제약하는 규제가 정의로운 입법으로 포장되는 이면에는 이러한 계산이 자리한다. 조직화된 상인집단이 그렇지 못한 소비자들보다 선거에 더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재정적으로 지원받고 법적으로 보호받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자영업자의 상황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창업의 문이 실패의 길로 더 크게 열려있는 것이다. 왜 이런가?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너무 쉽게 창업하기 때문이다. 너무 많은 사람이 창업하니 과당경쟁에 빠진다. 경쟁력이 없다보니 효율적이고 스마트한 대기업 계열점포에게 소비자를 빼앗긴다. 소비자가 외면하는 기업일수록 규제의 보호막을 요구한다. 이러한 고질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중소자영업자 정책의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 필요하다. 창업과 부실기업에 대한 방만한 지원을 지양하고, 소수지만 경쟁력 있는 창업자를 엄선하여 집중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재정지원에 대하여 엄격히 평가, 통제하고 그로 인하여 절감되는 재원이 경쟁탈락자의 재취업과 사회보장에 활용되어야 한다. 그래야 산업구조의 선진화를 앞당기고 기후변화 등 앞으로 닥칠 수 있는 여타 환란에도 강하게 버틸 수 있다.

창업지원을 효율화하는 방책은 그간 논의 자체가 어려웠다. 취약계층의 현실적 어려움이 엄존하는데다 이를 정치공학적으로 이용하려는 세력이 강고하기 때문이다. 교착상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코로나의 경험을 통하여 타개될 수 있을 것 같다. 코로나로 폐업이 늘어 자영업자 비율이 낮아지고 있다. 안타까운 결과지만 이를 계기로 창업정책의 대전환을 모색해야 한다. 묻지마식 창업지원 정책에서, 성공적인 창업지원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 창업자 스스로 자신이 사업에 적합한지를 점검하도록 해야 한다. 국가의 재정이 망하는 창업에 방만하게 투입되지 않도록 사후평가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소비자인 국민의 선택의 자유가 시나브로 제한되는 우리나라만의 과잉규제 문제도 한층 빠르게 해소될 수 있다. 그런데 정치인들이 과연 이러한 변화를 좋아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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