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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루다 논란, AI와 공존 일깨워…애플카 충격올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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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담=조성훈 정보미디어과학부장, 정리=백지수 기자, 사진=김휘선 기자 정보미디어과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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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2.0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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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투초대석]윤성로 4차산업혁명위원장

윤성로 4차산업혁명위원장 (초대석 인터뷰)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윤성로 4차산업혁명위원장 (초대석 인터뷰)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올초 인공지능(AI) 챗봇 ‘이루다’ 논란은 한국 사회에서 AI 윤리 이슈를 대중들에게 각인시킨 첫 사건이다. 개인정보의 부적절한 학습데이터 활용 및 침해 의혹부터 AI의 차별·혐오 발언 필터링 기준, 사용자들의 비윤리적인 AI 악용 행위까지 이루다가 촉발한 여러 논란은 기술 개발·시장 선점 전략 위주로 짜여진 정부의 AI 산업정책에 묵직한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윤성로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은 이루다 사건을 떠올리며 “데이터 보호와 활용 사이 갈등의 가장 극단적인 사례”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데이터의 활용과 보호는 상충하는 것이 아니라 새의 ‘양날개’와 같다”며 “윤리 문제도 중요하지만 그 문제가 혁신을 가로막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애플카 같은 기술혁신이 몰고올 산업적 충격과 일자리 변화에 대비해야한다"고도 했다

윤 위원장이 이끄는 4차산업혁명위원회(이하 ‘4차위’)는 이처럼 AI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 기술과 기존 인간 사회·제도 사이의 첨예한 갈등을 조정하고 함께 발전하기 위한 대통령 직속기구다. 2017년 현 정부 출범과 함께 출범했다. 4차위는 조만간 ‘국가 데이터 콘트롤타워’로 거듭난다. 4차 산업 기술 개발에 필수적인 각종 데이터의 유통을 국가 차원에서 관리하고 보호와 활용의 균형을 맞추겠다는 것이다. 윤 위원장은 산업계·학계·시민사회 등 민간과의 소통 창구로서 국가 데이터총괄자(CDO) 역할을 하게 된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윤 위원장과 공동 위원장을 맡아 조직의 위상도 올라간다. 기술을 둘러싼 사회 갈등 해소부터 범부처적 제도 혁신까지 도모할 예정이다.

AI 연구자이기도 한 윤 위원장은 지난해 초 취임 당시부터 4차위가 데이터 콘트롤타워로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서울 광화문 4차위 집무실에서 윤위원장을 만나 지난 1년간의 소회와 향후 4차위의 발전방향을 들어봤다.
윤성로 4차산업혁명위원장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윤성로 4차산업혁명위원장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취임한 지 꼭 1년이다. 소회를 말해달라.
▶지난 1년간 겁 없이 덜컥 위원장을 맡았구나 하는 생각이 수없이 들었다. 그만큼 4차위는 국민적 기대가 큰 조직이다. 하지만 법령이나 예산 등이 제한된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이다 보니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바꿔 생각하기로 했다. 시행령이 없음을 탓하기보다 자문기구로서의 자유로움을 살려야겠다고 생각했다. 부담 없이 정부에 제안하고 민간과 소통채널 역할을 하려고 노력했다.

-정부가 디지털뉴딜을 중점 추진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에 윤활제 역할을 하고 있지만 치밀한 계획이 부족해 예산낭비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정확한 지적이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위기는 전세계적 현상이고 공통적인 극복 노력이 재정확대를 통한 경기 부양이다. AI·빅데이터를 전공한 학자 입장에서 한국판 뉴딜 계획을 듣고 놀라웠다. 학계와 산업계는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말을 늘 해왔는데 정부가 의견을 수용하는 것을 넘어 실제 대규모 예산을 투입하고 주요 사업으로 추진한다는 점이 반가웠다. 완벽하지 않을 수는 있지만 실제 수행시 국가적·사업적 이득이 훨씬 클 것이다. 물론 AI 학습데이터 수집이 제대로 이뤄질 지에 한 우려도 있는데, 정부의 노력과 민간의 의견이 지속적으로 주입돼야 한다. 데이터는 고여있는 것이 아니라 시간에 따라 ‘움직이는’ 개념이다. 더 많은 예산과 노력을 통해 이미 확보한 데이터가 계속 활용되고 업데이트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4차위의 위상이 ‘국가 데이터 콘트롤타워’로 격상된다. 어떤 점이 바뀌나.
▶한 마디로 4차위의 ‘확대 개편’이다. 가장 큰 변화는 기존 4차위에 있던 헬스케어 특별위원회, 스마트시티 특별위원회에 추가로 ‘데이터 특별위원회’가 생기는 것이다. 데이터특위는 범부처적 데이터 정책을 심의 조정을 하고 정부와 민간의 의견, 정책에 대한 가교역할을 한다. 특히 민간의 애로사항을 데이터특위에서 접수받아 해결하려고 한다. 또 다른 변화는 단독위원장에서 총리와 공동위원장으로 체제로 개편되는 것이다. 참여하는 정부부처도 5개에서 기획재정부, 개인정보보호위원회를 포함해 12개로 확대된다. 이 역시 4차위가 국가 통합적인 최상위 레벨 데이터 콘트롤타워가 된다는 의미를 나타낸다.

-정책 실행을 위한 강제성은 부족한 것 아닌가.
▶총리를 공동위원장으로 모시는 이유다. 법제를 고쳐 인력과 예산을 투입하면 좋겠지만 현재의 4차위로서는 제약이 있다. 이에 현실적 고민의 결과가 총리를 모셔 실행력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현 정부는 급히 출범하느라 부처 개편을 하지 못했다. 데이터 콘트롤타워로서의 새로운 조직을 만드는 것은 다음 정부의 역할로 생각한다. 현재의 4차위는 그 테스트베드가 될 것이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충돌 여지가 있어 보인다. 자동차의 브레이크와 엑셀을 같이 밟는 것 아닌가.
▶새의 양날개에 비유하는 것이 적절하다. 저희와 개인정보위는 목적은 같다. 활용과 보호는 언제나 같이 가야 한다. 브레이크와 엑셀은 목적 자체가 다르지 않나. 개인정보위와 4차위 중 4차위의 범위가 더 넓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 4차위가 더 상층부에 있고 개인정보위는 참여하는 부처 중 하나다. 개인정보위가 데이터 활용과 보호를 위한 최적의 밸런스를 찾기 위해 매우 중요해 참여토록 한 것이다

-각종 사회 현안에 대해 전문가 집단의 해커톤을 통해 솔루션을 찾아 왔다. 어떻게 진행되나.
▶해커톤이 당일 모여 ‘집중토론’, ‘끝장토론’ 한다는 이미지가 있는데 훨씬 많은 사전 작업이 있다. 4차위와 민간, 정부가 의견 조율을 통해 해커톤 의제를 논의한다. 해커톤 준비가 안되거나 부적절한 의제도 있을 수 있다. 다툼의 여지가 없다거나 정부 차원에서 해결하는 문제는 굳이 해커톤을 할 필요가 없다. 단 짧은 시간에 모여 조율할 수 있는 문제들에 대해 해커톤이 진행된다. 감정이 격앙되나 굉장히 민주적인 방식으로 난상토론 한다. 합의안이 도출되면 명문화한다. 물론 가치관이나 의견에 부합하지 않는 합의안이 나오면 서명하지 않고 헤어지는 경우도 있다.

윤성로 4차산업혁명위원장 (초대석 인터뷰)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윤성로 4차산업혁명위원장 (초대석 인터뷰)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지난해 해커톤의 성과와 함께 아쉬운 점이 있다면.
▶ 좀 긍정적인 것을 뽑자면 데이터 3법 해커톤이라고 생각한다. 반면 아쉬웠던 것 중 하나는 (‘타다’ 등) 모빌리티나 비대면 진료에 대한 것이다. 주인공인 ‘국민’의 목소리가 논의에서 묻혔다. 기존의 서비스 사업자나 새로운 사업자 간 이해관계가 너무 첨예하다 보니 국민이 빠지게 된 것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비대면 진료의 경우 의정협의체를 구성해 재논의하려 한다. 재료는 다 만들어놨고 요리만 하면 된다. 국민들도 요구가 있고 이로 인해 새로운 기회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정 집단에 피해가 몰리지 않도록 논의해 나갈 것이다.

-이루다로 인해 AI가 국민적 관심사다. AI 윤리논란과 관련 선결과제가 뭘까.
▶AI 학자들 사이에 중요한 전환점이 2016년 3월 미국에서 벌어진 마이크로소프트(MS)의 테이의 혐오·차별 문제 였다. 이루다와 똑같은 이슈다. 그래서 학계에서는 테이 사건으로부터 5년 후 이루다 사건이 발생하자 왜 못 막았느냐는 얘기가 있었다. 이 사건은 AI 데이터 보호와 활용의 가장 극단적인 사례로 본다. 윤리 문제도 중요한데 이를 고려해 AI를 응용하고 전파해야 한다. ‘양 날개’가 제대로 날아가기 위해서는 균형을 잡아야 하는데 이루다 문제를 건강한 이슈로 가져가야 한다. 4차위에서는 지난해 12월 AI 윤리 가이드라인도 발표했다. 이것도 묻힐 뻔했는데 이루다 사건으로 다시 부각되는 것 같다. 앞으로는 윤리를 어떻게 정량화할 수 있을 지 고민해야 할 것이다. 새로운 도전이다. 기술적으로 윤리 문제가 진정한 해결이 어려울지라도 앞으로 사회적으로 우려될 만한 윤리적 이슈를 공학적으로 다룰 기술이 나올 것으로 확신한다.

-최근 애플카가 화제다. 내연기관차가 곧 사라진다는 의미일 텐데,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일자리의 변화 문제가 제기된다.
▶산업혁명으로 인한 일자리 변화는 옛날부터 반복된 이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주판 다루던 사람보다 계산기 다루는 사람이 더 많다. 4차 산업혁명에 따라 일자리가 영향을 받겠지만 일자리 수가 무조건 줄어들지는 모르겠다. 그래서 긍정적인 면을 봐야 한다. IBM의 AI 왓슨이 병원에 접목되기 시작했을 때 의료진의 진단을 대체할 것이라는 걱정이 많았다. 그런데 의료진을 대체하지 못했고 오히려 왓슨이 도태됐다. 앞으로 소위 지저분하고 피곤한 비인간적인 일들을 AI가 대체하고 인간은 더 가치 있는 일을 할 것으로 본다.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 생산가능 인구가 급격히 감소하게 될 것이다. 그로 인한 문제를 AI가 대체할 수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보고서에서 이같이 제안했다. 한국이 AI를 잘할 것 같으니 AI로 부족한 인력을 대체하라는 얘기다. 물론 애플카처럼 특정 분야에서 단기간에 기술 혁신에 따른 변화와 충격이 올 수 있다. 내연기관이 사라지면, 조립 라인에서 일자리가 날아가는 게 맞다. 이처럼 일부 산업군이나 생산 라인에서 AI에 일자리를 뺏기는 문제가 발생할 텐데 그 간극을 조정하는 게 4차위의 역할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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